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의 주인공 고도원 이사장이 말하는 행복은?

2011. 8. 26. 10:03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매일 아침 메일을 통해 받아보는 따뜻한 이야기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아시나요? 이미 2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침편지의 짧은 글을 통해 마음의 양식을 얻고 있는데요. 올해로 딱 10년이 된 아침편지는 다양한 사연을 담아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 아침편지의 주인공인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 이사장을 만나 땀과 눈물, 경험이 묻어난 편지에 대한 이야기와 본인의 행복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길 바라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고도원 이사장님 하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아침편지란 무엇을 담는 글인지, 또 어떻게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2001년 8월 처음 시작해 올해로 딱 10년이 됐네요. 처음 아침편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제가 읽은 책 가운데 감명받은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함께 나누고 싶어서였습니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하루를 시작하면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고, 꿈과 희망을 가져 인생이 바뀔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해 ‘마음의 비타민’이라는 이름으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시작했죠. 

사실 아침편지는 저를 위해 썼다고 할 수 있어요. 지난 2001년 청와대 비서실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대통령 연설문을 쓰는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요. 너무 무겁고 공적, 역사적인 연설문을 쓰면서 그 책임감과 업무에 많은 부담을 느꼈었죠. 5년을 일하면서 단 4일 밖에 쉬지 못했으니 체력적으로도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러다가 결국 건강이 무너져버렸죠. 그래서 그 때 마라톤을 시작했는데요. 마라톤을 하니 건강은 많이 회복됐지만, 여전히 정신적으로는 힘들어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그 탈출구가 바로 아침편지였습니다. 무거운 연설문만 쓰다가 아침편지를 쓰니 그것은 저에게 휴식이 됐답니다. 

그래서 취미 겸 봉사활동을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이제는 소명이자 살아가면서 평생 헌신해야 할 일이 됐어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좋아하겠다, 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오늘날처럼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답니다. 

 


매일 하루를 아침편지와 함께 시작하는 사람들이 현재 26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회원들이 보여주는 아침편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사람들이 아침편지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서 이렇게 큰 애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많은 회원분들이 아침편지를 읽고 메일로 답신을 하고, 홈페이지의 댓글이 100개를 넘다보니 저도 ‘사람들이 왜 이렇게 좋아할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진솔한 글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침편지는 좋은 글은 아닙니다. 미사여구가 들어간 아름답거나 멋진 글은 아니죠. 하지만 진실과 땀, 눈물이 담겨있는 저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저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아! 이것은 내 이야기구나’라는 것을 느낀다고 해요.

제 글은 마치 오래된 유행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한번 듣고 그 때만 즐거운 그런 노래보다 세월이 갈수록 더 절절하게 들리는 노래처럼 공감의 폭이 넓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 아닐까요?
 



이사장님께서는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요즘은 ‘명강사’로도 인기를 얻고 계신데요. 주로 어떤 주제로 강의를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기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많은 주제로 강연을 하지만 요즘 저는 꿈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많이 하고 있어요. “꿈을 가져라” 이걸 전하고 싶거든요. 

꿈은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인생의 북극성을 그리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목적지를 잃지 않게 해주죠. 북극성이 있는 사람의 인생은 '항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인생은 그저 표류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인생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인생의 북극성을 향해서 나아가라고 하는 것이 요즘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다독왕’으로 유명한 이사장님께서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왜 책을 많이 읽도록 하셨는지, 그때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아버지는 시골 교회 목사였어요. 목사들에게도 읽기는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 제 기억에 아버지는 항상 책을 읽고 있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책을 읽고 계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봤고, 잠들기 전에도 책 읽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정도였으니 종일 책을 읽고 계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이런 책 사랑 때문에 어머니와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그리 넉넉한 살림이 아니었는데 돈이 있으면 무조건 책만 사기 바쁜 아버지를 보며 어머니가 속상해 하기도 했구요. 어쨌든 그런 아버지의 책 사랑 덕분에 집안 곳곳에 책장이 가득했고 책장마다 빼곡하게 책들이 들어서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책과 함께 살았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들어가면서 그때부터 아버지는 저에게 책 읽기를 시켰어요. 회초리까지 들면서 책 읽기를 강조했었죠. 그때는 저도 반항과 원망을 많이 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서 읽었던 책들이 소중한 유산이 됐어요. 읽기가 습관이 된 계기도 거기에 있고, 또 그 시절 읽었던 책들이 아침편지의 밑바탕이 됐구요. 지금 제가 몸담고 있는 ‘아침편지문화재단’이 생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책에 있었답니다. 
 



요즘은 글쓰기와 화술에 학생들부터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책을 쓰고, 강연도 하기 때문에 이사장님은 이런 분야에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준비해야 이런 실력들을 키울 수 있을까요?


