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다음’이 만났다! 그 후 그들의 현재는?

2014. 8. 25.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카카오  /  다음



카카오와 다음의 인수합병


지난 5월말 신문에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큰 바람이 불었다는 보도가 났습니다.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카카오가 국내 2위 포털 업체인 다음 커뮤니케이션을 사실상 흡수합병 했다는 소식이었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 소식은 충격을 낳았습니다.


다음은 1995년 이재웅 창업자가 탄생시킨 한국 인터넷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였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최대 포털이었죠. 2005년부터 네이버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업계 2위 자리를 지켰던 한국 인터넷 업계 전통의 강자입니다. 반면 2006년 말 김범수 의장이 창업한 카카오는 순식간에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휩쓸었지만, 2012년 겨우 흑자를 내기 시작한 회사입니다. 하지만 불과 2년 사이에 시가총액이 다음의 2배가 넘는 회사로 성장했죠. 


이러한 결과는 인수합병으로 이어졌고, IT 업계의 중심축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 됐습니다. 기존의 디지털 산업이 유선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면, 이제 무선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두 기업의 인수 합병은 국내 인터넷•모바일 사업을 과점하고 있는 네이버에 필적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네이버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두 기업의 합병으로 ‘다음카카오’라는 새로운 거대 인터넷 기업이 탄생했죠. 



출처_ 신문과 방송 7월호



그들은 왜 서로가 필요했을까?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기술적인 협력이면서 경쟁사와의 경쟁을 위한 준비였습니다. 일단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과 게임 플랫폼에서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검색•광고•콘텐츠 쪽은 기존 포털과 경쟁이 되지 않죠. 다음은 이와 반대로 검색과 광고 그리고 이메일,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가 강하지만, 메신저 시장에서는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두 기업이 만나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합병을 한 것이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은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주요 수입원인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이 네이버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경쟁에서 밀려있었습니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선보였던 마이피플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에 밀려서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카카오는 힘을 합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업이었죠.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으로 시장에 우회 상장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 5월 IPO(기업공개)를 할 예정이었는데, 올해 성장률이 높지 않아 기존에 받았던 기업 가치보다 낮게 평가될 수 있었죠. 그것을 다음과의 합병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입니다. 



출처_ flickr by Ken Teegardin   



그들이 서로가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는 네이버라는 강력한 경쟁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다음에 모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에서 강자이기 때문이죠. 사실 네이버는 올해 모바일 메신저에 투자했던 금액을 지난해에 비해 2배 늘리면서 강화와 발전을 동시에 노리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더욱 큰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 있어서 자본력 경쟁으로 카카오가 밀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큰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손을 잡고 시장에 일찍 진입한 것이죠.



경쟁사를 앞에 둔 그들의 현재는?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을 했지만, 아직 두 기업은 과도기입니다. 신생 법인 다음카카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간이 필요하죠. 지금 두 기업은 커다랗게 하나로 합쳐진 상태입니다. 그 안에는 두 개의 기업이 그대로 있는 모습이죠. 조직을 개편하고 하나의 조직으로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그 결과 두 조직을 그대로 합쳐 놓은 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는 물론이고 실질적인 업무 조직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아직 없죠. 그래서 중복 업무 개선과 조직 구조조정 작업은 통합법인 출범 이후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는 아직 두 기업이 운영하던 방식 그대로 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후 통합적인 조직을 운영하다보면 분명 문제가 발생합니다. 서로 다른 조직 문화의 충돌이 일어나고 충격을 견디지 못한 임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과정도 발생하겠죠. 내부적인 진통이 있고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야 안정적인 운영이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_ 한국경제 2014. 05. 26. 



이렇게 아직 조직적인 측면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신설 다음카카오는 다음이 가진 지도 등 생활 서비스와 뉴스 등 정보 서비스를 모바일화하는 작업에 주력할 전망입니다. 다음이 지도와 뉴스 같은 생활 서비스 및 정보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경쟁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 받고 있죠. 이 콘텐츠가 카카오의 모바일 콘텐츠로 전환됐을 때 가져오는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위의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행한 신문과 방송 7월호

백강녕 조선일보 산업2부 차장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