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행책’을 고르는 방법, 여행책의 트렌드를 알자

2014. 6. 24. 09:06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출처_Flickr by amsfrank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여름이면 일이든 공부든 어느 하나에 쉽게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오로지 휴식밖에 없습니다.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벌써부터 친구들과 바캉스 일정을 맞추거나 휴가지를 정하며 여행계획을 세우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막막하기에 우리는 여행책을 참고합니다.


주5일 근무 확대와 대중의 여가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여행인구가 늘어나고, 많은 여행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책을 만드는 작가도 많아지면서 여행책은 언젠가부터 출판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장르가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듯 여행책도 유행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럼 여행책에 부는 변화의 바람, 다독다독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현지 가이드와 함께 명소를 둘러보고 맛집을 찾아가는 패키지 여행보다 스스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시간 제약에서 자유로운 스스로 여행이 많아지면서 여행 관련 도서의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증가했습니다.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2013년 여행 도서 판매가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여행 관련 도서도 크게 늘어나 3~4월 각각 28%, 30% 늘어났다고 합니다.(독서신문, 2013. 6. 25, ‘다가오는 휴가철… 책으로 휴가 준비하는 독자 늘어’) 여행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고, 국내외 다양한 명소들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출처_ 매일경제


또한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 둘러보기만 하던 기존의 여행 패턴의 변화도 여행 도서 판매량을 높이는데 영향을 줬는데요. 스스로 계획해 나가는 여행은 패키지 여행에 비해 크게 비용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여행지를 찾아가기 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통해 나만의 여행 루트를 계획하는 것도 여행의 재미로 떠오르면서 1인 1여행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판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는 여행책도 근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가 단위로 여행지를 소개하는 도서가 많았는데요. 다양한 국가의 여행 명소를 소개하는 ‘100배 즐기기’ 시리즈가 여행 도서를 거의 평정하다시피 했던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주요 국가의 ‘도시’에 초점을 맞춰 여행책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출처_ Flickr by Sergey Galyonkin


200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특히 ‘도쿄’와 ‘오사카’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책들이 인기가 많아졌듯 여행에 대한 관심이 도시로 넘어갔습니다. 즉, 기존에는 국가를 선택하고 그 중에서 어떤 도시를 가야 할지 정했다면, 최근에는 마음에 도시를 발견하면 그 도시가 속한 국가를 중심으로 주변 도시도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말일 수 있지만, 국가에 초점을 맞춘 도서는 주요 도시의 여행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며 그 나라의 모든 여행지 정보를 다룬 반면 도시에 초점을 맞춘 도서는 그 도시의 세세한 곳까지 소개하면서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에게 훌륭한 안내서가 되고 있죠.


 

 

출간 후부터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여행 도서는 단연 인기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인기에 힘입은 스페인 관련 도서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의 인기 속에서도 남들과 조금 다르게 여행을 담아내고자 하는 책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그 도시와 관련된 문화에 초점을 맞춘 도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스페인은 건축이다>(김희곤 저, 오브제, 2014. 3. 24)와 같은 책이 이를 대표하는데요. 건축 문화 답사기라는 소개에 걸맞게 스페인 건축의 묘미를 책에 담아내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지를 소개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출처_ Flickr by UnTapping The World


또한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신성현 저, 낭만판다, 2014. 4. 20)처럼 한 도시를 소개하는 책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새로운 형식의 여행 안내 도서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행지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여행 도서가 2014년 들어 서서히 증가하고 관심을 받고 있어 여행책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여행책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여행지에 대해 소개를 해주는 방식을 크게 벗어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경우는 여행책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에세이 같은 형식의 도서가 여행책으로써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여행책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정여욱 저, 홍익출판사, 2014. 1. 15)가 이런 여행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항공사에서 설문조사를 펼쳐 선정한 유럽의 여행지를 저자가 직접 다녀와 여행지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해 알리는데요. 기존에는 단순히 여행 준비에 대한 정보와 여행지에 대해서만 다루던 여행책이 최근에는 정보 외의 콘텐츠를 싣고 있습니다.


책을 기획한 출판사 편집자는 “방대한 정보보다는 여행지에서 무엇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에 무게 중심을 두고 기획했다”고 말했습니다. “요즘에는 기본적인 여행 정보는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통해 찾고, 현지에서는 스마트폰 앱이 제공하는 시대”라며 “흔하지 않은 여행지를 발굴하고 스마트폰이 주지 못하는 감성이 실린 글을 담는 것이 앞으로 여행 서적 독자들이 원하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국민일보, 2014. 6. 18, ‘여행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출처_ Flickr by David Sifry


이처럼 감성과 정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여행책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출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을 소개하는 여행 도서나 이미 알려진 곳이라도 대중적이지 않은 정보를 모아서 소개하는 서적들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여행 정보 획득 방법의 다변화에 맞춰 여행 관련 서적들도 이처럼 ‘테마’를 중심으로 여행기, 에세이 형식으로 출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여행책의 변화는 정보 획득만이 아니라 꼭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닌 독자층을 위해 감성적이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 할만 한데요. 이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출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출판업계의 생존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행책도 오래 두고 읽어 볼만한 책으로의 변화는 최근의 가장 큰 여행책의 트렌드입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지 오래입니다. 특히 제주도는 국내 여행지 중에서 해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제주도 여행 관련 책들이 계속해서 출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우리나라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해외보다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죠.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주요 해외 여행지였던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 등의 안전에 대한 우려로 그 인기가 크게 줄었습니다. 서점가에서 여행책 분야를 점유하다시피 했던 일본 여행 안내서는 2011년 이후부터 상위 10위권 내에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는 게 이를 증명하고 있죠. 대신 제주도와 부산 등의 국내 여행지가 떠오르면서 국내 여행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국내 여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관광문화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한 많은 도시들이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을 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흥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처_ Flickr by KOREA.NET - Official page of the Republic of Korea


이렇게 최근 여행책의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정보의 범람으로 내가 원하는 정보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 세상에서 기존의 정보 제공을 위한 여행책은 트렌드에 밀리고 있는데요. 재미와 감동을 담았더라도 여행책의 본질인 올바른 정보는 빠질 수 없습니다. 여행책의 트렌드가 변화한다 하더라도 정돈된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책은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겠죠.


여행책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무작정 배낭을 매고 떠나보는 여행도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이번 여름 휴가철에는 여러분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올 여름 소중한 추억과 경험 여행으로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