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온라인 뉴스 생태계를 바꿀 수 있을까?

2016. 1. 26.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즘 온라인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는 페이스북입니다.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 (instant articles) 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국내 업체와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페이스북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언론사에 한 해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페이스북 내에서 뉴스를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뉴스를 볼 수 있으며, 언론사는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을 나눠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미지 출처 - 스포츠동아)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온라인 뉴스 환경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포털 중심의 온라인 환경에서 페이스북이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건전한 뉴스보다는 자극적인 글과 성(性)적인 글을 전면에 노출해 쓰레기 데이터 생산에 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선정해 메인에 노출하는 글은 우리 사회에 뜨거운 관심을 받아 우리의 생각과 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 어둠을 밝히는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 선정적 흥미 위주의 글이 많아 사회적 피해가 큽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언론으로 인정받는 것까지도 경계하고 있습니다. 각종 규제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회를 타락시키고 네티즌들에게는 악플을 유도해 가며 돈을 벌고 있다고 표현하면 지나칠 표현일까요? 포털의 선정성은 가속화 되고 있으며 공익성은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네이버를 대체할 새로운 뉴스 플랫폼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요구가 우리 사회 기저에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페이스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의 전략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성공 여부는 쉽게 단정할 수 없지만, 주목할 점은 페이스북이 과거 그들이 성공했던 전략을 공식처럼 그대로 재현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이 선호하는 전략은 1위에게만 한정적으로 공개하길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인스턴트 아티클 제휴를 맺은 신문사는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버즈피드, NBC, 애틀랜틱(이상 미국), 영국 가디언, BBC방송(이상 영국), 슈피겔, 빌트(이상 독일) 등 9개 언론사였습니다. 모두 세계적 언론사입니다. 한꺼번에 여러 업체 혹은 더 나아가 플랫폼을 공개해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나 페이스북은 언제나 1위를 공략해 1위를 부러워하는 사람과 대상을 끌어당기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미지 출처 - 글로벌비즈)

페이스북은 초기에 명문대를 기반으로한 고급 이미지 구축으로 성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은 2004년 오픈되었는데 초기에는 하버드 대학교 교내 커뮤니티로 하버드 대학생이 아니면 가입조차 할 수 없던 사이트였습니다. 창업자가 하버드 대학교 재학 시절 친구들과 교류 차원에서 만든 사이트이기 때문입니다. 추후, 인기를 끌자 또 다른 명문대학교인 스탠포드 대학교, 콜럼비아 대학교, 예일 대학교, MIT, 보스턴 대학교 학생들도 가입할 수 있게 점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 하였습니다. 그 후 일부 고등학생들에게도 오픈 후 2006년 9월 모든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명문대를 중심으로 성장했기에 특히 청소년층과 20대 초반 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7년 2월에 17세에서 25세 남자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사이트를 물었을 때 56%가 페이스북이 가장 좋다고 응답했다는 결과가 있을 정도로 청소년층과 20대 초반의 인기를 얻기 시작해 1위 사이트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인스턴트 아티클이 1위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고급 이미지를 구축해 확대해 가는 전략이 과거 그들이 성공했던 전략과 닮아 있습니다.

 

공개 후 시장의 흐름을 보고 자신들이 직접 진출하는 방식도 닮아 있습니다. 과거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유튜브는 동영상 시장에서 후발주자였습니다. 국내 1세대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보다도 출시가 늦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가 다른 동영상 커뮤니티와 달랐던 이유는 플래시로 동영상을 인코딩하여 기존 동영상 커뮤니티에서 제공했던 WMV에 비해 타 사이트로 퍼가기가 편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의 초기 동영상 플레이의 70% 가 페이스북 같은 SNS 사이트에서 재생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초기에 동영상 첨부 기능을 제공하지 않다가 유튜브가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수없이 재생되는 것을 보고 동영상을 첨부할 수 있게 서비스를 개선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동영상은 유튜브를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내에서 개인이나 언론사가 자유롭게 기사를 유통하게 해 시장을 크게 만든 다음에 그들이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이번에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동아일보)


하지만, 페이스북이 충분히 해볼만한 시장환경, 그리고 그들이 성공했던 성공 공식을 답습한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들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인스턴트 아티클’에 가중치를 주냐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내가 쓴 글을 친구가 모두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억지로 찾아 읽지 않은 한 친구의 홈 (뉴스피드)에 나타나야 읽을 수 있습니다. 친구의 홈에 모든 글이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은 ‘엣지랭크’라는 기술을 통해 노출할 가치가 있는 글만 친구의 홈에 노출해 줍니다. 친밀도, 가중치, 시의성 등 다양한 정보를 참고해 글마다 점수를 매기고 일정 점수가 넘은 글만을 친구의 홈에 노출합니다. 페이스북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한 적은 없지만 ‘인스턴트 아티클’에 가중치를 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유통되는 뉴스 콘텐츠의 양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인데, 페이스북이 공식적으로 ‘인스턴트 아티클’에 대해서 가중치를 주고 유통을 더 많이 시키는 전략을 사용한다면 포털 중심의 뉴스 생태계에서 페이스북 중심의 생태계로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원할 수밖에 없는 선정적 포털 뉴스 환경에서 페이스북은 그들이 성공했던 전략을 이용해 다시 성공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 세상의 모습을 바꿔 놓는 태풍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인스턴트 아티클’에 가중치를 주는 방법으로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