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엔진, 플랫폼의 특징

2015. 7. 2.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Marc Smith

참여자들에게 개방적인 플랫폼 시장과 반대되는 사례로는 백화점을 들 수 있습니다. ‘11번가’ 같은 오픈 마켓은 온라인에서 공급자로서 등록만 하면 누구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규칙이 공급자로서의 소비자에게 신뢰를 깨는 행위를 했을 때는 다시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개방적이지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신뢰를 지키지 않는 행위는 플랫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은 공급자로서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백화점에서는 MD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조건과 계약, 검증을 거쳐 상품 공급자를 결정하는 폐쇄적 참여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왜(why) 그리고 어떻게(how) 플랫폼이 비즈니스의 보이지 않는 엔진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걸까요. 이 글은 보이지 않는 엔진인 플랫폼을 작동시키는 원동력은 네트워크 효과, 거래비용 감소 효과, 브랜드 효과, 사용자 혁신과 크라우드 소싱의 효과라는 관점에서 그 특징들에 대해 즐거운 탐험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플랫폼의 특징 : 네트워크 효과


온라인 결혼 중매 회사인 ‘듀오’는 몇만명 규모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결혼에 이르고 있습니다. 결혼 중매 플랫폼인 셈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수십가지 조건을 입력하여 필터링 하더라도 최소 수백 명이 적합한 사람 목록이 제시됩니다. 결혼 중매 플랫폼은 참여자들이 더 늘어나고 더 다양해질수록 자신에게 알맞은 사람을 편리하고 정확하게 찾으려는 참여자들의 니즈에 대한 효용은 더욱 커지며, 듀오는 그 참여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거간꾼 역할을 통해 더 많은 거간 비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혼 중매 플랫폼은 참여자들이 늘어날수록 알맞은 사람을 편리하게 찾으려는 니즈에 대한 효용은 커지며, 듀오는 거간꾼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네트워크 효과의 특성은 알라딘 중고책 플랫폼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국내 출판사들은 책이 1년에 500부 이상 판매되지 않으면 품절을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의 많은 출판사들은 소량 제작, 주문형 출판(publishing on demand, POD), 전자책 출판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이 책들을 읽고 싶은 독자들의 니즈와 읽은 후 판매하고 싶은 독자들의 니즈가 발생합니다. 알라딘 중고책 플랫폼에 중고책을 제공하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중고책을 구매하려는 참여자들 더 많아집니다. 중고책 제공자와 구매자는 서로 의존적 관계로서 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중고책을 거래하는 상호작용의 가치가 증대하며 알라딘의 수수료 수익은 증가합니다. 알라딘 중고책 플랫폼의 역할은 서로 다른 행위자 또는 그룹들의 상호작용을 쉽게 하여 가치를 창조하데 만드는 데 있습니다.


중고책 제공자와 구매자는 서로 의존적 관계로서 참여자들이 많아질수록 중고책을 거래하는 상호작용의 가치가 증대하며 알라딘의 수수료 수익은 증가한다.


플랫폼의 특징 : 거래 비용 감소 효과


우연한 기회에 한 여성이 어떤 남자에 대해 호감과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남자도 그렇습니다. 이 여성과 남자는 서로에 대해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우연을 가장한 기회를 마련하여 서로 커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관심사와 취미에 대해 알아봅니다. 공연을 같이 관람하기도 하며 서로의 직장 생활과 가족 관계에 대해 살펴보고 가끔 논쟁을 하면서 서로의 성격을 파악해갑니다. 이 과정의 어느 지점에서 두 사람은 서로 사귀기로 결정합니다. 물론 이 과정이 하루도 안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과정이 몇 달이 걸리거나 일년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민도 하고 마음고생도 합니다.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은 어떠한 재화 또는 서비스 등을 거래하는 데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뜻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시장에 참여하여 정보를 탐색하고 적절한 실험을 거쳐 특정한 상대방과 거래하기로 결정하는 데 드는 비용입니다. 재화 또는 서비스의 가격뿐 아니라 거래 전에 필요한 정보수집단계, 협상단계, 계약이 준수하는 데 필요한 비용, 처음 계약의 불완전으로 인한 비용등 전체적인 면에서의 비용을 모두 포함합니다. 


