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신문 기사에 숨겨진 대체표현의 비밀

2013. 12. 2. 10:19다독다독, 다시보기/영자신문 읽기





영작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가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 아닌 실수는 모든 문장이 거의 I(나)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 영어로 글을 쓰는 연습을 하기 위해 영어일기를 썼는데, 대부분의 문장이 ‘I’로 시작하더군요. ^^



I woke up early in the morning. I had breakfast with my family members and headed for school. I studied, studied and studied. I also slept during a break, a sweet nap for relieving my stress. I came home at night and read some comic books, and I slept. 



영작 초보자가 아마도 처음 영작을 하면 위의 문장 정도를 쓴다고 보는데, 예문을 보시면 6개의 I가 쓰였습니다. 모든 문장이 같은 주어를 쓰고 있지요. 이렇게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것을 word repetition이라고 합니다. 물론 단어가 아니라 구(clause)나 이디엄(idiom), 혹은 특정한 문장이 계속 반복되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단어가 반복되면 독자는 지루함을 느낍니다. 뭔가 다른 방식이 필요하지요. 




1) 영어와 반복의 문제  





영어는 반복을 싫어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지요. 물론 반복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연설문 등과 같은 특정한 장르와 상황에서는 일부러 반복을 ‘선택’해서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글에서는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의외로 반복을 피하는 원칙을 모르는 분이 상당히 많은 편이고, 실제 적용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반복을 피하는 영문을 제대로 쓸 수 있으면 자신의 영작실력을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표현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신의 영문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in other words’ (다시 말해서)라는 회화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이 있는데, 영작할 때 남용하기 쉽습니다. A라는 문장을 써넣고 in other words로 다시 부연설명을 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에 틈만 나면 자신도 모르게 쓸 수 있습니다. 이런 반복은 좋지 않다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만약 500단어 분량의 영작이라면 in other words는 한 번만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두 번 이상 쓰면 반복을 피하는 원칙에 위배 될뿐더러, 읽는 사람은 저자가 게으르거나 표현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반복을 피하는 방법: paraphrase & synonym 


영어로 문장을 쓰면 어쩔 수 없이 많은 반복이 일어납니다. 특정한 상황이나 사건을 묘사할 때 같은 단어가 계속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반복을 어떻게 피하는가는 실제 영어문장을 많이 보면서 기본적인 표현의 대치하는 방법, 즉 paraphrase(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하기)나 synonym(동의어)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영어신문 기사에 바로 이런 반복에 관한 살아있는 예문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제가 기사를 쓸 때도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어떻게 반복을 피하는 대체표현을 적절하게 사용하는가 입니다. 




3) 영어신문 기사의 기본구조와 반복 


실제 기사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A) China bolstering defense strategy


B) Observers say China’s moves on air defense zone aim to fend off unfriendly approaches


C) China’s recent demarcation of an air defense zone appears to be part of its move to lay the   institutional framework for what analysts call Beijing’s “anti-access/area-denial” strategy aimed at keeping hostile forces at bay.


D) The designation comes on the heels of its stepped-up push for physical military modernization in recent years including deploying new missiles, bombers and other advanced weapons with longer operational ranges and greater lethality, accuracy and survivability.



기사 [바로 가기



최근 중국의 방공구역설정으로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에 주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일단 큰 개념상의 반복부터 보겠습니다. 



A: 헤드라인 

B: 부제목 

C: 리드 (첫문단): 기사의 가장 핵심적인 요지



A는 기사의 제목, 즉 헤드라인입니다. 전반적인 기사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지요. B는 부제목으로 헤드라인에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설명해주거나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넣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C는 lead (lede)라고 해서 기사의 서두이면서 동시에 핵심적인 내용을 담아야 하는 문단입니다. 필연적으로 ABC는 내용이 많이 겹치게 되어 있습니다. 





A) China bolstering   defense strategy = 중국 방위전략 보강 


B) Observers say China’s moves on air defense zone aim to fend off unfriendly approaches

= 중국의 방공구역설정 조치는 비우호적인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


C) China’s recent demarcation of an air defense zone appears to be part of its move to lay the   institutional framework for what analysts call Beijing’s “anti-access/area-denial” strategy aimed at keeping hostile forces at bay.


[요지] 중국의 최근 방공구역 설정은 적대적인 세력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위한 제도적인 기초를 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ABC의 내용을 한글로 보아도 압축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면 C가 되겠지만,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B, 더 간단하게 요약하면 A가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크게 보면 영어신문의 기사 형식자체에 반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제목 < 부제목 < 리드문단 < 전체기사 


제목에서 기사 본문 방향으로 가면 점점 더 자세해지고 더 풍부한 내용이 포함되는 구조입니다. 그 과정에서 헤드라인에서 몇 개의 단어로 요약한 내용을 다시 풀어서 설명하기 때문에 해당 주제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대치하는 표현과 문장을 익히게 됩니다. 




