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빼빼로데이, 상술과 나눔의 상관관계

2013. 11. 11. 10:2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처럼 1년 중 연인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빼빼로데이’ 입니다. 11월 11일, 빼빼로의 긴 막대모양과 꼭 닮은 날짜 덕분에 90년대부터 ‘데이 마케팅’ 중 하나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이제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날로써 ‘가래떡데이’로 불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널리 알려진 것은 ‘빼빼로데이’인데요. 그만큼 빼빼로데이는 이제 고유의 날로 굳어졌습니다. 빼빼로데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중 하나일까요, 아니면 지나친 상술일까요? 오늘은 가장 상업적인 ‘데이(Day)’마케팅 중 하나인 빼빼로데이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Day’ 마케팅의 원조, 1994년 빼빼로데이 시작


빼빼로데이는 1994년 부산 여중생들이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에 친구끼리 우정을 전하자는 의미로 빼빼로를 교환하면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여중생들 사이에서 빼빼로를 주고받는 유행 소식이 제조회사에 전달되면서 ‘빼빼로데이’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빼빼로데이는 1994년 그 날 이후부터 ‘데이 마케팅’의 전설로 남게 되었습니다. 11월만 다가오면 빼빼로 판매량의 하루 매출양이 일 년 매출양의 반이라고 하니 ‘데이’ 마케팅의 파워가 실감이 납니다.



빼빼로데이는 1994년 부산의 여중생들이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11일에 친구끼리 우정을 전하면서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라는 의미로 빼빼로를 교환하는 데서 유래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제조회사는 그 후 이날을 대대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지금까지 ‘데이 마케팅’ 전설로 남게 됐다. 빼빼로의 1년 매출이 900억 원 정도인데 11일 하루 판매량이 전체매출의 45%인 400억 원이라니 마케팅 파워가 실감난다.


[창룡문]데이 마케팅-<경기신문>,2013.11.10



빼빼로데이의 성공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오늘 날 무수히 많은 ‘데이’들이 생겨났습니다. 덕분에 많은 제조 회사들은 자신들의 제품과 맞춰 어떤 날짜에 데이 마케팅을 활용해야할지 골머리를 썩고 있죠. 이러한 데이 마케팅은 창의적인 마케팅 일환 중 하나로 인정받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지나친 상업적 상술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어떤 평가를 듣고 있을까요?




11월 11일, 직장인들마저도 스트레스 받는 날?!


데이 마케팅이 보통 어린 학생들만을 겨냥한 상술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요즘은 빼빼로데이가 다가올 때쯤이면 아이들보다도 직장인들이 더 많이 신경을 쓴다고 하는데요. 직장 동료들에게 빼빼로를 돌려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그 중간 사이에서 무수히 많은 고민이 오간다고 합니다





빼빼로를 챙기지 않으면 ‘센스 없는 직장인’으로 낙인찍힐 수 있고 빼빼로를 알뜰살뜰 챙기자니 ‘정치적 인간’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누가 더 많이 후배들에게 빼빼로를 더 많이 받았는가와 같은 직장 내 묘한 경쟁까지 더해져 ‘데이 기념일’을 앞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또한 아이들만큼이나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업무 능력 이외에 인간관계 또한 성공요인으로 작용하는 한국 사회에서 ‘데이 기념일’은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거나 특별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좋은 계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관계 중심의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인맥이 승진 등 자기 이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쉽다. 기념일 같은 비업무적인 일로 과하게 경쟁하면 팀 내 협력이 깨지고 개인으로서도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감에 시달릴 수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안돌리면 ‘센스꽝’ 돌리면 ‘아부맨’… 빼빼로데이 왜 생겨났니! -<한겨례>,2013.11.10




마음을 나누는 나눔데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업적 상술로 치부되는 빼빼로데이를 하나의 ‘나눔데이’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마케팅 측면을 떠나 기업이 나서서 데이 마케팅 사회 공헌활동으로 적극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빼빼로를 만드는 한 제과 업체에서는 빼빼로데이의 상업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는 날로 자리 잡게 하기 위해 어려운 환경 아이들에게 빼빼로 5000갑을 후원하는 등 사회공헌을 실천하기로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 외에도 빼빼로데이 전날인 11월 10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연계해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직접 진행하는 등, 상업적 상술로 가려졌던 우리 주변의 가치를 기업이 먼저 스스로 나서서 되찾고자 하는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롯데제과 관계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기부 활동과 나눔행사를 통해 진정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롯데제과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빼빼로데이와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빼빼로데이의 덫] 이제는 ‘나눔데이로 인식을 바꿔야-<아시아경제>,2013.11.8





한 전문가는 빼빼로데이 자체에 상술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효용도 작용한다고 말합니다. 빼빼로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정을 나누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빼빼로가 서로의 관계를 보다 긴밀하게 연결시켜주는 촉매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상업적 상술로 말고 많고 탈도 많은 빼빼로데이지만, ‘나눔’이라는 슬로건 아래 11월 11일 살펴보면 다양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날로 정의 될 수 있는 것이죠.



김근배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빼빼로데이 자체에 상술적인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효용도 작용한다"며 "쉽게 얘기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을 나누고 인간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하는 측면이 분명 있다. 상술이라고 하더라도 빼빼로를 서로 주고받음으로 삶을 개선시켜주고, 촉진시켜 서로의 관계를 긴밀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빼빼로데이의 덫] 이제는 ‘나눔데이로 인식을 바꿔야-<아시아경제>,2013.11.8



한 설문조사에서 ‘빼빼로데이에 연인끼리 과자 선물을 주고받아야 한다면 적당한 가격은 어느 정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1만원 내외면 충분하다’라는 의견이 66.2%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응답을 통해 빼빼로데이가 분명 평소에 잘 전달하지 못한 특별한 마음을 전달하는 좋은 기회의 날은 분명하나, 이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음을 알 수 있는데요. 생색내기용 선물에 집착하기보다는 소박하지만 달콤한 막대과자로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데이(Day)’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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