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숨결이 골목마다 묻어나는 ‘서촌’ 나들이

2014. 6. 27. 11:22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경복궁을 기준으로 오른쪽을 북촌(삼청동 일대), 왼쪽을 서촌(효자동, 통인동 일대)이라 일컫습니다. 사대부 집권 세력의 거주지였던 북촌과 달리 서촌은 조선 시대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인 중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려한 한옥보다는 낮고 정갈한 한옥이 남아있죠. 그뿐만 아니라 서촌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이 지역을 ‘세종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세종대왕의 숨결이 한글 간판으로 살아 있는 서촌으로 떠나보실까요?


 

 

경복궁역 3번(혹은 4번) 출구로 나오면 서촌이 시작됩니다. 출구를 나오면 낯익지만, 어딘가 특별한 간판이 나옵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간판들이 모두 한글로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인사동과 삼청동 등에서는 한글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그 바람이 이곳 서촌까지 불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계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부터 시작하여, 통신사, 화장품 로드샵, 그리고 어딘가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편의점 간판까지. 서촌을 처음 마주하는 한글 간판들입니다.

 

 

다음으로는 서촌의 명물, 통인시장으로 떠나보겠습니다. 통인시장은 지난 2012년부터 도시락 카페를 운영해서 유명해졌는데요. 도시락 카페에서 1인당 5,000원을 내면 통인시장에서 쓸 수 있는 엽전 열 개를 줍니다. 엽전 1개당 500원입니다. 이 엽전을 통해 통인시장 곳곳에 있는 상점에서 다양한 반찬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밥과 국은 엽전으로 구매할 수도 있고, 현금으로 따로 결제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 천 원씩) 저 같은 경우에는 달걀말이 두 개와 소시지 부침 두 개, 열무 겉절이, 제육 볶음, 떡갈비를 구매했어요. 두부는 많이 먹으라며 서비스로 주셨고요. 이렇게 한 상 가득 차렸는데도 엽전이 두 개나 남았습니다. 남은 엽전으로는 밥을 구매했습니다. 다 합쳐서 5,000원이라니!! 이게 바로 5000원의 행복이 아닐까 싶네요!

 

 

 

 

서촌에는 이름 모를 한옥이 많이 있습니다. 고즈넉한 골목길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한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가만히 고개를 들어 한옥을 마음에 여유가 채워지는 것 같았죠. 바쁘게 살다 보면 어렵게 생각이 꼬이고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머리가 복잡한 날,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서촌 골목을 탐방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 서촌에는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근대 작가 윤동주, 이상뿐만 아니라 화가 박노수, 이중섭 등이 모두 서촌의 주민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서촌 곳곳에는 그들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들이 살았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걸음을 옮기기가 힘들었죠.

 

 

 

한옥 말고도 근대 가옥도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어렸을 적 한 번쯤은 보았을 서점부터 시작해서 부드럽게 누군가에게 읊조린 듯한 간판까지 서촌의 매력은 끝이 없습니다. 서촌의 뒷산을 인왕산이라 부르는데요. 인왕산은 옛 한양을 둘러싼 4대 산으로 서촌을 우뚝하게 지켜내고 있습니다. 그 늠름한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서촌에서 왜 예술가가 많이 나왔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독다독 기자단과 함께한 서촌 나들이 어떠셨나요? 유독 이번 장마는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이고 있는 거 같은데요. 지루한 장마 기간에 해가 밝게 뜨는 어느 날, 서촌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