솔직히 글을 쓰는 재주나 화술은 타고 나는 것이 있죠. 어려서부터 잘 하도록 타고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옛날에는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쓴다고 하는 사람들은 흔히 아름답게 꾸미는 글과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속사포처럼 끊임없이 말을 한다고, 미사여구를 많이 써서 아름답게 글을 꾸민다고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쓴다고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런 말과 글들은 머리를 쥐어짜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도 금방 질리고, 흥미를 쉽게 잃게 된답니다. 좋은 말은 그 사람의 삶이 나타나는 진솔한 말이어야 해요. 그 사람의 땀, 눈물, 진정성이 녹아있어야 하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우선 잘 살아야 해요. 잘 산다는 말이 좋은 것을 먹고, 무언가를 성취하고 그러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는 시련이나 고통, 고난을 잘 극복하는 거죠. 저는 그것이 잘 사는 거라 생각해요. 살면서 시련이나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요?

인생을 살면서 겪었던 그런 시련과 고통을 극복한 이야기를 승화시켜 쓰는 글이 좋은 글이고, 그 체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말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좋은 글을 쓰려면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동적이고 도전적이며 고생을 사서 하는 삶도 좋습니다. 큰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룬 사람들은 하나같이 고생을 사서 했잖아요. 

편안하고 순탄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채찍질이 필요하답니다. 봉사나 여행처럼 타인과 나를 위한 경험을 많이 쌓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경험도 어떤 경험이냐가 중요해요. 무조건 경험을 많이 하라는 것이 아니죠.

나만을 위한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 진솔하게, 정직하게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글과 말을 하는 것이 좋은 글쓰기 방법, 화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은 ‘종이신문의 위기’라는 말이 자주 거론될 정도로 신문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명사들은 여전히 종이신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요. 대학신문 <연세춘추>의 편집국장, 중앙일보 기자 등을 거치며 활동했기에 이사장님도 그 중요성에 대해 잘 알 것 같은데요. 왜 신문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매체인 걸까요?


종이신문의 위기라는 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위기가 왔죠. IT시대, 인터넷 시대에 앞으로 얼마나 더 새로운 언론이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신문은 절대 사라지면 안돼요. 신문은 책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책은 절대 소멸되지 않듯 신문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책을 통해 보는 것과 인터넷을 통해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죠. 책을 넘기는 가운데 느끼는 정서와 감정을 신문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그날 세상을 다 볼 수 있다고 해도 거짓말이 아니에요. 

하지만 인터넷은 어떻습니까. 자기가 직접 찾고 싶은 정보만 찾고 경우에 따라 알아야 하는 정보를 놓치기도 쉽죠. 오로지 자기의 선호도에 따라 읽고 보기만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 인터넷이에요.

그래서 저는 어떤 직업을 갖고,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정서의 양식, 고갈되지 않는 생각, 새로운 발상이 나올 수 있어요. 특히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는 사람일수록 신문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을 알아야 사람 앞에 설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사실 종이신문의 위기라고 하지만 진정한 위기는 종이신문의 위기가 아니라 신문의 내용들이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대적 흐름의 위기가 있고, 종사자들이 쓰는 내용에 따른 위기가 있는데 만약 신문의 내용이 신뢰를 잃으면 그것은 시대가 주는 위기보다 더 큰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들이 ‘이 책 정말 좋은 내용이구나, 뿌듯하다’ 이렇게 느껴야 하듯이 신문도 마찬가지에요. 읽고 나서 보람을 느끼도록 만들어야죠. 

사람 사는 이야기가 모두 담긴 신문은 솔직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우리들도 신문을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신문은 다른 무엇보다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매체니까 중요한 거예요.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본인의 저서를 통해 행복, 꿈, 희망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쓰셨는데요. 책을 통해 말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짧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행복에 대해 말할 때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행복은 자기 손 안에, 발 앞에 있다고 전합니다. 정말이에요. 먼 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불행의 시작입니다. 자신의 처지에 의문을 품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불행하다고 생각해요.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과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거기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 행복의 시작입니다. 

살아가면서 조건과 환경이 좋아지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하죠. 진짜 행복은 그 때마다 자기 생각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실패와 좌절에 빠져도 이 불행이 내 삶의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라는 마음이 행복을 부른답니다. 

행복은 주변에 이미 존재하고 있어요. 자기가 하는 일 자체에서 기쁨과 보람을 얻는 것이야 말로 진짜 행복이랍니다. 사실 행복은 거창하게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먹기에 따라 나타나는 것입니다. 


 



주변에 행복을 전파하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담아 메일로 보내고 있는 고도원 이사장은 앞으로 전세계인이 볼 수 있도록 영어로 된 아침편지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지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했던 아침편지가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에 희망을 전달하는 의미있는 메신저가 될 것 같은데요. 기분 좋은 행복 바이러스가 아침편지를 통해 앞으로도 더욱 많이 퍼지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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