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의 꿈 탐색법은?

2011. 4. 13. 13:3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20대 ∙ 대학생 ∙ 청춘 이런 단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밝고 명랑하고 희망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단어들을 우리 20대 대학생들에게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애인도 만들 수 있고, 너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어’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된 듯 합니다. 오히려 대학 입학과 동시에 꿈을 잃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이 지금의 대학생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아픈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을 위해 4번째 <리더스 콘서트> 강연자로 김난도 교수가 나섰습니다. 김난도 교수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통해 힘들어하는 젊은이를 위한 희망 레시피를 전했는데요. 현장 등록을 위해 긴 줄을 선 학생들을 보며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월 6일, 김난도 교수가 청춘에게 전하는 꿈과 희망 이야기의 현장을 만나볼까요?



힘겨운 지금을 사는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부러운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 대학생이라고 할 것 같은데요. 하지만 높은 학비와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지금의 대학생들을 보면 막상 ‘그렇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대학생들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김난도 교수는 청춘들이 겪고 있는 아픔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는데요. ‘이제 막 알을 깨고 세상에 혼자 서게 되는 불안한 삶’이라는 표현으로 대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한 그는,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젊은 시절의 본질적인 아픔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전과 다르게 지금의 대학생들은 더 아파해야 하는 걸까요? 김난도 교수는 기성세대가 만든 한국적 상황도 그 이유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흔히 “너희들이 뭐가 부족하다고 힘들어하느냐”고 하지만 이건 기성세대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합니다. 물론, 기성세대도 힘들었지만 당시에는 대학생이라는 이름만 있으면 어디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고 하죠.

지금이 옛날보다 못산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기회가 너무 줄어든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시대에서 대학생들이 설 수 있는 자리는 너무 부족한데요.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모으면 집도 한 채도 사고 어려움 없이 살림을 꾸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답니다. 이렇게 기성세대의 눈으로 지금의 청춘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함으로써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최근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50만부 이상 팔리고 화제가 되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파하는 청춘이 많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김난도 교수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옛날에는 교우관계, 이성문제, 가정문제처럼 개인적인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은 99%가 취업과 진로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합니다. 대부분 현재 자신의 전공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하루 빨리 안정을 이루고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고민은 우리가 갖고 있는 소비주의 문화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997년 IMF 이후 사람들의 소비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전국민이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발단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시절 고생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지금의 학생들이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토익점수와 학점, 자격증에 그렇게 목말라 하는데요. 특히 이제 막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은 토익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은 점수 때문에 서류  통과 자체가 안된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하지만 단순히 토익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일까요? 김난도 교수는 그것보다 나만의 가치, 나만의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것을 모르고 남들과 똑같은 기준에 자신을 맞추다보니 스펙에만 몰두하게 된다는 것이죠.

김난도 교수는 여러 기업의 사장들을 만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그 분들이 항상 하는 말이 ‘다른 건 부족해도 마케팅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할 줄 아는 학생 없어요?’ 라든지 ‘학점이나 자격증은 필요 없고 똑 부러지게 일 잘하는 학생 없을까요?’ 등 전문성을 갖춘 학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 분들이 원하는 사람은 어느 한 분야에서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것이지 토익 몇 점 이상, 학점 평균 몇 점 이상 같은 조건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 나의 희망이 무엇이고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 알아 가는 자신의 가치를 만드는 그런 투자와 용기가 지금의 청춘들에게는 너무나도 부족한 것 아닐까요?


읽으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현실성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분명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맞는 말이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방법이 없기 때문인데요. 이런 학생들의 생각을 읽었는지 김난도 교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기다리며 내면을 가꾸는 것’이며 그러다 보면 폭발하듯 기회가 찾아 온다는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내 적성과 희망이 무엇인지 아직도 찾지 못하는 학생들과, 자신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학생들에게 김난도 교수는 질문을 던졌는데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인생의 전성기는 과연 언제일까요?” 우리나라 청춘들의 평균적인 대답은 남자는 30세 여자는 28세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 20대가 비전과 꿈을 갖지 않고 산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답이라고 하는데요.

미래의 비전과 멀리 볼 줄 아는 꿈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너무나 빨리 가장 화려한 위치에 올라가고 싶다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첫 직장을 가장 궁금해 하고 좋은 첫 직장을 얻고 싶어 하는데요. 하지만, 미래를 보고 꿈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지막 직장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첫 직장이 좋아야 다음에 좀 더 좋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죠. 


