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창작을 응원하는 ‘손바닥 문학상’

2014. 6. 17. 09:0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아름다운 글을 읽으면 사람은 감동을 하고 마음이 움직여 행동을 낳습니다. 이것은 소설, 시, 수필 등 어떤 장르라도 상관없이 이루어지죠.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글이 모여서 시대를 대표하는 ‘문학’이 됩니다. 그래서 최근 우리나라에는 문학상이 정말 많습니다. 역사 속 유명한 작가의 이름을 빌려와 시행하고 있는 문학상도 있고, 특정한 소재만을 따로 모아서 이루어지는 문학상도 있습니다.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비슷한 형태의 문학상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한겨레21에서 주최하는 ‘손바닥 문학상’ 은 조금 독특하답니다. 오늘은 다독다독과 함께 이 문학상에 대해서 알아보시죠. 




‘손바닥 문학상’은 2009년 처음으로 한겨레21 주최로 세상과 만났습니다. ‘반갑게 인사합니다.’, ‘즐거운 일에 환호합니다.’, ‘온기를 만들어냅니다.’, ‘인생을 담고 있습니다.’, ‘세상에 뺨을 때립니다.’라는 다섯 개의 주제를 가지고 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를 받은 것이죠. 착한 세상에는 격려와 박수를, 나쁜 세상은 뺨을 때리는 그런 세상에 대해 느꼈던 것을 소설로 적어서 도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200자 원고지 50~70장 분량으로 한글이나 워드 파일로 작성해서 전자우편으로 접수했죠.


이미지 출처_ 한겨레


제1회 ‘손바닥 문학상’부터 모두 사회적인 문제와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아 작품이 올라왔죠. 그래서 그 안에는 날카롭게 세상을 향해 뺨을 때린 작품도 있고,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새로운 시각을 던진 작품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허구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살린 실화까지 응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줄거리가 담긴 이야기라면, 모두 응모할 수 있었기 때문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도 있었죠. 


참여한 작품에는 색채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펜을 든 사람이 많아서인지, 그 시기에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해서 평범하게 일상을 사는 사람의 시선으로 담고 있는 작품도 많습니다. 담담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놀라울 정도로 예리한 작품도 있었죠. 


이미지 출처_ 한겨레 




이렇게 다양한 작품 중에 매해 우수상과 가작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겨레21이 발간되면 작품이 그 안에 실렸죠. 상금과 함께 필진으로 참여할 기회도 주어졌답니다. 심사는 한겨레 선임기자와 언론인, 문학평론가가 참여해서 모든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수상으로 이어졌죠. 이러한 ‘손바닥 문학상’을 대표하는 수상작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오는데요. 제1회 ‘손바닥 문학상’ 우수상부터 제5회 우수상까지 지금부터 만나볼까요?  


제1회 ‘손바닥 문학상’ 우수상인 신수원 씨의 「오리 날다」는 2013년에 책으로 엮어서 출판될 정도로 ‘손바닥 문학상’을 통틀어 수작 중의 수작으로 꼽힙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철탑 고공 농성을 다룬 작품이죠. 시사적 현안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그 당시 다른 응모작들과 비슷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성 노동자가 고공농성 중에 부닥치기 마련인 배변 문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새로운 시각을 확보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답니다. 실제로 사람이 밥을 먹는 일과 배변을 하는 일은 모두 중요한 일이죠. 그리고 고공 농성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 까다롭고 부담스럽기 마련입니다. 이런 과정을 홀로 겪어내는 여성 노동자의 어려움과 수치심을 밀도 높게 묘사함으로써 농성이라는 행위를 새로운 각도로 보게 했죠. 


이미지 출처_ 교보문고



제3회 ‘손바닥 문학상’의 우수상은 김정원 씨의 너에게 사탕을 줄게가 수상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유년시절 같은 학교에서 만난 친구 중 한 혼혈아에게 가해진 인종주의적 편견과 따돌림을 담았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신의 상처를 공유한 등장인물들의 후일담을 다루고 있죠. 타인을 박해하는 일이 결국 자기 인격의 붕괴로 이어지는 아이러니를 다루고 있답니다. 내용 중의 소설적 과장이 있지만, 소설을 꿰고 있는 주제의식은 당시 출품된 작품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죠. 

 

이미지 출처_ 한겨레 



이전 대회보다 더 많은 작품이 참여한 제5회 ‘손바닥 문학상’에서는 뇌 병변 1급 장애로 운신하지 못하는 19살 처녀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서주희 씨의 「전광판 인간」이 수상했습니다. 이런 소설에서 대부분 말하는 화자이면서 주인공인 장애인의 어려움과 장애인을 대하는 외부인의 편견 등과 같은 관습화된 기대를 배반하는 데 이 작품의 묘미가 있답니다. 장애인인 주인공의 내부에서 멈추지 않고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돋보이죠. 


이미지 출처_ 한겨레





무형의 외침은 소리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모습이 언제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글을 써서 남긴 유형의 외침은 언제나 다시금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남기죠. ‘손바닥 문학상’은 아마도 모든 사람이 사회에 대한 관심을 더 두고 정확하면서도 다양한 눈으로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글로 세상을 향한 외침을 할 때 조금씩 더 아름답게 바뀌지 않을까요? 그런 세상을 다독다독에서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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