4) 단어 대치하기 


동시에 단어상에서 반복표현을 대치하는 예도 있습니다. C문단과 D문단의 초반에 바로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가 나옵니다. 



C) China’s recent demarcation

D) The designation



demarcation은 ‘경계, 구분’이라는 명사인데, 바로 뒤에 문단에서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 designation ‘지정, 지명’을 뜻하는 명사를 사용했습니다. 


air defense zone도 일종의 대체표현입니다. 원래 정식용어는 ADIZ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 방공식별구역)입니다. 이런 전문용어를 기사 서두에 쓰면 독자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좀 더 간단하게 대치표현을 사용하지요. 위의 기사는 이런 영어기사 작성원칙을 잘 지킨 예로 보면 되겠습니다. 


영어신문 기사를 읽어보면 이런 단어반복을 피하기 위한 대체 단어가 무수히 나옵니다. 영어신문을 읽는 장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대체표현을 일상적으로 많이 보기 때문에 비슷한 뜻을 가진 다양한 단어를 문장을 통해서 접하게 되어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것입니다. 




5) 동의어 사용의 주의점 


반복을 피하고 대체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 동의어사전을 많이 이용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동의어사전에 등록된 단어를 모두 ‘같은 단어’로 인식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슷한 단어’로 묶여진 것이고 실제 용법과 뉘앙스는 상당히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작하다’에 begin, start, commence라는 단어가 동의어로 있는데 용법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a) We began a vacation. 

b) We started a vacation. 

c) We commenced a vacation. 



a와 b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체가 가능하지만, c는 commence라는 동사가 가진 ‘격식’ 때문에 어감이 공식적이거나 의례를 갖춘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a, b 문장과 그대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동의어사전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개별 단어를 다시 영한, 영영사전에 찾아서 용법을 확인하고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평소에 영어기사를 읽을 때 어떤 단어들이 동등한 의미로 쓰이는 가를 유의해서 보는 것도 비슷한 표현의 용법을 정확히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6) 영어기사에서 무한반복이 가능한 단어는? 



영어신문에 기자로 입사해서 열심히 하고 싶은 의욕에 불타서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대체표현에 좀 더 멋있는 단어를 사용하려는 경향도 있지요. 하지만 억지로 대체표현을 찾는 것은 어색한 문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said라는 단업니다. say의 과거형으로 영어기사에는 직접인용 및 간접인용문을 만들 때 사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이지요. 일부 초보 기자는 said를 반복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서인지 괜히 noted, stressed, emphasized, remarked. added등 ‘말하다’와 비슷한 계열의 단어를 기계적으로 대체해서 넣습니다. 


하지만 인용문이 있는 경우 said를 대치할 더 좋은 동사는 별로 없습니다. said는 중립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said에 집중하지 않고 문장 안에 들어있는 인용문의 핵심에 집중하지요. 만약 said 대신에 stressed를 쓴 경우에는 기자가 해당 문장에 ‘강조하다’라는 ‘해석’을 넣은 것인데, 이렇게 일부러 대체표현을 위해서 단어를 바꾸게 되면 내용을 왜곡하게 됩니다. 


저널리즘 교과서를 보면 ‘said는 아무리 많이 써도 괜찮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제가 후배기자들이 쓴 기사를 수정할 때 이렇게 said 대신에 쓰여진 다른 비슷한 뜻의 동사를 다시 said로 원복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리] 


1) 영어는 반복을 싫어합니다 

2) 연설문과 같은 장르에서 강조를 위해서 일부러   반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반복을 피하는 방법에는 paraphrase와 synonym 사용이 있습니다

4) <헤드라인-부제목-리드>로 이루어진 영어기사 형식에 내용의 반복이 숨어있습니다

5) 영어신문기사는 하나의 주제나 사건, 이슈에 대해서 반복되는 표현을 대체해서 사용합니다

6) 기사에 나오는 대체 단어와 표현을 정리하면 풍부한   유의어를 익힐 수 있습니다

7) 동의어사전에 나오는 동의어는 ‘비슷한’ 뜻이지 ‘같은’ 뜻이 아닙니다

8) 영어신문에 쓰이는 said는 중립적인 단어이기 때문에 반복을 허용합니다 



약간 어려웠나요? ^^ 영어신문을 통해서 반복을 피하고 적절한 대체표현을 사용하는 기술을 익혀보시기 바랍니다. 칼럼 독자분들과 댓글로 격려의 말씀 해주시고 추천해주시는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칼럼을 쓸 때 큰 힘이 됩니다. 평소 영어신문을 읽으실 때 느끼시는 부분이나 <영자신문Talk> 칼럼과 관련한 질문, 제안 사항이 있으시면 메일 부탁 드립니다. (코리아 헤럴드 양승진 부장 insigh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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