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고가 패딩 대란’, 신문으로 살펴보니

2013. 12. 5. 11:2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2013년의 달력도 어느 덧 한 장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나날이 추워지는 날씨 속에 옷차림은 더욱 두터워져만 가는데요.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 때문일까요. 보온성은 물론 가벼움까지 갖춘 패딩 제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아웃도어 회사들도 앞 다퉈 패딩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0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 가 1위 검색어로 등극하며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한 업체에서 100만원을 호가하는 패딩점퍼를 20%~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회에 고가 ‘프리미엄 패딩’을 구매하고자 줄을 섰지만, 일각에선 ‘고가 패딩’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명품 패딩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캐나다구스는 이마트에서 완판에 가까운 판매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에서는 20일부터 캐나다구스 800벌을 20~30% 할인된 가격에 한정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병행수입을 통해 가격을 95만~98만원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판매가격이 1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높다. 그럼에도 첫날 일부 사이즈를 제외한 물량이 대부분 판매되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100만 원짜리 캐나다구스’ 이틀 만에 동 나 (동아경제, 2013-11-21)




고가 패딩 유행, 이번이 처음은 아냐 


‘고가 패딩 대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격이 비싸 부모님의 등을 휘게 한다’ 고 해서 붙여진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골브레이커 패딩’이 중 · 고등학생 사이에서 ‘제 2의 교복’이라 불릴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브랜드는 바람막이라 불리는 점퍼부터 시작해 패딩에 이르기까지 중․고등학생의 패션을 점령했었는데요. 패딩을 사기 위해 ‘아웃도어 알바’를 하거나 심지어는 고가 패딩을 입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일도 발생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 모 군(2학년)은 어느 날부터인가 부쩍 지각이 잦아졌다.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도 생겼다. 담임교사가 김군을 불러 이유를 물어보니 "새벽 2~3시까지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김 군은 60만원이 넘는 `노스페이스` 점퍼를 사 입었다.


#2 최 모(1학년)군은 경기도의 한 전문계 고등학교에 다닌다. 최 군은 반에서 절반 정도의 아이들이 입고 다니는 `노스 페이스` 점퍼를 못 입는 것에 열등감을 느껴 어머니를 졸라 결국 값비싼 돈을 주고 점퍼를 사 입었다. 하지만 새 옷을 입고 등교한 첫 날 같은 반인 소위 `일진`(싸움을 잘하는 학생)에게 불려갔다. `일진`은 "옷이 좋아 보인다. 입어보자"며 매일 빼앗아 입고는 하교할 때가 돼야 돌려줬다.


`알바`해서 `노스패딩` 구입…"못 입으면 열등감 느껴" (머니투데이, 2011-12-19)




‘신(新) 등골브레이커’의 등장, 2013 등교 서열은? 




[출처 - 노컷뉴스]


그 후 최근 ‘신 등골브레이커’ 캐몽(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를 합쳐서 부르는 말)의 등장으로 고가 패딩의 판도가 다시 한 번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최근 온라인에서는 2013 ‘新 등교 패딩 서열’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등교 패딩 서열은 패딩 점퍼의 가격을 기준으로 찌질이, 중상위권, 일반, 양아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돈을 기준으로 사람을 가르는 것, 우리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의 단면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뜻의 '등골브레이커'의 원조는 '노스페이스'지만, 요즘에는 이른바 '캐몽'이 '신(新) 등골브레이커'로 부상했다. '캐몽'은 고가 패닝 브랜드인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르'를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캐나다 구스는 배우 한가인이, 몽클레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녀가 입어 유명해졌다. 


캐나다 구스의 '익스페디션 파카'는 125만원, 몽클레어의 '제네브리어'는 무려 257만원에 달한다. 다른 웬만한 브랜드의 패딩은 40만원 이내로 살 수 있는데, 그 6배 이상의 가격인 셈이다. 그런데도 서울 강남 일부 백화점에서는 없어서 못 팔정도로 불티나게 팔린다. 가격처럼 6배 만큼 따뜻하고 예쁜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100만원은 우습다" '新등골브레이커' 캐몽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2013-11-25) 




우리가 고가 패딩을 사려는 이유




[출처 - 서울신문]


우리는 왜 고가 패딩을 사려고 줄을 서는 것일까요? 기본적으로는 고가패딩이 ‘보온성과 디자인이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 중저가 패딩과 고가 패딩은 기능적 차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가의 패딩이라고 무턱대고 구매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반적으로 체크하는 다운점퍼 성능기준으로 놓고 보면 일반 다운점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된 노스페이스의 '프리즘 다운재킷'의 경우 충전재로 구스다운을 사용, 800 필파워로 제작되는 등 일반적으로 다운점퍼는 거위털 사용, 700~800필파워로 제작되고 있다. 반면 125만 원가량인 캐나다구스의 '익스페디션'은 거위털이 아닌 오리털로 제작됐으며 필파워는 625이다.


캐나다구스가 뭐 길래…수백만원 패딩 제값하나 (뉴스1, 2013-11-20)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 패딩을 구매 하는 것은 명품 패딩을 소유함으로써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가 패딩으로 나와 타인을 구별 짓고 싶어 하는 심리도 작용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명품 패딩에 열광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명품백처럼 과시욕이 깔려있는데다 아이들에게까지 명품 패딩을 입히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 사이에 일부 아웃도어가 유행하면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의미에서 나온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이 명품 패딩에도 적용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백에 열광하던 심리가 명품 패딩으로 그대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남들은 사지 못하는 제품을 나는 갖고 있다는 과시욕이 명품 패딩 열광에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명품 패딩이 과연 그 가격을 받아야 할 정도로 품질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주 비싸야 팔린다?" 명품 패딩의 두얼굴 (머니투데이, 2013-11-12) 



갈수록 추워지는 겨울, 추위에 대비해 고가 패딩을 구입하는 게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구매는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며 몫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고가 패딩을 구입하기 전, 이 소비가 과시를 위한 무리한 소비는 아닌지 한 번쯤 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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