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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구독하면 밀려서 쌓이는 ‘진짜’ 이유

얼마 전에 실제로 영자신문을 구독하는 학부모님과 학생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일단 구독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학업과 다른 일정들로 바빠지면서 계속 신문 보는 시간이 적어져서 밀리기 시작하더랍니다. 게다가 읽어야 할 신문이 점점 쌓이니까 부담이 커져 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이런 ‘신문쌓기’ 경험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경험이 있습니다. ^^ 아주 풍부한 경험이 있지요. 


학창시절에 소위 ‘학습지’를 구독했었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오는걸 제대로 하지 않으니까 금방 쌓이더군요. 아까워서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처음부터 공부를 하기에는 양이 엄청나서 포기한 상태였지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죄책감마저 생기더군요. 


하지만 학습지와 영자신문은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학습지는 내용 대부분을 풀어야 하는데, 영자신문은 모든 면의 모든 기사를 정독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이 간단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을 이해하시면 영자신문을 제대로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런 특성을 이해하기 전에는 구독료가 아까워서 대학교 재학시절 영자신문이 오면 1면부터 읽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1면부터 모든 기사를 꼼꼼하게 읽으려고 하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한 시도입니다. 모든 면을 읽어야 하는 의무감이 바로 신문이 밀려서 쌓이게 되고 결국 영자신문 읽기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최근 발행된 영자신문의 1면입니다. 다행(?)이도 아래쪽에는 광고가 들어있어서 편집한 관계로 양이 줄어들었지만 저 3개의 기사를 초중급 수준의 학습자가 제대로 읽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저렇게 빽빽하게 영어로 가득한 신문 20장을 정독하시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그날 다른 일은 전혀 못하게 될 겁니다. 게다가 실력에 따라 당일 끝낸다는 보장도 없지요. 


그래서 알려드립니다. 


영자신문은 모든 기사를 정독해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20~24페이지의 영자신문이라고 한다면 대략 그 중에서 본인이 관심을 가지게 된 기사 1~2개만 제대로 읽어도 구독료의 가치를 모두 가져가신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기사는 휘리릭~ 넘기다가 정말 마음에 들고 관심이 가는 기사를 1~2개 읽으면 되지만, 대신 구독료를 내는 가치를 제대로 챙기시려면 꼭 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많은 기사들 중에서 1~2개만 읽으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다른 기사들은 뭐냐, 이런 생각을 당연히 하실 텐데요. 그래서 제가 조건을 말씀해 드립니다. 


신문쌓기를 방지하며 구독료 이상의 가치를 가져가는 절대 조건: 

신문에 나오는 모든 헤드라인을 읽는다!!!


영자신문에서 헤드라인의 중요성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사 내용의 핵심이 헤드라인에 요약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기사를 모두 읽지 않아도 헤드라인만 읽어도 기사 내용의 상당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죠. 


위에 1면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포함해 헤드라인을 살펴 볼까요? 



1) U.S. politicians slam Pfizer-Allergan deal

미국의 정치인들 파이저-앨러간 계약 맹비난 


* slam 쾅 닫다, 맹비난하다 


- 파이저와 보톡스 제도로 유명한 앨러간이 제약업계 사상 최고액으로 기업합병을 한다고 하자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절세를 위한 편법’이라며 비난을 한다는 기사입니다. 


2) Hyundai founder’s grandsons coming to fore

현대 창업주의 3세들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


* founder 창업주 

* come to the fore 중요한 역할을 하다 (헤드라인에서 the를 생략한 경우) 


- 현대그룹의 3세들이 최근 사업 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3) Park calls for passage of terrorism bills

박대통령 테러법안 통과 촉구 


* call for 요구하다 

* passage (법안의) 통과 

* bill (국회에 제출된) 법안 


- 헤드라인에 Park이 나오면 President Park Geun-hye를 의미합니다. 최근 파리 테러사건도 있고 해서 박대통령이 국회에 계류된 테러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4) U.S. issues global travel alert over ‘increased terrorist threats’

미국 ‘증가한 테러위협’과 관련해 해외여행 경고 발령


* issue 발표하다 

* alert 경계경보


- 역시 테러와 관련된 내용인데 크게 어렵지 않은 헤드라인입니다. issue를 동사로 쓴 것과 alert를 명사로 사용한 것을 유의해서 보세요. 