거래비용은 재화 또는 서비스 등을 거래하는 데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뜻하며 핸리 코우즈의 코우즈의 정리에 소개된 개념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거래비용이라는 개념은 1937년 영국의 경제학자 로날드 핸리 코우즈(Ronald Harry Coase)가 기업의 조직에 대한 설명에서 외적 시장에서의 거래와 내적 거래의 효용성 비교를 위해 개발한 코우즈의 정리(Coase theorem)에서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에서 어떤 회사의 주식을 거래할 때에 주식중개인에게 중개료를 지불하는데 이것도 주식거래의 거래비용이 됩니다.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 발달 및 대중화로 플랫폼 구축과 운영이 쉬워지고 참여 집단의 거래비용이 획기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거래비용이 떨어짐에 따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칙이나 도구를 제공받은 참여자들이 확대됨에 따라 플랫폼 자체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결혼 중매 플랫폼인 ‘듀오’는 연애로부터 결혼을 결정하는데 걸리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주었습니다. 다양한 개발 도구들과 소스들이 무료로 공개되어 상호 기능을 보완하며 지속적인 혁신 제품을 내놓고 있는 리눅스(Linux)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리눅스는 소스 코드를 완전 무료로 공개하여 전세계적으로 약 5백만 명이 넘는 프로그램 개발자 커뮤니티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MS사의 윈도우즈나 애플사의 iOS와 같은 운영체제의 독점을 반대하며 운영체계는 다수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5백만 명이 넘는 개발자가 참여하는 리눅스 커뮤니티는 SW 소스를 무료로 공유함으로써 SW 개발을 위한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 methodshop .com



플랫폼의 특징 : 브랜드 효과


이름 없는 중소기업이나 농촌 생산자들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11번가나 G마켓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활동을 벌이면 11번가라는 브랜드의 효과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가져다 주는 브랜드 효과입니다. 개별 참여자들로서는 지닐 수 없는 브랜드를 획득할 수 있는 기능을 플랫폼이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는 백화점의 상품들을 무조건 믿고 사는 소비자들의 선입관과도 연관됩니다. 따라서 중소기업들과 농업인들이 상품을 공급하고 중소형 판매처보다는 브랜드를 지닌 유통업체인 11번가나 G마켓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이나 농촌 생산자들은 11번가나 G마켓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활동을 벌여 11번가라는 브랜드의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의 특징 : 사용자 혁신과 크라우드소싱


11번가, 옥션, 듀오, 알라딘 중고 플랫폼, 리눅스, 애플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어디에서 볼 수 있듯이 플랫폼은 누구나 개방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플랫폼 참여자들간에는 평등한 권리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11번가, 옥션에서 상품 판매자가 구매자에서 발송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는 상품을 보내면 구매자는 상품사용후기 게시판 등에 항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들은 그 판매자의 이력으로 계속 남게 됩니다. 상품에 큰 만족을 느낀 내용에 대한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자들의 평가가 일정기간 축적되면 플랫폼에서 그 공급자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형성되며 단골과 같은 사회적 관계들이 연결되어 또 다른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합니다.


전통적인 산업과 시장은 상품과 서비스 업체가 공급, 유통, 마케팅, 확산의 과정을 일방적으로 주도하였습니다. 플랫폼에서는 마케팅, 확산의 과정을 구매자 즉 플랫폼 사용자들이 주도합니다.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구매, 마케팅, 확산 역할은 상품과 서비스 업체가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가전제품업체들은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부 사용자들을 참여시키며 개발와 완성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평가하여 반영하는 과정을 반족하여 진행하기도 합니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은 기업활동의 전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활동 능력이 향상되면 그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방법으로서 오픈 비즈니스 모델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군중(crowd)과 외부 자원 활용(outsourcing)의 합성어로, 오픈 비즈니스 모델이 외부의 전문가 또는 전문가 집단을 염두에 두는 편이라면 크라우드 소싱은 외부의 비전문가들을 포함하여 고객과 사용자 또는 군중에게 문제 해결책과 혁신적 아이디어와 개발 작업을 아웃소싱하는 것입니다. 크라우드 소싱이라는 말은 제프 하우(Jeff Howe)에 의해 2006년 6월 와이어드(Wired) 잡지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은 군중(crowd)과 외부 자원 활용(outsourcing)의 합성어로서 제프 하우(Jeff Howe)가 소개한 개념이다. ⓒ Joi Ito



예전에는 해당 업계의 전문가들이나 내부자들에게만 접근 가능하였던 기업의 핵심 지식을 군중에게 공유하여, 제품 혹은 서비스의 개발 과정에 참여를 개방하고 유도하여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방법입니다. 내부의 전문가나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소유한 자원 및 결과를 공유하고 개방하여 해당 또는 다른 분야 전문가 혹은 일반 군중과 함께 연구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정적인 내부의 인적 자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많은 외부의 인적 자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또한 외부인은 이러한 참여를 통해 자신들에게 더 나은 제품,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거나 이익을 공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림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marc_smith/8858235095/in/photostream/

▪ https://www.duo.co.kr/

▪ http://www.aladin.co.kr/home/wusedshopmain.aspx

▪ https://en.wikipedia.org/wiki/Ronald_Coase

▪ https://www.flickr.com/photos/methodshop/5654683066

▪ http://www.11st.co.kr/

▪ https://www.flickr.com/photos/joi/15785885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