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것만 읽어라! 작가 채사장의 독(讀)한, 습관

2015. 12. 8. 13:58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12월 2일 저녁, 2015년의 마지막 독(讀)한, 습관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번 강연의 주인공은「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이자, 팟캐스트를 통해 방송도 진행하며 종횡무진 지식을 전파하러 다니는 작가 채사장이었습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책 읽기


강연은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독(讀)한, 습관'의 마지막 강연에 어울리지 않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지 말자고 하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반어법도 아니었습니다. 정말 책을 읽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작가 채사장은 이렇게 묻습니다. "여러분들, 정말 책을 읽고 싶어서 읽나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책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책을 통해 알거나 간접 경험할 수 있고, 어휘력도 늘어나고, 자신의 생각을 넓히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일할 시간도 모자라는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박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요즘 너무 안 봤어’라던가, ‘그림을 너무 안 봤어’등의 말은 하지 않지만, ‘요즘 책을 너무 안 봤어’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하고, 또 받아들입니다. 왜일까요?



사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생각은 정말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주말에 쉴 때에, 노동자들은 쇼파에 누워 티비를 보며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자본가들은 요트를 타거나, 골프, 승마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비투스[Habitus]”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사회 계급적으로 형성된 개인의 성향 체계’라는 뜻인데요, 이 단어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주말에 쇼파에 누워 티비를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회 계급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기에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계급적으로 문화나 생각이 나뉘어있다고 해서, 어느 하나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 중 하나의 문화가 기득권이 돼서 지배하는 것, 이에 따라 하위문화는 상위문화를 따라하려한다는 것입니다.



책, 정말 읽고 싶어서 읽나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우리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산업화 사회 이후 분업, 기계화 등으로 인해 사람은 개인으로서의 지위보다는 부품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됩니다. 결국 이는 한 개인이 여러 가지를 잘할 필요 없고, 어떤 한 역할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분법적으로 보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경쟁을 더 부추기기 위해 능력 뿐 아니라 철학적, 인문학적 소양까지도 필요하다고 말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황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은 독서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독(讀)한 습관' + '독(讀)할때의 생각' 


하지만 독서가 위에 밝힌 바와 같이 간접경험, 어휘력 상승, 생각의 성장 등 많은 장점이 있는 것은 이견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작가는 ‘읽고 싶은 책을 읽으라’고 말합니다. 책들은 세상에 매우 많이 있습니다. 책을 사서 읽기보다는, 도서관에 가서 다섯 권을 아무렇게나 고르면 그중에 한 권은 읽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넘어가는 책이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고통스러워 하기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책을 찾아서 많이 읽다 보면, 시간이 지나서는 읽기 불편했던 책들도 부드럽게 읽히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2시간의 강연동안, 작가 채사장의 인간적인 매력과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책을 읽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가 되어 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독(讀)한 습관’ 뿐 아니라 ‘독(讀)할때의 생각’까지 짚어준 작가 채사장의 강연, 여러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