5) Account settlement screening for foreign banks to be scrapped

외국계 은행 결산심사 없앨 것


* account 계좌 

* settlement 계산, 지불

* screening 심사

* scrap 폐지하다 


- 이 기사는 내용이 좀 어려운데요.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이 11월 24일 "외은지점에 대한 결산보고서 심사를 내년 상반기부터 없애겠다"고 밝힌 내용의 기사입니다. 현재 외국계 은행 지점은 결산일부터 2개월 이내 금감원에 결산보고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은 후 이익 등을 본점에 송금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앞으로 이 절차를 폐지해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합니다.


일단 1면의 헤드라인만 설명해 드렸는데요, 대략 20면의 헤드라인을 모두 읽으면 꽤 많은 정보와 영어단어 및 표현을 습득하게 됩니다. 게다가 헤드라인에 나오는 기사의 상당부분은 한국의 상황과 관련이 많아서 사전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내용을 추측할 수 있지요. 


그런데 신문 하루 분량에 들어간 헤드라인은 몇 개나 될까요? 해당 날짜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딱 몇 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위에 보여드린 날짜의 모든 헤드라인을 직접 세어 봤습니다. 


총 72개의 헤드라인이 있네요. 맨 뒷면에 전면광고가 있어서 평균보다 좀 적은 듯 한데, 대략 70개 이상의 헤드라인을 읽게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직접 헤드라인을 빠르게 읽어보면 10분~15분이면 읽을 수 있습니다. 이때 되도록 사전을 찾지 않고 그냥 읽으시면 됩니다. 보도사진과 기존에 알고 있는 국내뉴스를 활용해서 영자신문 기사 내용을 추론하면서 읽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아침에 신문이 오면 10분~15분을 투자하셔서 모든 헤드라인을 읽고 여기서 마음에 드는 기사 1~2개를 나중에 따로 정독하시면 되겠습니다. 바쁘면 헤드라인만 읽으셔도 그날의 가치를 확보하신 겁니다. 



따라서 이후에는 신문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장마철에는 습기제거용으로 사용하셔도 좋고, 특히 라면 먹을 때 밑에 까는 것도 좋지요. 재활용쓰레기로 버리셔도 됩니다. 절대로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가 없어요! ^^ 


이렇게 헤드라인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면 부담도 적고, 아무리 바쁜 학생이라도 10분~15분은 여유시간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활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조금 더 확장된 헤드라인 중심 학습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루 분량의 영자신문 헤드라인을 모두 읽고 모르는 단어를 노트에 적은 뒤 사전을 찾아본다. 


2) 모든 헤드라인을 읽으면서 각 기사의 맨 앞에 있는 3개의 문단을 같이 읽는다. 만약 3문단을 읽었는데 흥미롭다고 생각되면 그 이상 읽어 내려간다. 대략 30분 내외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면 가능한 방법으로 되도록 사전을 찾지 않고 내용을 추측해서 읽는 것이 핵심. 


3) 헤드라인을 모두 읽은 후에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기사 1~2개를 선택해서 국문신문에 같은 내용의 기사를 찾아 읽어본다. 이후에 해당 영문 기사 본문 전체를 읽어본다. 


매일 오는 영자신문의 헤드라인을 빠르게 통독하는 것이 10분~15분이라고 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이런 신문 헤드라인 읽기 습관이 지속되면 상당한 분량입니다. 하루 70개씩이라고만 가정해도, 공휴일을 제외하고 1년간 지속했을 때 적어도 21,000개의 헤드라인을 읽게 됩니다. 21,000개의 헤드라인을 읽는 것만 해도 거의 대부분의 빈출어휘 및 핵심 문장을 몇 번씩 보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분들의 경우 모든 헤드라인을 읽기가 부담스러우면 몇 개의 면을 정해서 그 면에 있는 헤드라인을 읽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헤드라인 읽기를 통해서 부담스러운 신문쌓기는 이제 그만하고 영자신문을 제대로 활용하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기사의 가치판단 및 내용추측을 위해서 되도록 종이신문을 활용한 헤드라인 읽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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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3
  1. 진성 2015.12.09 18: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초보인 저는 헤드라인 기사 2개랑 editorial(사설???) 2개만 해서 4개만 읽는데 딱 요정도가 초보자들에겐 적당한것 같아요~~

  2. hun 2016.01.13 20: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코리아 헤럴드 홈페이지에서 한글 버전 기사를 선택하면 간혹 영문 버전이 함께 업로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사를 보면 영문 버전이 같이 업로드 되어있지 않습니다.

    영자신문으로 공부를 할 때 국문 버전 기사와 비교를 하고 싶은데, 제가 방법을 못찾는 건가요? 아니면 구독 회원만 볼 수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