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왕국>과 원작 소설의 다른 점은?

2014. 7. 9. 11:15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출처_ flickr by Gloeudy



올해에도 어김없이 많은 영화가 개봉하고 상영관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유난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개봉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영화계 흐름이랄까요? 덕분에 원작 소설도 서점에서 인기 순위가 높아지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답니다. 영화와 소설 모두 성공하는 윈윈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영화를 찾아보고 해당하는 원작 소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영화보다 앞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냈던 원작 소설의 깊이 있는 생각을 만나보러 출발하시죠. 




여전히 아름다운 배우 김희애의 눈물 연기와 담담하게 흘러가는 극 중 ‘천지’의 독백이 눈물샘을 자극했던 영화 <우아한 거짓말>. 이 영화가 얘기하는 것은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 안에 담긴 진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작 소설의 탄탄한 구성을 토대로 작품이 구성되어서 매력적인 작품으로 가슴을 울렸습니다. 거의 원작에서 벗어나지 않은 내용과 연기자들의 연기가 녹아 있었습니다.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인 『우아한 거짓말』은 김려령 작가의 작품입니다. 평범하게만 보이던 열네 살 소녀 천지가 어느 날 자신이 짠 털실에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소설의 시작이죠. 가족들은 그녀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어서 주변을 수소문하면서 가슴 아픈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고, 그러한 아픔을 가족들이 몰라줬으며, 그것으로 자살을 택해야 했던 소녀의 이야기가 진실이 되어 나타납니다. 



출처_ 네이버 영화



소설 속 인물들은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를 떠나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한 소녀의 죽음이라는 ‘사실’과 보이지 않았던 ‘진실’을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 나갑니다. 진실을 찾아가는 동안 느껴지는 긴장감과 풀릴 것 같았던 털실이 풀리지 않는 것처럼 미궁으로 빠지는 이야기들이 그것을 쫓아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끊임없는 호기심의 그물에 걸리게 합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이야기를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풀어놓아서 모든 사람의 세밀한 심리묘사와 담담한 어투로 이어지는 천지의 목소리는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작품을 엮어갑니다. 작가는 실제로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로 이 소설을 엮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가의 말에서 “나를 지치고 쓰러지게 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하고 바라봐주는 누군가도 있다는 걸 깨달은 날이기도 하니까요.”라고 그때를 되돌아봤습니다. 


우리는 작품에서 천지라는 소녀의 죽음이 무엇을 낳았는지를 봐야 합니다. 남은 이들이 더 는 그렇게 떠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주위를 돌아보고 서로를 챙겨야 하죠. 상대방을 위하는 척하는 ‘우아한’ 말 한마디보다 벼랑 끝에 선 사람을 구하는 진심 어린 말을 기억하게 하는 소설 『우아한 거짓말』입니다.



출처_ 교보문고




평범한 자유 시민이었다가 한순간에 노예가 되어 자유를 잃어버린 남자의 이야기. 자유를 알기에 노예로 사는 삶에 대한 아픔을 더 절실하게 그려냈던 영화 <노예 12년>의 내용입니다. 19세기 후반 미국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들추어 인간에게 인권과 자유란 무엇이냐는 화두를 던지죠. 실제로 발생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원작 소설이 완성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영화화된 작품입니다. 영화만으로도 높은 평점을 기록하면서 주인공인 솔로몬 노섭을 연기한 치웨텔 에지오포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와 닿았답니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노예 12년』은 뉴욕 주의 자유 시민인 솔로몬 노섭이 자유를 뺏기고 노예가 되어서 12년이 지나 다시 자유를 되찾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실화입니다. 미국에서 벌어졌던 노예제도의 어두운 면을 낱낱이 파헤치며 인간에게 인권과 자유가 무엇이고 왜 소중한지를 얘기합니다. 이 소설은 출간 후 3년간 3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후 1968년 루이지애나의 역사학자인 수 아이킨과 조지프 로그즈던이 소설 속 주인공인 솔로몬 노섭의 행적을 추적해 거의 모든 장소와 인물들, 기록 등의 실재를 밝혀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관심은 영화로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중요한 소재가 되었답니다.



출처_ 네이버 영화



이 소설은 작가가 곧 주인공인 소설로 자신이 납치당해 노예로 12년 동안 살았던 극적인 사건을 하나하나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노예 수용소, 벌목지, 목화밭 등을 전전하면서 여러 노예와 주인들을 만나면서 노예 제도의 현실이 어떠한지 정확하게 그려냈고, 그 폐해와 어두운 그림자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실화를 기록한 소설인 만큼 사료로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랍니다. 


