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온라인 뉴스의 문제점

2011. 4. 18. 13:3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대한민국 신문사의 연합체, 신문협회에서는 2006년부터 격년으로 신문이용에 관한 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독자 프로파일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0년 세 번째 프로파일 조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방식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종이신문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접하는 온라인 독자들까지도 집계에 포함시켰는데요.

모든 매체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요즘, 기존 종이신문의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신문의 위기가 찾아온 것일까요? 그런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자 이번 신문 독자 조사는 기존의 포괄적 의견이나 태도를 묻는 여론조사 방식이 아닌, 개별 신문기사 및 광고를 독자들이 직접 평가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신문 이용 행태와 관련된 여러 요소들이 조사된 가치있는 조사였답니다. 그럼 그 결과를 한번 보겠습니다.


신문의 위기? 과연 그럴까요?


우선 이번 조사 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전체 기사 평균 열독률은 24.8%로 조사되었으며, 기사 유형별로는 정치 기사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요. 이어서 특별기획, 사설•칼럼, 사회•교육, 국제, 지역뉴스, 경제 순이었습니다. 경제기사는 독자들이 읽은 기사수에서는 가장 많았지만 지면에 실리는 경제 기사 수가 월등히 많았던 이유로, 열독률은 낮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신문을 많이 읽을까요? 평균적으로 30, 40대의 대학교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월 4~500만원의 소득을 얻는 가구에서의 열독률이 높았는데요. 직종으로는 전문직, 경영직, 자영업자, 학생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답니다. 이는 소득이 높고, 구매력이 높을수록 기사나 광고의 열독률이 높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신문, TV, 인터넷 등 주요 매체와 비교해 봤을 때 신문은 타 매체에 비해 정보의 심층성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최근 신문 독자의 감소 경향이 나타나지만 신문 구독자들은 하루 평균 신문 읽는 시간이 2008년 대비 7.3분이 증가한 약 42.9분으로 나타났고 45분 이상 신문을 읽는 독자도 약 11% 증가하였습니다. 

이를 정리해보면, 신문은 심층성에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여론지도층이나 구매력이 높은 계층을 꾸준히 독자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자 충성도가 과거에 비해서도 크게 나빠진 것도 아니랍니다.

기존 독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지만, 이전에 비해 열독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이른바 ‘신문의 위기’를 말할 때, 독자들이 신문 뉴스 콘텐츠를 덜 소비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종이신문을 덜 본다는 것인지 각각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문 콘텐츠는 온라인에서 어떻게 이용되며 온라인 뉴스 콘텐츠가 종이신문에 주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온라인 신문 콘텐츠 이용 현황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관련 서비스의 이용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뉴스 콘텐츠 소비가 보편화되고 있고, 적지 않은 뉴스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언론사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전통적 뉴스의 기능과 가치가 축소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데요. 신문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 위기의 근원을 인터넷에서 찾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신문 콘텐츠 이용 현황을 보자면, 전체 인터넷 페이지뷰의 12.8%, 이용 시간의 16.4%가 뉴스 관련 서비스로 나타났는데요. 이용 시간으로는 가장 많았고, 페이지뷰로는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서비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이용률이랍니다. 

그 중 콘텐츠 이용자의 88.4%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거의 대부분의 포털 이용자가 뉴스를 본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상위 50개 사이트 중 뉴스・미디어 관련 사이트가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인터넷에서 ‘뉴스’는 단순히 이용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런 조사 결과는 신문 뉴스 콘텐츠의 인터넷 경쟁력을 보여주고 신문 산업 종사자들이 심각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점들로 함께 제시되었는데요.


포털에 의존하는 인터넷 뉴스

인터넷 뉴스 이용 현황에 대해 포털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전체 뉴스 이용의 60% 정도가 포털 뉴스 섹션에서 이루어지고 있었고, 종합일간지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했는데요. 경제지를 합해도 25% 내외였습니다. 지나치게 포털에 의존해 뉴스를 접하는 이용자들은 자칫 흥미위주의 기사에만 관심을 갖게 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뉴스 이용이 포털을 중심으로 계속 이루어진다면, 포털과 상생하는 모델을 찾는 것도 현명한 판단일 수 있는데요. 물론 이 경우 신문 콘텐츠 이용률을 어떻게 늘리고, 어떤 방식으로 적절한 보상을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을 것 같습니다.


<흥미 위주로 편집되어 있는 포털사이트 뉴스 화면. 이미지출처:네이버>


일간신문 입장에서는 인터넷 전문 뉴스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서비스와의 경쟁도 피할 수 없는데요. 뉴스와 커뮤니티의 주 이용자들은 다르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은 뉴스 제공자 입장에서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와 뉴스가 결합된 서비스는 앞으로 새로운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종이신문의 생명은 정확성, 신뢰성

온라인 뉴스 콘텐츠 이용 현황을 보면 사람들은 뉴스 출처 또는 생산자를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인터넷 뉴스를 이용하고 있었는데요. 응답자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인터넷 뉴스의 주요 소스로 신문보다 방송을 많이 언급했습니다.

영상, 인터넷 매체가 활자매체를 밀어내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지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하는 뉴미디어의 정보는 즉흥적이고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한 의지를 없앨 수도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종이신문의 중요한 역할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문독자들은 신문이 사회여론 형성에 중요하고, 사회 흐름을 파악하는 중요한 매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일회성이며, 즉흥적인 정보가 아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데 있어서 종이신문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신문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거나 혹은 부정하는 태도로 신문 매체에 대한 이미지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정확성과 신뢰성 차원에서 신문은 TV에 비해 매우 낮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신문사업자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며, 앞으로 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말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번 조사를 통해 많은 구독자들이 신문의 미래와 중요성을 다시 느끼고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자나 CEO치고 신문을 멀리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요. 그들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며 끊임없이 노력하여 부와 성공을 이뤘습니다. “세상을 알려면 신문부터 읽어라”라고 말했던 ‘워런 버핏’의 말처럼 과거를 보고 현재를 알며 미래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신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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