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알아 본 역대 수능 문제 논란

2013. 11. 28. 13:3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지난 26일,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한 출제 오류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은 예정대로 발표를 진행했는데요. 2014학년도 수능 성적통지는 27일부터 계획대로 진행되며,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답에 이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출처-서울신문]


수능은 해마다 60만 명 안팎의 학생들이 응시하는 최대의 국가시험이지만 출제오류논란이 종종 있었습니다. 오늘은 신문을 통해 수능 출제 오류문제는 무엇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 지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논란에 중심에선 세계지리 8번 문제


논란이 되고 있는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보기를 정답으로 출제했으나, 일부 학생들은 이 문제의 정답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세계은행의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EU의 총 생산액이 16조 5700억 달러이며 NAFTA는 18조 6800억 달러라는 점이 그 근거인데요.




▲ 논란이 되고 있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문제

[출처-서울신문]


하지만 교육부와 평가원은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오류를 인정할 경우 더 많은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고 입시 일정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답오류’에 대한 문제를 함구한 것이죠.




교육당국의 입장 ‘ 단, 1점만으로 좌우되는 것이 입시 당락’


교육부와 평가원이 손쉽게 모든 학생의 답을 정답처리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응시생 절반이 정답인 2번을 골랐기 때문입니다. 올해 수능에서 세계지리를 선택한 수험생은 2만 8775명으로 전체 응시생의 4.8%입니다. 이 중 수능 채점 결과,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정답률은 49.98%에 달하지요. 만약 배점 3점인 8번 문항을 모든 응시생이 맞혔다고 처리할 경우, 다른 많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입장입니다.



문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사회탐구는 총 10과목이다. 올 수능에서 세계지리를 선택한 수험생은 2만8775명(전체 응시생의 4.8%)이다. 수능 채점 결과 세계지리 8번 문항 정답률은 49.98%로, 응시생 절반이 2번 정답을 맞혔다. 그런데 8번 문제(3점짜리)를 모든 응시생이 맞혔다고 처리할 경우, 단 1점으로 입시 당락이 좌우되는 현재의 입시 체제에서 이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수능 오류 논란에도… 訂正없이 오늘 성적 발표-<조선일보>,2013.11.26




역대 수능 출제 오류 인정 전례는?


하지만 매번 교육당국이 수능 문제 출제오류를 부정한 것은 아닙니다. 2007년에 시행된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과학탐구 선택과목 중 하나였던 물리Ⅱ 11번 문항에서 논란이 제기 돼 결국 복수 정답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2008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물리 II 11번 문항에서 평가원은 ④번(ㄴ, ㄷ)을 정답으로 제시했으나 일부 수험생들은 "ㄴ 지문이 참이려면 '단원자'라는 조건이 제시되었어야 한다"며 ㄷ만 참, 즉 ②번(ㄷ)이 정답이 된다고 주장했다


수능 성적 통지일 불과 이틀 앞… 출제 오류 논란 어떻게 될까

-<머니투데이>,2013.11.25





당시 평가원은 ‘정답 불변경’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 물리학회가 ‘평가원이 다원자 분자인지 단원자 분자인지 여부를 제시하지 않아 복수의 정답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더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결국 평가원은 원래 답인 4번뿐만 아니라 2번도 정답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여 해당문항을 복수정답으로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수시 전형이 마무리되고 정시 전형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된 것이라 1000여 명의 수험생의 등급이 뒤바뀌는 혼란을 초래했지요.



정강정 당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정시모집 원서가 제출된 대학에는 등급이 새롭게 산출된 성적표를 긴급히 송부하겠지만, (이미 마무리된) 수시모집과 관련해서는 교육인적자원부(당시. 현 교육부)와 해당 대학에서 수험생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원장직에서 물러난다"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수능 성적 통지일 불과 이틀 앞… 출제 오류 논란 어떻게 될까

-<머니투데이>,2013.11.25




안일한 태도보다는, 적극적인 문제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한 때


앞서 설명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오류 문제와 이번 2014학년도 수능 출제 오류 문제는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2008학년도의 경우엔 ‘복수정답’으로 처리됐지만 2014학년도의 경우는 ‘정답 없음’으로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교육당국은 이번 문제 오류 논란 해결에 더욱 고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8년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현재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는 후에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논란에 휩싸인 문제를 좀 더 객관적으로 재검토한 후 문제가 있으면 출제오류를 하루빨리 인정하고 조속히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다만 일단 문제 제기가 됐을 때는 오류 된 부분에 대해서 전문가들을 소집해서 공개적인 그리고 또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토의과정이 공개되거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서 하면 그래도 납득하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출제오류 논란' 집단 소송 제기 중?…반복되는 이유는-<MBC>,2013.11.26

-EBS 강사 인터뷰 中



이번 수능 세계지리 8번 출제 오류 논란에 대해 일부 수험생과 교사는 집단소송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문제에 최신 시사 흐름과 통계를 반영하지 못한 점은 명백한 오류다’라는 것이 그들의 입장인데요. 수능처럼 중요한 시험에서 정답에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실’문제를 출제하고 이에 대해 안이하게 대응하는 교육부와 평가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습니다. 매해 논란이 되는 수능문제 출제 오류. 교육당국은 수능 출제 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