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읽는 책은 따로 있다?

2011. 7. 5. 09:1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아이폰이 한국에 정식 상륙을 하고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쓰이면서, 또 아이패드가 태블릿 PC 붐의 기폭제가 되면서 전자책 시장은 갈수록 뜨겁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아무리 e-북이 좋다 한들 종이책만 못하다는 생각도 강한데요.  



저는 전자책을 자주 읽고, 또 전자책 관련 포럼에서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종이책에 더 손을 들어주는 편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독성’ 때문이고요. 또 어쩐지 비슷한 가격이면 손에 만져지는 종 책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기는 편견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전자책이 앞으로 계속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한 출판사 마케팅팀 부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전자책은 어떻게든 발전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앞으로는 전자책이 더욱더 활성화될 거라는데 2015년에는 학생들이 전자책으로 교과서를 보는 디지털 교과서가 나올 전망이라고도 합니다. (관련 기사)
학생들의 교과서도 전자책으로 바뀌다니! 이러다가 언젠가는 종이로 된 책을 읽는 게 구시대의 유물이 될 날도 올 수 있겠다 싶다만, 그렇다고 어찌 종이책의 매력을 저버릴 수 있을지는 아직 상상이 안되네요.

“종이책과 전자책, 과연 뭘 보는 게 좋을까?” 혹시 이런 고민 해보신 적 있으세요? 혹은 아직 전자책을 접해본 적 없어 선뜻 사기 망설여지시는 분들을 위해 호련이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보면 좋을 읽을거리를 각각 추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묵직한 내용은 종이책으로

다소 내용이 무거운 책, 책에 줄 긋거나 메모를 하고 포스트잇을 붙여 놓거나 접어놓을 필요가 있는 책은 종이책으로 보는 게 낫습니다. 그야말로 공부를 위한 교과서나 진득하게 붙잡고 읽어야 이해될만한 책, 두고두고 글귀를 마음에 되새길만한 내용의 책 말이죠. 



어려운 글을 작은 스마트폰 액정으로 보기에는 눈이 꽤 피로하기도 하고, 전자책에도 줄을 긋고 메모를 하는 기능이 있는 뷰어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은 영 사용하기 불편한 감이 많죠.

안 그래도 유혹거리가 많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어렵고 지루한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손이 스륵 게임 어플리케이션으로 향해버릴지 모르는 위험도 있고요. (ㅋㅋ)


가볍고 재미있는 책은 스마트폰으로



대신 가볍게 읽을만한 유머나 판타지 등은 단연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전자책 베스트셀러의 순위를 살펴보면 짧고 가벼운 ‘시간 보내기용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전자책을 구입하는 사람 중 대다수가 20대이고,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보다 보니 무협, 판타지, 추리, 로맨스 같은 장르문학이나 자기계발과 경제경영 등 시기적 특성이 있는 책이 주로 팔리고 있다고 하네요. (관련 기사)


판타지는 실제 전자책 시장의 20%를 차지할 만큼 높다고 하는데요. 아직은  저 역시 스마트폰으로는 가볍게 휘리릭 읽을만한 책이나 챕터가 많아 단락으로 나눠볼 만한 책을 골라 읽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볼 때는 주로 어디선가 친구를 기다릴 때 잠깐, 전철에서 지루할 때 짬을 내서 읽는 게 대부분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요즘 신문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긴 하네요. 아침에 사람이 꽉 찬 전철에서는 책이나 태블릿PC를 꺼내기도 어렵잖아요? 게다가 제 경우에는 출근길엔 전철을 10분 정도 잠깐 탈 뿐이라 책을 보고 싶어도 펼치면 금세 덮어버려야 하더라고요. 이럴 때 스마트폰으로 잠깐씩 신문을 싹 훑어보니 꽤 좋습니다.


사진이 많은 책과 잡지는 태블릿 PC로 


                                                        <잡지 읽을 땐 태블릿 PC가 최고!>

사진이 많은 책이나 잡지 등은 태블릿PC로 보는 게 좋습니다.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아 보기 어려웠던 사진도 태블릿 PC의 10인치로는 제대로 잘 보이죠. 또한 사진과 함께 영상을 함께 구현하고 있는 것도 많아 정말 볼맛 납니다.


 
혹시 집안에 잡지가 너무 많이 쌓여 골칫거리였던 적 없으신가요? 저 역시 잡지 보는 걸 좋아해 잔뜩 사놓고 나면 나중에 책꽂이에 빼곡히 꽂혀 눈물을 머금고 버리기 일쑤였죠. 시기가 지나면 읽지 않을 듯하지만 그래도 버리기 아까운…. 그야말로 계륵같은 존재들이었는데요. 태블릿 PC로 저렴하게 잡지 구매를 하면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으니 좋은 듯합니다. 

물론 호련이 제안하는 위의 종이책과 전자책의 구분은 지금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전자책 시장은 끊임없이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죠. 분명히 현재의 단점을 개선해서 사용자가 훨씬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변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종이책의 향기와 서걱거리는 느낌, 책에 줄을 그을 때의 행복감(물론 책을 애지중지하시는 저희 회사 이사님 같은 분은 책을 구기거나 줄 긋는 것을 싫어하시기도 하지만 말이죠 ㅠㅠ), 읽던 책을 친구들과 돌려보는 즐거움 등은 전자책으로는 맛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또 좋아하는 책들을 책장에 잔뜩 꽂아 놓으면 기분이 꽤 좋아지기도 하잖아요. 더욱이 도서관에 갔을 때 나는 오래된 책의 냄새는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말이죠. 손에 잡히는 책 한 권은 단순히 글자가 인쇄된 종이 묶음이 아니라 누군가의 ‘혼’이 담긴 매개체라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전자책의 가벼움과 휴대성,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매력적이죠. 전자책을 볼까 종이책을 볼까. 여러분은 이 중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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