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게임, 어디까지 해봤니?

2015. 7. 17.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위 기사는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유학생 그룹 '아우르기'와 다독다독 대학생 기자단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SNS로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함께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입니다.


“OO가 좋아하는 랜덤~게임! 무슨~게임! 아 신난다! 아싸 재미난다!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쭉~쭉쭉~” 

어깨가 들썩들썩 하시나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적이 있을텐데요.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이 노래는 술자리의 흥을 돋우면서 술자리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술자리의 게임은 과연 한국에만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듯 다른, 세계 각국의 술자리 게임 문화, 세계 각국의 친구들은 어떤 술자리 게임을 즐기고 있을까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로 구성된 아우르기 단원들과 함께 청계천과 명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외국인 친구들을 인터뷰하여 그 나라의 술자리 게임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맥주(beer)와 탁구(ping-pong)을 함께! : 미국의 비어퐁(Beer-Pong)

  

미국에서 지역을 막론하고 가장 대중적인 술자리 게임은 바로 비어퐁이라고 합니다. 탁구 테이블에서 탁구공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비어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참가인원: 4-8명

준비물: 탁구테이블, 12개 혹은 20개의 일회용 맥주 컵, 탁구공, 탁구공을 씻을 깨끗한 물


먼저 두 개의 팀으로 나눠 테이블의 양 쪽에 위치합니다. 테이블 위에는 양 쪽에 볼링핀이 배치된 모양으로 6개에서 10개의 컵을 각각 배치하여 맥주를 반 정도씩 채웁니다. 참가자들은 양 쪽에서 탁구공을 던져 상대 팀의 컵을 향해 던집니다. 상대 팀의 컵에 탁구공이 들어가면 상대 팀은 그 컵의 맥주를 마셔야 합니다.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카테고리(Categories) : 브라질의 카테고리(Categories) 게임  


다음으로 만난 아주 잘생긴 브라질 친구가 알려준 게임은 바로 카테고리 게임 이었습니다. 설명해주는 내내 그 친구의 눈빛이 초롱초롱했는데요. 어떤 게임일까요?


참가인원: 4-5명

준비물: 없음


먼저 첫 번째로 게임을 주관하는 사람이 카테고리를 설정합니다. 돌아가며 그 카테고리와 연관된 단어를 말합니다. 그리고 속도를 점점 올려가며 그 단어를 말하지 못한 사람이나 앞에서 나왔던 단어를 말한 사람이 술을 마시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카테고리 게임과 비슷한데, 브라질에서는 여기에 C와 S가 단어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조건을 추가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A, B, C, D의 4명이 게임을 한다고 하면, 

A : 전자제품 → B : Tablet → C : Phone → D : Mp3 player → A : Stop watch 이런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고 이 경우, A가 S가 속한 단어를 말했기 때문에 게임에서 지게 되고 술을 마시게 됩니다.



누구든 내 말을 따라야 해 나는 왕이니까! : 일본의 오오사마 게임(王様ゲーム)

  

일본의 오오사마 게임은 일본에서 동명의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쓰일 정도로 대중적인 게임이며 한국에도 잘 알려진 게임입니다.


참가인원: 5-10명

준비물: 왕과 숫자를 표시한 제비뽑기


우선 참가하는 사람들이 제비를 뽑습니다. 왕을 뽑은 사람이 그 게임의 왕이 됩니다. 왕은 임의의 숫자를 지정하여 명령을 내립니다. 예를 들면, 왕이 “2번과 4번은 물구나무를 선다.”고 합니다. 그러면 2와 4를 뽑은 사람이 명령을 수행해야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술을 마십니다.


눈치 게임 1! : 일본의 타케노코 게임(竹の子 ゲーム)

  

한국과 아주 비슷한 술자리 게임에 대한 것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바로 일본식 눈치게임 타케노코 게임입니다.


참가인원: 5명 이상

준비물: 눈치


방법은 한국의 눈치 게임과 같습니다. 게임을 주관하는 사람이 “타케노코 타케노코~”라고 하면서 게임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타케노코는 죽순을 의미하는데, 죽순이 올라오는 것에서 이 게임의 이름을 따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참가자들은 서로의 동향을 살피며 1부터 숫자를 외쳐나갑니다. 이 때, 다른 사람과 동시에 숫자를 외치거나 마지막까지 숫자를 외치지 못하고 남은 사람이 술을 마십니다.


빼거나 혹은 더하거나 : 중국의 주사위 게임


참가인원: 2명

준비물: 주사위 10개, 컵 2개


우선 참가자는 각자 주사위를 5개씩 컵에 넣고 흔듭니다. 컵을 엎고 주사위의 숫자를 확인합니다. 숫자가 1인 주사위는 모두 상대방에게 줍니다. 숫자가 6인 주사위는 모두 자신의 컵에서 뺍니다. 그리고 다시 주사위를 흔들고 컵을 엎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가장 먼저 자신의 컵에서 주사위를 모두 뺀 사람이 승리합니다.



그 외 러시아나 프랑스, 호주, 우즈베키스탄, 베냉공화국에서 온 친구들과도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이들 같은 경우, 술자리 흥을 돋우는 술자리 게임이라 할 만한 것은 없고 카드게임이나 다트와 같은 가벼운 게임을 한다거나 축구를 보거나 사람들과 어울리며 가벼운 대화와 함께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오 마이 갓! 너무 어려워!!”

  

한국의 술자리 게임을 접한 외국인 친구들은 입을 모아 하나 같이 어렵다고 합니다. 즐기고자 하는 게임에 왜 이렇게 복잡한 룰을 넣느냐며, 또한 아우르기 단원들 역시 처음에 술자리 게임을 접했을 때 사람들과 친해질 수는 있겠지만 너무 어려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이렇듯 각국이 비슷한 듯 다른 술자리 게임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우르기 단원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나라별로 술을 마시는 상황이나 여건과 같은 술 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술에 만취해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주로 술을 집에서 먹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비어퐁과 같이 준비물이 많이 필요한 술자리 게임이 발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만난 다른 나라의 친구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한국의 술은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그들 나라의 술은 한국의 술보다 훨씬 진하고 독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대화를 나누며 가볍게 한 모금 씩 마시는 것이 그들에게 맞는 것이 아닐까 저희는 추측했습니다.


러시아 친구와 인터뷰를 마친 후.


술자리 문화에서 비롯되는 술자리 게임

  

세계 각국의 술자리 게임과 한국의 술자리 게임을 비교해봤을 때, 한국의 술자리 게임은 훨씬 다양하고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아우르기 단원들과 함께 고민해봤는데, 아무래도 이것은 한국 술 문화가 가지는 독특한 특징 때문인 것 같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특유의 회식문화가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에는 정말 많은 모임과 회식이 있고, 술은 회식 자리의 단골손님입니다. 즉, 한국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술자리 게임이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다만, 한국의 회식 문화는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에 대한 위험이 항상 존재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국의 술자리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건강이 중요시되고 저도주가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얻는 등, 한국에서 점차 술도 ‘건강하게’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 주류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술 소비량은 2014년 8.73리터로 2012년 9.16리터에서 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년 연속으로 감소한 것이고 현재 한국의 술 소비량은 OECD국가 기준으로 평균 이하인 수치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에 건강한 술자리 문화와 이에 기반한 재미있는 술자리 게임 문화가 완전히 정착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문화를 세계인들과 함께, 그들의 문화와 교류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건강한 음주와 술자리 게임, 함께 동참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