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한 번에 정리하기

2016. 7. 20. 18: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장선화 서울경제신문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Ph.D)


[요약] 지난달 23일 영국의 EU 잔류 및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결과는 '탈퇴'였습니다. 사실, 영국의 EU 탈퇴 논쟁은 꽤 오래전부터 주장되어 온 사항이었습니다. 브렉시트의 과정과 찬성파와 반대파의 입장을 정리해드립니다.


201662322(영국 런던 현지 시간).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영국의 국민투표가 마감됐다. 세계의 시선은 영국에 집중됐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예상을 뒤엎고 EU '탈퇴(51.9%)''잔류(48.1%)'3.8%p 앞서는 이변이 속출됐다. 투표율은 72.2%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세계의 금융은 요동을 쳤고 하나의(united)유럽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각주:1]20131EU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목소리를 본격화 한 캐머론 총리는 예상 밖의 투표결과에 책임을 지고 그날 사퇴했다. 그의 임기는 2020년까지 예정이 돼 있었다.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나이젤 페라지 영국독립당 대표 역시 예상치 못한 결과에 사퇴했다. 탈퇴를 이끌었던 진영은 정작 자신이 원하는 투표결과가 나온 후 별다른 계획은 없다며 꼬리를 내리고 있다.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영국의 EU탈퇴, , 브렉시트(BREXIT, British+EXIT)는 과연 단행될까. 왜 투표결과 브렉시트를 원하는 사람이 더 많았던 것일까그간에 EU에선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간략하게 알아보고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의 주장은 각각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 EU의 설립과 현황

EU 설립의 연원은 2차세계대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윈스턴 처칠은 1946년 9월 19일 스위츠 취리히 대학에서 '하나된 유럽(United States of Europe)'을 주창하는 연설을 했다.[각주:2] 1,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된 유럽을 봉합하고 세계문화의 리더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유럽 땅에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게 처칠의 주장이었다처칠의 연설을 계기로 1950년 5월 9일 석탄 및 철광석 채굴을 위한 프랑스-독일(당시 서독)간의 공동사무소 설치에 대한 계획이 공론화하면서 한해 뒤인 1951년 4월 18일 프랑스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델란드룩셈부르크 등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체결했다. EU의 전신이다. EU가 설립된 것은 그로부터 6년뒤인 1957년 ECSC 6개 국가가 초대 회원국이었으며영국은 1973년 가입했다. 2013년 현재 크로아티아가 가입하면서 EU 회원국은 총 28개국이 됐다.


1,2차 세계대전은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투기,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가 개발돼 이를 처음 적용한 전쟁으로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의 피해가 가장 컸으며 처참했다. 이에 처칠은 유럽에 평화와 공존을 위해서는 국제연합과 유사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영국은 당시 수상인 처칠이 주창한 EU를 가장 먼저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격이다.



#영국 내 EU의 잔류파와 탈퇴파는 누구인가. 그리고 누가 이를 지지하고 있는가 


EU의 탈퇴는 크게 두 개 그룹이 이끌고 있는데 보수연합당(Conservative and Unionist Party, 이하 보수당)내 소수파인 유럽연합 회의론자(Eurosceptics)와 우익 [각주:3]포퓰리스트로 불리는 영국독립당(UK Independence Party)이다. EU의 잔류는 영국의 여당인 보수당 주류파와 제 1야당인 노동당(Labour Party)이다.

 

▲ 브렉시트 찬반 현황


EU는 다양한 국가로 구성된 유럽을 단일한 시장으로 묶고 인적, 물적, 자금의 교류를 원활하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EU의 회원국이 15개로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해 왔다. 문제는 2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국가 간의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고 이슬람국가 및 아프리카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이들에 대한 반감이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었다. 게다가 최근 시리아 내전으로 해협을 사이에 둔 유럽으로 난민들이 쏟아져들어 오면서 쌓여있던 불만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탈퇴와 잔류로 나눠진 정계는 다섯가지 카테고리를 두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다.

 

잔류파는 EU내에서 관세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해 영국의 EU수출 위축이 우려된다는 점을 내 세웠다. 탈퇴측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미국 등 수출대상을 다변화 할 수 있다고 맞섰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팩트체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WTO[각주:4]의 규정에 따르게 된다.[각주:5]


EU예산에 대한 의견도 달랐다. 잔류파는 1가구 평균 연간 340파운드를 부담하지만 10배에 가까운 경제적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탈퇴파는 매년 EU 분담금을 내지 않는다면 교육과 연구개발, 신산업육성 등에 추가지원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규제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잔류파는 EU내 국가별로 상황이 달라 규제를 단일화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는가 하면 탈퇴파는 EU를 탈퇴하면 노동법, 보건, 안전 등에 영국적인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서적으로 가장 심각한 부분은 이민자에 대한 논리다. 잔류파는 EU를 탈퇴한다고 해서 이민자가 더 이상 유입되지 않는것은 아니다고 주장하는 반면, 탈퇴파는 이민자 유입을 시스템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브렉시트 찬반진영의 주장



EU회원국가의 규제는 안전, 환경, 자원 등에 깐깐한 제도를 마련해 두고 관련 사업체나 생산자가 이를 지켜야하니 탈퇴파는 영국 산업이 EU의 동일한 규제로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을 한다. 이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유럽에서는 물론 전 세계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게 된다. 결국 영국 제조산업의 몰락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애꿎은 EU에 한풀이를 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민문제는 또 어떤가. 유럽연합 가입국가 내에서는 이동과 거주가 자유로우니 일자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가 쉽다. , 사람구하기 어려운 나라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이주를 하게 되면서 공존을 해 왔지만, 영국은 상대적으로 인구증가율이 높아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태였다. 영국의 일자리를 이민자들이 빼앗아간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실제 이민법은 각 나라의 사정에 따라 정해져있어서 유럽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은 EU의 이민법이 아닌 해당 국가의 이민법에 따라 받아들여진 사람들로 EU는 회원국의 이민정책에 개입하거나 저지할 권한이 없다.


