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간 반딧불과의 동거,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타기까지

2013. 8. 27. 14:3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6월 중순 알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불난디’(제주방언 운문산반딧불이)가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곳을 안다며 같이 가보자고 연락이 오면서 반딧불이의 인연은 시작됐다.





그날 저녁 해가 지고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면서 하나둘 반딧불이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20여분이 지나자 수천마리의 반딧불이나 공중에서 환상적인 불빛을 내며 유유히 날아다니는게 아닌가? 제주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충격적인 장관을 보여주었다.




수일동안 노출시간·ISO 조절해 촬영 방법 찾아


그러나 그날 촬영한 사진은 내가 봐도 초라함 그 자체였다. 사전 정보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당연한 결과였다. 다음날 인터넷에서 반딧불이 사진을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서 떠도는 사진이 너무도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일본의 어느 사진가의 반딧불이 사진을 참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사진을 찍어 보어 보니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깜깜한 밤에 찍는 사진이어서 구도를 잡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 노출을 주는 사진이라 노이즈가 아주 많이 생기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점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노이즈를 줄이고 숲속의 모습과 아름답게 발광하는 반딧불이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였다.






며칠을 다니며 노출시간과 ISO를 조절하며 사진을 찍어보니 나름대로 가장 적절한 방법을 터득해 서서히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반딧불이 서식지 보호 방안 기대


이번에 반딧불이를 취재하면서 제주도 환경오염이 없는 그야말로 깨끗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한 점에서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한가지 걱정되는 문제가 있다.





장소가 공개되면 많은 사람들이 잦아 자칫 반딧불이 서식지가 파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딧불이는 사람들의 출입이 비교적 적은 지역을 선호하며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서식지를 찾으면서 말소리를 내거나 손전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돌아다니면 아무래도 반딧불이가 방해를 받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환경부서나 환경단체에서 반딧불이 서식지를 잘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달의 보도사진상을 주신 전국에서 폭염과 폭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고생하는 사진기자 선후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한 거의 한달동안 밤에 반딧불이 사진을 찍는다고 나가는 남편과 아빠를 이해해준 아내와 아들들에게고 고맙다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3년 8월호 한라일보 사진부 강희만 기자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전신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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