이 책이 가장 크게 전하는 중요한 이야기는 역사를 관통해서 후세에 전해야 할 ‘인간다움’의 의미를 묻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인권을 짓밟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과연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인지 그리고 과연 ‘인간다움’을 기준으로 삼은 ‘정의’는 무엇인지 돌아보게끔 합니다.  



출처_ 교보문고




‘그가 나온 영화는 어떤 영화도 아쉬움이 없게 봤다.’라고 말하는 지인이 있을 정도로 배우 정재영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가 최근에 상영됐었습니다. 바로 <방황하는 칼날>이었는데요. 자신이 사랑하는 딸아이를 잃은 피해자였다가 가해자를 살인하면서 용의자가 되는 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서 세상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정의’의 방황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일본의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를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원작에서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기에 조금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정의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원작 소설인 『방황하는 칼날』은 행복하게 일상을 지내던 어떤 아버지와 딸에게 다가온 충격적인 사건과 연결된 사람들의 태도와 ‘법’이라는 존재가 과연 올바른 ‘정의’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충격적이게도 소설의 시작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2명의 미성년자가 어린 소녀 에마를 성폭행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에마가 죽자 범인들은 시체를 강에 버리고 경찰의 수사 시작과 함께 범인을 쫓게 되는 아버지와 그를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이것이 정의가 맞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법은 과연 세상에서 인정하던 정의와 모습이 같은가?’라는 질문을 말입니다.



출처_ 네이버 영화



이 책에서는 전체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전개가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을 둘러싼 세상이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 사실인데, 자기의 생활만 보장되면 다른 사람의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의 세상은 자신이 위험한 상황을 겪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비극이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가 살면서 그렇게 무심하게 범죄가 일어나도록 내버려두고 놓아둔 공범일지 모릅니다. 그것을 작가는 맹렬하게 꼬집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양한 세상의 시선을 여러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서 드러내어 독자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리고 빠른 전개로 상황을 마무리 짓습니다. 그럼으로써 책을 덮은 후 독자가 생각하게 하는 자신만의 마무리 방식을 이용하죠. 소설 『방황하는 칼날』을 잃고 나면 한결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정말 옳은 결말일까?”



출처- 교보문고




올해 1월, ‘Let it go’를 앞세운 채 유행처럼 사람들에게 오르내리던 영화가 있습니다. 디즈니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인데요. ‘엘사’와 ‘안나’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와 뮤지컬 같은 요소요소의 노래가 매력을 한층 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즈니의 모든 내공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라고 평을 할 정도로 영상미가 빼어납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감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는 평도 있답니다. 한편에서는 원작을 토대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지나친 수정을 통해서 기존에 애니메이션과 내세운 가치가 같아 발전이 없었다는 평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됐던 영화의 원작 소설은 『안데르센 동화집』에 있는 ‘눈의 여왕’이라는 소설입니다. 이 원작 소설에는 영화와는 다른 점이 많이 보입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이 남자라는 사실과 눈의 여왕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 밖에도 여러 부분이 달라서 과연 원작일까 싶을 정도로 닮은 점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얼음처럼 마음을 닫힌 사람에게 긴 여정을 거쳐서 찾아가 진정한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전한다는 부분에서는 닮은 점이 있습니다.



출처_ 네어버 영화



원작에서는 눈의 여왕이 데려간 카이를 찾아 떠나는 겔다의 여정에 도움을 주는 동물과 사물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겔다의 마음이 전해져서 도움을 주게 됩니다. 눈의 여왕이 사는 궁전에 가기 전에 만난 핀란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 부분에서 작가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따뜻하고 순결한 어린이의 마음이고, 아무도 그와 같은 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안데르센은 눈의 여왕에서 트롤의 거울이라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나쁘게만 말하는 성인들의 모습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겔다라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반성은 순순한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가 세상에 대한 잣대가 부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걱정한 안데르센의 마음이 ‘눈의 여왕’을 통해서 느껴집니다. 우리는 한 번쯤 돌아보면 자기 생각이 어린이와 같이 순수한 적이 언제였는지 곰곰이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출처_ 교보문고




최근에는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나오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원작 소설들이 더욱 영화의 소재로 인기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원작을 통해서 느꼈던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메시지를 발견해서 소재로 사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이 원작을 통해서 보았던 것을 다른 사람들도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을 읽는다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영화를 만든 사람과 또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그것이 더해지면, 더 많은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원작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이 읽게 되어 읽기 문화가 더 단단하게 자리 잡길 다독다독에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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