정서적인 요인으로 가장 심각한 것은 난민문제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 등 EU수뇌부가 시리아, 보스니아 등 내전이 터진 유럽국가의 난민들을 받아들이면서 회원국에게 난민을 나눠서 맡자는 난민할당제를 도입한 것이다. 여기에 영국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유럽의 대표국가이자 한때 해가 지지 않는대영제국의 위상으로 식민지를 거느렸던 영국이 재정적, 정치적으로 EU를 좌지우지하는 독일의 정책에 불만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난민은 자국이 안정되면 돌아가지만, 상당수는 소득수준이 높은 유럽에 정착하기를 원한다.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은 난민이 달갑지 않은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은 난민할당제를 도입하겠다니 EU가 더 [각주:6]마뜩잖은 것이다.

 


#그렇다면 탈퇴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탈퇴지지파의 이번 투표승리가 브렉시트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영국이 EU에 탈퇴를 요청하면, 관련 법조항을 논의하게 되는데 영국과 EU회원국은 해당 조항에 대해 각각 승인을 해야 한다. 2년간 이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탈퇴를 요청한 시점에서 승인여부와 상관없이 영국은 EU를 탈퇴하게 된다. 단 유럽이사회가 만장일치로 2년 연장을 결정할 수 있다




[각주:7]잔류파의 말말말

데이비드 캐머론 전 영국총리

 영국 정치에서 유럽연합과 관련된 질문들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다시 집권한다면, 2017년 안에 브렉시트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하겠다. - 2013 1월 공약 발표

 

만약 영국이 EU를 떠난다면영국 경제는 위험에 처할 것이다우리의 일자리와 가족아이들의 미래 모두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며절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6 21일 전국 생중계 방송 연설에서

 

영국이 EU에 남아야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영국은 어려울 때 도망가지 않고 남아서 싸우는 나라다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 함께(together)’우리나라와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협력이 필요하지 않은 과제는 없다.” - 2016 6 22일 마지막 유세에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

영국은 유럽연합 안에서 더 나은 위치를 확보 할 수 있습니다유럽연합과 함께 하는 것이 우리 노동당이 추구하는 직장노동자의 권리경제우리의 국가의료제도 등을 위해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이번 국민투표는 우리 세대 중 가장 큰 선택이 될 것입니다우리가 브렉시트를 선택하면 우리의 직장노동자의 권리경제국가의료제도 등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 2016 6 15일 당원 등에게 보낸 유럽연합 잔류 호소 이메일에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보수당)

“EU 탈퇴 시 장기적으로 300억파운드(약 50조원)의 재정누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재정연구소(IFS)의 연구결과가 있다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세금인상과 복지축소 방안의 비상예산을 편성하겠다브렉시트가 국민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를 표현한다면 자신들이 스스로 선택한 긴축이다.” - 2016 6 15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탈퇴파의 말말말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보수당) 

상당한 심적 고통 끝에 (탈퇴 지지 외에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이는 국민의 재산을 지키고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더 나은 합의를 바라기 때문이다.” - 2016 2 21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캠페인에 가세하겠다고 밝히면서 언론 인터뷰

 

처칠의 비전은 영국이 유럽 대륙에서 탄생할 초국가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었다그는 (유럽 국가들의결혼은 지지하지만 영국은 그 결혼에 참여하지 않는 존재로 봤다.” - 2016 5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영어를 잘 말하고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민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 2016 6 1 ‘EU를 탈퇴한 영국이 추진할 이민정책을 발표하면서

 

목요일(23)은 영국이 독립하는 날 - 2016 6 21 BBC방송이 마련한 대토론장에서


마이클 고브 법무부 장관(보수당)

 “EU를 떠나면 우리는 경제적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고 EU 분담금도 국내 예산에 사용할 수 있다민주주의에 대한 통제를 되찾는다는 우리의 강력한 주장이 유권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6 24일 언론 인터뷰

 

나이젤 페라지 영국독립당 대표

영국이 위대한 국가로 돌아가게 됐다우리는 정직과 품위를 앞세워 다국가주의거대한 정치세력과 상업은행부정부패거짓말과 싸워 승리했다. 6월 23일은 영국의 독립기념일이다. -6 23일 언론인터뷰




  1.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다시 집권할 시 2017년 안에 브렉시트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움 [본문으로]
  2. Mr Winston Churchill speaking in Zurich 19th September 1946(http://www.churchill-society-london.org.uk/astonish.html), The Churchill Society, London [본문으로]
  3. 포퓰리즘을 주장하는 자들로 대중적인 인기,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일반 대중을 호도하여 지지도를 이끌어내고 권력을 유지 또는 쟁취하려는 정치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들 [본문으로]
  4. WTO(World Trade Organization) : 세계무역기구. [본문으로]
  5. BBC NEWS, EU REFERENDUM. Reality Check: Have Leave campaiggners changed their tune? http://www.bbc.com/news/uk-politics-eu-referendum-36641390 [본문으로]
  6. 마음에 들 만하지 아니하다. [본문으로]
  7. 김종일,이윤정 기자, 2016.7.14 [브렉시트2016] 브렉시트 주요인물 말말말, 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6/24/2016062401078.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