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책방 사장님이 되어볼까? 서울도서관 ‘한 평 책 시장’

2014. 4. 16. 09:05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서울 중구 을지로 평화시장 골목에는 지금도 청계천을 따라 헌책방이 늘어서 있습니다. 헌책방의 설자리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지만 지금도 이곳 헌책방을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헌책이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왜 사람들은 옛것을 버리지 못하고 그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가는 것일까요? 아마 오래된 책들을 뒤적이며 보물찾기처럼 뜻하지 않았던 책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일 텐데요. 서울시에서는 사라져가는 책에 생명을 불어 넣고, 헌책에 담긴 꿈과 이야기를 전해 책 읽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뜻깊은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책과 사람의 향기에 취하는 ‘2014 한 평 시민 책 시장’이 지난 4월 12일 열렸는데요. 누구나 자유롭게 헌책을 사고 팔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였던 책 시장의 모습을 다독다독에서 담아봤습니다.





지난 12일 서울시청과 서울도서관이 있는 서울광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분주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양손에 책을 가득 들고 짐수레에 책을 담아 나르는 등 바쁘게 움직였는데요. 모두 서울도서관(구시청건물) 정문 앞에서 열리는 시민 책 시장에 참여하는 인파였습니다. 4월 12일부터 11월 1일까지(혹서기 7, 8월 및 추석연휴 제외)매주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열리는데요. 무엇보다 누구나 한 평 책방의 주인이 될 수 있어 직접 판매도 한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책시장은 헌책을 직접 판매하기 원하는 모든 시민과 헌책방에서 참여 가능합니다. 일반 시민 참가자들과 헌책방 사장님들은 현장에서 서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의 책에 관심을 갖는 등 책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선 부모님들도 헌책에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구경하곤 했는데요. 아이들은 한쪽에서 책을 보고 부모들도 책을 구경하고 하는 등 보기만 해도 훈훈한 모습이 가득했습니다. ^^



  


옛날 책들을 주로 팔고 있던 동우서점의 사장님은 자신의 책방에 보유하고 있던 책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책 시장에 참여했다고 해요. “오랫동안 책장에 묵혀 있어서 이젠 먼지도 걷어낼 겸 갖고 나와봤습니다.”라며 “팔리는 것도 좋겠지만, 그냥 어른들은 이 책들 보면서 옛날 생각도 해보고 아이들은 부모 세대가 봐오던 책을 구경하면서 좋은 시간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옛날 책들이라 그런지 단연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요. 책방 사장님의 바람처럼 책을 만지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그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습니다. 아이들 역시 부모님의 이야기에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습니다.





90년대를 대표했던 소년챔프와 만화왕국! 오랜만에 만나니 더욱 반가웠어요. ^^ 생일이면 축하 메시지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찾아봤던 기억도 새록새록~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해 집에 쌓아온 책을 처리하기도 곤란했다는 김정준(가명) 씨는 일반 시민 참여자로 책 시장에 책 가게를 열었는데요. “애착이 가는 책들도 있지만, 읽지 않아 먼지만 쌓이느니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 좋은 이야기 전해주면 좋겠습니다.”라며 참여 계기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렇게 헌책방은 오랜 책의 선순환을 이끌고 지식과 추억을 공유하고 전달하기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헌책을 찾는 것 아닐까요?



나들이 중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는 아이들의 모습 보기 좋아요. 







‘한 평 책 시장’은 서울 시민의 꿈과 이야기가 책과 함께 만나는 장입니다. 서울의 중심에서 열리는 책 시장은 일반 참가팀(개인, 가족, 단체 등) 50개 팀과 중고서점 30개 팀, 출판사 10개 팀을 모집하고 있는데요. 참가비는 없으며 참가 신청 후 승인이 나면 매주 토요일 나만의 책방을 열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총 7회의 한 평 책 시장을 시범 운영 했는데, 당시 100여 개 팀과 15,000여 명의 시민들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둬 올해 본격적으로 책 시장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공연 퍼포먼스와 판매 책 키핑(keeping) 등의 부가 서비스도 제공해 헌책이 주는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리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책 읽기 좋은 봄날 비록 낡고 오래된 책이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사람 냄새를 맡으며 책과 함께하는 봄 만들어 보는 것도 계절의 여왕 봄을 즐기는 방법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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