김난도 교수는 지금 당장을 보지 말고, 보이지 않아 불안하지만 미래를 보고 지금 당장은 좋은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지금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리며 내면을 가꾸는 일이라고 했는데요. 그럼 어떻게 내면을 가꿔야 하냐고요?
그 답은 바로 성찰입니다. 단순히 고뇌하고 고민하는 흔한 성찰이 아닌 행동하고 체험하는 ‘적극적 성찰’ 말인데요. ‘생각하고 경험하라’ 이것이 김난도 교수가 전하는 성찰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경험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그래서 김난도 교수는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는데요.

경험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읽기라고 합니다. 세상은 너무나도 빨리 변하고 있고, 그 주기는 계속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 나를 맞추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고 자신을 혁신해야 하는데요. 그 미래를 내다보는 힘의 중심에 책과 신문이 있다고 합니다.


잉크냄새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세요


김난도 교수는 누구보다도 신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신문이 가장 필요한 세대가 20대임에도 정작 20대는 너무나도 신문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그럼 신문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단순하게도 좋은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같은 신문이라도 인터넷 신문 대신 잉크 냄새가 나는 종이 신문을 읽으라고 권했는데요. 그럼 인터넷 신문은 신문이 아닐까요? 인터넷 신문과 종이 신문은 같지 않습니다. 한 가지 주제를 클릭하면 수십 개의 같은 내용이 동시에 뜨고, 인기도에 따라 올라오는 인터넷 신문을 보면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있겠지만 막상 꼭 알아야 할 다른 이야기는 알 수 없습니다.

인터넷을 하면서 피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자기주도 검색인데요. 자기주도 검색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 보고 재미없는 것은 보지 않는 경향을 말합니다. 반면 종이 신문은 자기가 원하지 않아도, 재미가 없어도 읽다 보면 맥락적 정보는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요. 인터넷보다 한정된 지면을 가지고 있지만, 대신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챙겨주는 것이 신문만이 가진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문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70대 할머니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해주며 이러이러한 신기한 기능을 알려줘도 할머니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매일 보던 텔레비전을 보게 될 것입니다. 바꿔 생각해 보면 우리들도 할머니처럼 자신에게 익숙한 매체에만 관심을 갖고 사는 것 아닐까요? 신문이라는 매체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신문이 재미없고 어려운 것 아닐까요.
신문을 꼼꼼하게 읽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고 합니다. 신문은 특유의 문체와 이야기 전달 방식이 있습니다. 한글자만 바뀌어도 다른 내용처럼 보이는 문장의 매력, 신문 특유의 이야기 전달 방법을 알게 된다면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청춘이다



꿈을 잃어가고 희망을 잃어가는 학생들에게 읽기를 통해 세상을 봐달라는 당부를 하면서 강연은 마무리 되어 갔는데요. 끝으로 김난도 교수는 꿈이 있는 사람은 모두가 청춘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난도 교수 본인도 청춘이고 그 때문에 지금도 아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좌절하고,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여유가 없다고 하지만 인생에는 이른 나이도 너무 늦은 나이도 없습니다. 원대한 목표보다는 짧은 목표를 갖고 한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사람이 결국은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요. 김난도 교수는 강연의 마지막에 이렇게 힘주어 말했습니다. “미래의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오늘을 보내세요”


점수로 표현할 수 있는 자신의 가치를 만드는 것보다 내면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 모두가 아는 이야기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내면보다 겉모습에 더욱 치중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면의 가치를 쌓기란 절대 쉽지 않겠죠.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의 리더들의 공통점은 읽기와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켜 왔다는 점입니다.

꿈을 잃고, 방황하고 힘들어 하는 청춘들에게 ‘미래의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을 오늘을 살라’는 김난도 교수의 말은 어쩌면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 힘겨워 하는 ‘청춘’만이 가진 특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읽기를 통해 넓은 세상을 보고 내면의 가치를 키우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했다고 종이 신문이 사라지진 않았고, 뉴미디어가 발달했다고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분명 신문과 책을 통해서만이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합니다.
책과 함께 하는 경험과 신문과 함께 하는 세상 보기가 바로 여러분들이 고민하는 불안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꿈이 있기 때문에 청춘’이라는 김난도 교수의 말처럼 모두가 부러워하는 큰 꿈을 갖고 있는 멋진 청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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