평범한 중학생, 신문에 푹 빠지게 만든 '신문 제작 체험'

2013. 8. 27. 10:11수업 현장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신문은 내게 그다지 친숙한 존재가 아니었다. 신문은 그저 딱딱한 글자 천국, 또는 어른들만이 읽고 이해하는 아득한 세계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 나와 신문이 소중한 인연의 매듭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중학교 1학년 6월에 가게 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의 ‘신문 제작 체험’이었다.





담당 선생님의 권유로 친구들과 함께 가게 되었는데, 신문의 종류와 구성, 기사의 종류, 전반적인 신문 제작 과정 등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 가다 보니 신문은 멀찍이 떨어져 있는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어느새 훌쩍 가까이 와 있는 새 친구가 되어 있었다. 마치 새 학년, 새 학기 때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는 듯 내 가슴은 작지만 큰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또 직접 신문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를 하러 다니니 생각보다 정말 재밌었다. 나와 내 친구들은 그 당시 스마트폰에 관한 기사를 썼는데, 우리가 직접 정성 들여 쓴 글들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지식의 활로를 열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뿌듯했다. 뿐만 아니라 그때 우리에게 발급되었던 기자증은 기자라는 새로운 사명감과 더불어 알 수 없는 벅찬 설렘을 한 아름 안겨 주었다. 


신문은 비록 얇은 종이와 작은 글자들로 이루어진 세계지만, 그 작은 세계 안에서 무한한 지식의 샘과 가능성의 나래를 찾을 수 있었다. 또한 그 얇은 종이 몇 장에 급변하는 현대의 거친 물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 또한 매우 신기했다.





그 이후로 신문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소장 가치가 충분한 나의 자산, 그리고 나의 정보 소식통이 되었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역사 분야와 관련된 기사를 모으게 되면서 내가 알고 있던 교과서적 지식 외에 폭넓은 지식과 소식들을 접하다 보니 우리 역사를 진지하게 탐구해 보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더불어 신문 제작 체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우리 학교 소식지의 기사 작성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우리 학교 체육대회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한 번 기사를 써 보고 나니 전보다 더 쉽게 쓸 수 있었다. 직접 취재를 하러 발로 뛰어다니다 보니 정말로 기자가 된 것 같은 착각에 절로 빠지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토요일 방과 후 NIE반에 등록해 수업을 들었다. 색다른 추억과 양식들을 차곡차곡 쌓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3월 말부터 1학기 동안 우리는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한 브레인스토밍, 신문 피자 만들기, 신문 스크랩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신문의 무궁무진한 변신과 활용에 우리의 얼굴에서는 함박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2학년 때도 6월 초에 대구로 신문 제작 체험을 가게 되었다. 그때는 1학년 후배들과 한 조가 되어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관한 기사를 썼다. 후배들과 의견을 교류하다 보니 좋은 의견도 꽤나 나왔고, 잘 알지 못했던 후배들과 친목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식지 담당 선생님께서는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몇몇 여자 아이들을 불러서 함께 기사를 써 보자고 했다. 기사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신문 구상 회의까지 하게 되어 작년과는 또 다른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우리 학교 축제인 ‘문임제’에 대한 기사를 쓰고, 친구와 함께 선생님 인터뷰 기사도 실었다. 우리의 뜨거운 땀과 열정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 낸 소식지를 보니 내가 낳은 자식을 보는 것처럼 뿌듯하기 그지없었다.


3학년에 올라와서는 작년에 소식지 발간에 참여했던 친구들과 선생님께서 선정하신 2학년 후배들이 모여 ‘문예 창작반’이라는 동아리에서 문임지 발간에 대해 의논하고 직접 발간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직접 발로 뛰어다니는 재미, 후배들과 교류하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우리를 너무나도 설레게 만들었다. 이렇게 학교 소식지 발간에 계속 참여하다 보니 나 자신부터 신문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내게 색다른 묘미를 선물해 주고, 내 지식과 안목의 폭도 넓혀 준 신문이라는 나의 새로운 벗에게 고맙다는 포옹이라도 해 주고 싶다. 더불어 신문을 통해 내 학창 시절이 얼마나 다채로워질지, 또 앞으로 신문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 줄 것인지를 상상해 본다. 자라나는 어린 새싹들도 신문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경험과 식견까지 길러 훗날 사회를 이끌어 가는 멋진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중 중등부 은상 손민수 님의 '신문이라는 새로운 벗' 옮겨온 것입니다.




ⓒ 다독다독


<2013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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