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꿈꾸는 당신에게 권하는 세 권의 책

2013. 10. 16. 13:24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우리는 늘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며, 퇴근을 하고 씻고 잠드는 일상.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역시 쉽지는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꿈꾸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책을 읽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일탈을 꿈꿀 수 있는 책을 권해본다. 일탈을 꿈꾸는 당신에게 권하는 세 권의 책이다.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해 토닥토닥 <숨통트기>




[출처 - 교보문고]



"밥 한 번 먹자는 약속은 어른들이 슬프지 않게 헤어지기 위해 외우는 주문과 같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인사처럼 하면 슬프지 않게 헤어질 수 있다.” 



이사를 하고 싫어진 게 하나 생겼다. 바로 퇴근길 지하철이다. 전쟁 같았던 회사에서의 하루를 보내고 모든 힘이 빠진 퇴근길에, 몸을 던져 넣어야만 탈 수 있는 지하철을 타는 것은 말 그대로 숨이 막힌다. 그때야 말로 간절히, 아주 간절히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회사, 일, 인간관계를 벗어던지고 시간에 몸을 맡겨 발길이 움직이는 대로 생활하고 싶은 욕망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묶인 몸. 그저 숨통 트는 것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숨통트기>는 그런 지긋지긋한 일상을,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행복의 순간으로 바꾸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은 날 혼자 갈 수 있는 아지트를 정해 본다면? 후배에게 해주는 충고들을 내가 직접 실천해 본다면? 아침 8시에 사무실 책상 위에 올라가 본다면? 30분 출근길, 줄이지 말고 1시간으로 늘려 본다면? 패스트푸드점에서 1시간 동안 햄버거를 먹는다면? 등등 의미도 없고 얻고자 하는 것도 없는, 이상하면서도 요상한 엉뚱한 짓을 해보는 거다. 그리고 그렇게 일상의 곳곳을 뚫다보면 어느 순간 내 가슴도 '뻥'하고 뚫리는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서점여행 <도쿄의 서점>




[출처 - 교보문고]



"제 목표는 이 책방을 오래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런 곳이 동네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서점으로 남고 싶습니다."  



읽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책이 좀처럼 읽히지 않을 때, 최고의 방법은 역시 무작정 서점으로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밖에 나가 서점으로 향하다 보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발길을 다른 데로 꺾기 십상이다. 그러니 안전하게 집에서 책으로 서점 여행을 떠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게다가 그곳이 각양각색의 특색 있는 책들을 모아 놓은 서점이라면 더더욱 좋고 말이다.  


<도쿄의 서점>은 제목 그대로 도쿄의 다양한 서점들의 모습을 담았다. 우리나라처럼 획일적인 서점이라기 보다는, 독서 강국답게 각 서점마다 자신들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책장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가 솟아나는 서점, 우리의 일상을 바꿀 만한 해답을 제시하는 서점, 책을 통해 세계를 배울 수 있는 서점, 일상의 예술을 발견할 수 있는 서점, 동네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존재이면서도 보물 창고 같은 동네 서점까지! 당장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서점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보다 보면 '언젠가 내가 그곳에 서 있는 순간을 만끽할 날도 오겠지'라는 작은 꿈을 꾸며 보게 되는 책이다. 


 


이혼 해? 말아? <어느 날 우리는 돌아눕기 시작했다>




[출처 - 교보문고]


"결혼의 종말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혼이나 죽음. 둘 다 무시무시하죠?"  



연애할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결혼을 하고나니 남들의 결혼생활이 더 궁금해졌다. 마치 친구들과 <사랑과 전쟁>을 보면서 누가 누가 잘못했는지 토론을 벌이고 다 같이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집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집안일은 어떻게 하는지? 언제부터 연인이 아닌 가족이 되는 것인지? 그리고 뜨겁게 사랑했던 이들의 사랑은 대체 왜 식어가는지가 궁금해졌다. 


여기 나처럼 호기심이 왕성한 이가 또 있었나 보다. 천재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는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사랑 때문에 이혼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 이혼을 경험한 수백 명의 남녀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날 것 그대로를 <어느 날 우리는 돌아눕기 시작했다>에 담아냈다. 


나는 다를 것이라, 이것은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지만 결혼이라는 울타리로 넘어가는 순간 변해 간 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가감없이 털어 놓는다. 책을 읽다보니 어디서부터 오해가 시작되는지, 왜 모두가 성격차이를 이혼 사유로 꼽는지를 알 것 같았다. 이혼을 말하는 책이지만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이 읽으면 결국 함께 사는 것도 싸우는 것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는 칼릴 지브란의 말은 역시 결혼에 관한 최고의 명언이다.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