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의 영화로 만나는 영화속 기자들의 모습

2014. 5. 7. 08:58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헐크 거기에 캡틴아메리카까지 최근 할리우드의 슈퍼 히어로들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죠. 이전의 영웅물은 단순히 악당을 쳐부수고 지구를 구하는 내용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영웅들도 영웅이기 이전에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즉, 그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고, 누군가는 고단한 생활을 이어가고, 사랑에 빠지고… 이렇게 지구의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영웅이라 할지라도 직업을 갖고 살아갑니다. 오늘은 이 수많은 직업 중 기자라는 직업으로 영화속에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영화속에서 찾아본 기자들! 시작하겠습니다. ^^




그래도 영웅인지라 남들보다는 조금 더 여유롭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영웅이 있죠. 바로 ‘스파이더맨’이 대표적입니다. 슈퍼 히어로 재산순위에서 무려(?) 730원의 재산으로 최하위를 기록한 그는 프리랜서 사진기자가 직업입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으로서의 능력을 발견한 후 자신의 사진을 이용해 돈을 벌고, 직장에서도 인정을 받지만 다른 영웅들에 비해 그렇게 화려한 직업을 뽐내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세상 모든 사진작가들이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를 부러워할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모습을 찍는 것만으로도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사진이 되니 말이에요.



이미지 출처 _네이버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스틸컷



현실 세계에서는 눈에 띄지 않고 카메라 렌즈에 세상을 담는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사진기자로 크게 활약하는 장면은 많이 볼 수 없지만, 비루한 프리랜서 사진기자라는 직업은 피터 파커의 영웅적 측면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치로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셀카 한 장이면 그럭저럭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스파이더맨의 영화속 직업적 모습도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겠죠? ^^




많은 사진기자들이 숭고하게 여기고 그들의 사명감에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특별한 사진기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종군기자’들인데요. 영화 ‘킬링 필드(The Killing Field, 1984)’라는 영화에서는 이런 종군기자들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데요. 총탄이 날아드는 위험한 현장을 끝까지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킬링필드는 캄보디아 내전을 취재하고 나중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종군기자 뉴욕타임스의 샴버그(Sydney Schanberg)와 캄보디아 현지의 기자 디스 프란의 체험에 근거해 영화화한 것입니다. 취재 도중 붙잡혔지만 탈출에 성공한 샴버그. 하지만 디스 프란은 지옥 같은 수용서 생활을 겪은 후 가까스로 탈출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_네이버 영화 ‘킬링필드’ 포스터 



이 영화는 사진기자의 피와 땀이 그대로 묻어 있는데요. 검문소 요원에게 필름이 빼앗기는 급박한 순간과 총탄이 빗발치는 상황 속에서 카메라를 붙잡고 있는 기자 정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죠. 


주인공 샴버그는 이후 모국으로 돌아가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생사도 모르는 디스 프란을 언급합니다. 그가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요. 실제 주인공이었던 디스 프란은 200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샴버그는 1996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캄보디아의 킬링 필드의 아픔을 세상에 알렸던 작은 영웅들의 정신은 지금도 많은 기자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고 언론 역사의 한 획을 그었습니다. 숨막히는 전쟁터에서 꽃피는 두 남자의 우정과 기자라는 직업의 숭고함을 엿볼 수 있는 영화 킬링 필드는 언론인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면 좋을 영화일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자의 상징이기도 한 수첩과 펜보다는 키보드를 두드리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기사를 전송하는 등의 모습이 더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기자의 무기는 글이고 글을 쓰는 펜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기자만이 갖고 있는 날카로운 무기임은 분명한데요. 앨런 파큘러 감독의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 1976)은 전대미문의 ‘워터게이트’사건을 끝까지 추적해 특종을 남긴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신참 기자인 밥 우드워드와 칼 버스타인은 우연한 절도 사건에 정치적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영화의 제목처럼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임을 알게 됩니다. 이들은 이 일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거대한 권력과 언론사의 외압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미지 출처 _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영상 캡처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두 기자의 취재 방식을 보는 것입니다. 물론 70년대의 영화이기에 대체 수단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펜과 수첩을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고 사건 현장을 누비는 고전적인 취재방식이 인상적인데요. 산더미 같은 문서를 며칠이 걸리든 일일이 뒤지고 컴퓨터의 긴 패스워드를 풀기 위해 알파벳 ‘A’부터 시작해 결국 패스워드를 푸는 과정은 기자의 집념과 정도의 길을 걷는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권력을 뒤로 하고 주인공들은 또 다시 사건 현장으로 출근을 합니다. 닉슨의 사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며 타자기 소리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나는데요.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귓가에 맴도는 타자기 소리와 종이에 펜으로 끄적이는 소리가 보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 하는 점이 많습니다. 진정한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입니다.



이미지 출처 _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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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 사건이 오늘날 던지는 메시지는?’




종이신문의 위기라는 말은 이제 아주 오래된 말인 것처럼 너무 자주 들리고 그 말이 뿌리 박혀 있습니다. 언론 역시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세상 속에서 왜곡되는 진실은 언론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도 하는데요. 이런 시대에도 진실은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는 케빈 맥도날드 감독의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배우 러셀 크로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이미지 출처 _네이버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스틸컷



주인공인 중견 기자 칼 맥카프리(러셀 크로우)는 온라인 사업을 통해 주요 사업을 내는 ‘워싱턴 글로브’에서 괴짜와 같은 존재입니다. 모두가 컴퓨터 자판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정보를 찾지만 그는 전통적인 방법만을 고수하면서 항상 회사와 동료들간 갈등을 몰고 다니는 존재입니다. 신참 기자 델라 존스(레이첼 맥아덤즈)는 그런 칼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하나의 사건을 맡게 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지게 되고요.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클릭 한 번으로 기사의 생산과 삭제가 가능한 요즘 기사의 무게란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칼 맥카프리는 쉽게 기사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펜과 종이로 진실을 적어나간 후 보도를 하게 되죠. 그런 방식은 온라인 시대와 맞지 않고 신입 기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에 그는 점차 회사에서도 골칫거리가 되고 맙니다.



이미지 출처_ http://goo.gl/bwy9eU



맥카프리에게 델라 존스는 책상에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 한심한 기자이고 델라 존스에게 맥카프리는 그저 구시대의 기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결국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이런 구시대 기자의 방식이 승리를 가져다 주고 델라 역시 맥카프리의 취재 방식을 사랑하게 됩니다.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진실을 말하는 언론인에 대한 이야기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지금 같은 시대에 언론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진실이 주는 가치와 힘을 느끼게 해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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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제2의 언론이 될 수 있을까?’


오늘은 기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 4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스파이더맨의 피터 마커와 같이 특종만을 쫓아야 하는 사진기자의 절박함과 킬링 필드에서의 종군기자의 숭고함. 그리고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과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펜과 종이의 힘을 간직한 전통적인 기자의 모습 등 다양한 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영화 말미에 주인공은 “그래도 난 믿어, 독자는 진실과 쓰레기를 구별한다는 것을!”이라고 말합니다. 한 편의 영화이지만, 언론인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그 속에서 느끼는 점도 많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기자라는 직업을 새롭게 느끼고 재미도 보장하는! 4편의 영화 안 보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길 다독다독이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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