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을 위한 깨알 같은 위로 <혼자 사는 즐거움>

2013. 10. 21. 10:25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결혼이 선택인 시대입니다. 우리들 어머니 세대, 그러니까 불과 몇 십 년 전으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아이를 갖는 수순은 마치 태어나고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되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각자 삶의 형태가 그 생김새나 성격만큼이나 다양함을 인정하게 된 최근에는 결혼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의 영역입니다. 결혼적령기라는 것도 사실상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추어 일찍 가기도 하고 서른이 훌쩍 넘어 가기도 하니까요. 


주변을 둘러봐도 참 싱글족이 많습니다. 그들 중에는 혼자 있는 시간을 금쪽 같이 사랑하며 싱글라이프를 최대한 즐기는 친구들도 많지만, 의외로 외로움에 허덕이며 매일 저녁 불 꺼진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끔찍이 여기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백만 싱글족을 위한 깨알 같은 위로와 실용적인 팁으로 가득한 책, <혼자 사는 즐거움>을 소개하려 합니다.




[출처 - 교보문고]


사라 밴 브레스낙의 <혼자 사는 즐거움>은 한마디로 ‘고독한 자를 위한 지침서’쯤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책의 머리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아직 당신이 원하는 삶을 찾지 못했다는 건 지금껏 당신이 당신을 위해 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상하게도 저는 이 구절에 이끌려 이 책을 선뜻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스스로의 마음과 욕망을 살피고 돌보는데 얼마나 시간을 보냈는지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려보았지요. 쉽사리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한평생 나 자신보다도 타인과 세상에 대해 더 궁금해 하며 생을 마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작 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하면서 타인의 시선과 생각만 염탐하며 사는 것은 아닐까요? 저는 일단 진짜 내 삶과 조우하고자 한다면 허심탄회하게 나 자신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질서를 재배열하고 그 중심에 나를 놓아야 하는 것이지요. 작가 조 E. 루이스는 말했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하지만 제대로만 산다면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





그의 말이 백 번 옳습니다. 제대로만 산다면야 다음 생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러니까,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해 먼저 알아야하겠지요. 

군중 속에서 조용히 나를 비춰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혼자 사는 즐거움>의 저자가 주장하는, 혼자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면, 일단 잠시 멈추어 서서 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그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시간인지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 사는 즐거움>의 저자는 마치 <월든>의 소로가 그러했듯 용감하게 스스로의 삶에 사색의 시간을 허용하기로 결정합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언론인으로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사회적 성취를 내려놓고 작가가 되기로 스스로에게 선포한 것이죠. 그렇게 그녀는 대도시를 떠나 작은 시골 마을에 홀로 머물며 몇 년간 집필에 매달립니다. 그녀의 표현대로 ‘인생의 진정한 부름’을 받고자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 것입니다.



‘혼자 있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갖는다는 의미다…… 오롯이 자신과 독대하고 있다 보면 우리가 진정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암, 그렇고 말고요. 모르긴 몰라도 세상의 모든 중요한 일들은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완성되었을 것입니다. 소소한 개인사에서부터 인류의 운명을 바꾼 세계사의 중대한 사건들조차 말이죠. 


어쨌든 이처럼 중요한 ‘혼자만의 시간’을 왕창 갖고 있는 싱글족들을 향해 작가 사라 밴 브레스낙은 책 가득 매우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특히나 혼자 사는 싱글녀들에게 안성맞춤인 내용들이죠. 예를 들면 이러합니다.





거울 앞에서 명상하기, 창조적인 여행 떠나기, 나만의 성스러운 공간 확보하기, 하루에 한 가지씩 안 해본 일에 도전하기, 소울 푸드 찾기 등등. 책에는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즐거움이 한 가득이죠. 


루소는 ‘사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덜 힘들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서 외로운 것이라는. 즉 혼자 있는 시간을 온전히 즐기고 사랑하지 못하기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겠죠. 


싱글족에게는 더욱 허전할 쌀쌀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추위가 오면 혼자뿐인 집보다도 마음이 더욱 시릴까요? 그렇다면 올 겨울 월동준비에 앞서 <혼자 사는 즐거움>을 읽으며 고독을 열렬히 즐기는 법을 배워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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