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저널리즘센터의 ‘데이터 저널리즘 온라인 무료 강의’

2014. 11. 5. 13:00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지난 8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저널리즘센터(European Journalism Centre, 이하 EJC)는 1,250명에게 ‘데이터 저널리즘 온라인 무료 강의’ 수료증을 발급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수료생은 전 세계 100여개 국 기자, 개발자, 디자이너, 통계전문가, 대학(원)생 등 이었는데요, 이 중에는 우리나라 수강생 18명도 포함돼 있었죠. 1 EJC 산하 ‘데이터 저널리즘 이니셔티브’2가 주관한 ‘데이터 저널리즘 온라인 무료 강의’는 지난해 10월 15일 처음 강의 계획을 공개했고 인터넷을 통해 수강 신청을 받아 전 세계 170여개 국, 2만 1,000여 명의 수강생이 참여한 가운데 올해 5월19일 공식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출처_캔버스 네트워크 ‘저널리즘 온라인 무료 강의’



 한국어 자막도 제공


최종 시험을 포함 7월 31일까지 진행한 강의는 사이먼 로저스, 폴 브래드쇼, 알베르토 카이로를 포함한 총 5명의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가가 강사로 참여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기초 개념부터 데이터를 수집•분석•시각화하는 과정까지 데이터 저널리즘의 전반을 5주 안에 훑을 수 있도록 이론과 실습을 균형 있게 배분해 구성되었죠.


특히 가상의 데이터가 아닌 실제 저널리즘 현장에서 쓰였던 최신 데이터를 사용해 실습하므로 수강생이 현장과 유리되지 않고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강의를 제공하는 게 큰 특징입니다. 오픈리파인과 같은 오픈소스 도구뿐만 아니라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같이 실제 언론사 그래픽 부서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상용 도구로 실습을 진행할 정도로 현장 환경을 충분히 반영했는데요. 전문성 있는 탄탄한 강사진과 충실한 강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수강생에게 끊임없이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교수자-학습자, 학습자-학습자 간 활발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정교한 강의 시스템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데이터 저널리즘 온라인 무료 강의’는 MOOC(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 플랫폼 중 하나인 캔버스 네트워크(Canvas Network,www.canvas.net)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캔버스 네트워크는 형식 면에서 교수자에게 더욱 많은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강의는 과목당 소개를 포함해 15~20분 사이의 5개의 동영상으로 구성돼 있고, 한국어8를 비롯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자막도 제공합니다. 각 동영상 페이지마다 강의 요약과 언급한 외부 자료를 상세히 정리해 수강생이 최대한 편리하게 강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했어요[사진 참조]. 


강의시 사용하는 데이터 세트도 모두 내려 받아 실습할 수 있습니다. 강사와 수강생 간 토론도 진행되는데, 활발한 토론 참여자나 의미 있는 발언을 한 수강생을 강사가 선정해 일정 수준의 상품을 주는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강의 동영상을 본 후에는 반드시 퀴즈를 치러야 다음 강의로 넘어갈 수 있죠. 퀴즈는 개념을 묻는 문항뿐 아니라 실제 데이터 분석을 해야 맞출 수 있는 문항도 있어 강의 내용을 충실히 숙지한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모든 과목을 수강한 뒤에는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데, 70% 이상 맞춰야 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풀 기회는 두 번이며 이 중 높은 점수를 반영해 수료 여부를 결정하죠. 이렇게 단계마다 잘 설계한 장치 덕분에 수강생은 적절한 성취감을 느끼며 다음 단계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수강자 오프라인 학습도 지원


‘데이터 저널리즘 온라인 무료 강의’가 내용과 형식이 모두 탄탄하더라도 MOOC 플랫폼이 지니는 태생적 한계는 쉽게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개인 단위에서 모든 과정을 홀로 소화하는 것은 보통 의지가 아니고서는 힘들죠. 가상의 온라인 공간이 아닌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동료 수강생과 상호작용을 통해 다차원적인 이해와 협업과 경쟁의 균형 속에서 학습 동기를 끊임없이 유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EJC에서는 이 부분도 신중히 배려했어요. 국가마다 지역학습그룹(local learning group, 이하 LLG)을 조직해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수업과 관련한 활동을 진행하게 했죠.

 




이를 위해 EJC에서는 강의 시작 한 달 반 전부터 LLG 파트너를 모집했는데요, 우리나라는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업체 뉴스젤리와 데이터 시각화 전문 업체인 뉴로어소시에이츠가 연합해 EJC와 파트너십을 맺고 LLG를 운영했습니다[표2]. 한국 LLG는 6월 1일부터 시작해 한 달간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뤄졌는데, 기자, 개발자, 디자이너, 통계전문가, 대학(원)생 등 약 100명가량이 모여 강의 리뷰와 특강, 팀 프로젝트 등으로 진행했죠.


특히 마지막 5주차에서는 ‘저가 항공기가 정말 지연율이 높은가?’를 주제로 데이터 수집, 분석, 시각화해 발표하는 순서도 가졌습니다. 국내 수강생의 수료율이 18%로 이번 강의 전체 수료율 6%, 일반적인 MOOC 수료율 5~7%대에 비해 약 세 배가량 높아 한국 LLG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죠.





여기까지 읽고 이 매력적인 무료 강의를 미처 듣지 못해 아쉬워할 필요는 다행히 없습니다. 7월 31일 종료 예정이던 강의가 올 연말까지 연장됐기 때문인데요, 토론 참여와 수료증 발급 등만 제외하면 모든 강의 내용은 공식 강의 기간과 동일합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준비하는 언론사나 관련 과목 개설을 준비하는 학교10에서 이 강의를 이용하면 안성맞춤이죠. 필요한 것은 시간과 의지입니다. 


강의 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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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10월호>에 실린

한운희 / 연합뉴스 미디어랩 기자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