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작가가 말하는 종이신문의 미래

2011. 9. 15. 13:0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아직까진 지각변동이 일어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멀지 않은 장래, 언젠가는 필히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겠죠.

한마디로 요약하면 종이 신문이 없어지는 시대를 말합니다. 신문뿐이 아닙니다. 잡지, 소설, 일반 단행본류 같이 종이로 만든 일체의 것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시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런 시대는 올까요? 현재 가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IT의 파급효과를 보면 그런 시대는 온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예로, 우선 일차적으로 몇 년 뒤에는 학교 교과서가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죠.

학생들이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다니기 보다는 아예 교과서 전부를 컴퓨터에 입력해놓고 책상 위에서 하나하나 클릭해서 본다는 얘기입니다. 가능한 이야기이며 또한 대단한 변혁이겠죠.

앞에서 언급했듯이 IT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청소년층과 젊은 층에서는 종이신문보다 인터넷신문을 보는 게 더 편하다고 해요. 사회 돌아가는 뉴스는 말할 것도 없지만 심지어 소설도 만화도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합니다.

시대가 급속도로 변하는 것에 따라 필자 역시 이젠 거의 습관처럼 된 버릇이 하나 생겼습니다. 가까이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물어보는 게 하나 있어요. 젊은이, 나이 많은 이를 가리지 않고 불쑥 물어봅니다. 그 중에는 제가 신문사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친구들도 더러는 있습니다.


“집에서 신문 구독하고 있어요?”
“보다가 끊어버렸는데요”
“.... 왜요?”
“TV, 인터넷에서 다 볼 수 있잖아요?”



그렇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기가 탁 막혔습니다. 도대체가 어떻게 이들을 설득해야 할지 캄캄하기만 했었죠. 학문을 배울 만치 배운 친구들이며, 인터넷과 종이 신문과의 차이를 잘 아는 그들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학교 동아리나 친목 서클을 통해서 소위 경제, 정치를 토론하는 젊은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이 단 몇 초의 지체도 없이 바로 즉답을 할 때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죠.

“내 말 좀 잠깐 들어봐요. 아침에 일어나서 TV뉴스를 보는 것도 좋아요. 또한 인터넷으로 보고 싶은 뉴스들만 골라서 보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종이 신문은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하더라도 종이로 인쇄되었다는 매력이 있어요. 그 매력이란 바로, 읽다가 곁에 놔두었다가 다시 금방 집어서 펴 볼 수 있는 장점이에요. 인터넷신문은 볼 때마다 컴퓨터를 부팅시켜서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지요. 그리고 전체를 한눈에 다 펴볼 수가 없는 불편이 따르잖아요.
종이를 한 장 한 장 차분히 넘기면서 사회전반에 걸친 화제거리들을 두루두루 들춰보는 맛도 괜찮고, 더구나 신문의 뒷부분에 있는 명사들의 칼럼이나 정치 정담, 사설 같은 것들을 읽으면 자신의 지식과 사고도 넓힐 수 있을뿐더러 주요 관공서나 유명회사의 인사동정도 볼 수 있고, 누가 세상을 떠났는지의 부고소식도 알 수 있고, 심지어는 좋아하는 스포츠의 해설도 자세하게 읽을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잖아요. 이런 것들이 바로 종이신문만의 매력인데 그것을 외면하다니 이제부터라도 다시 신문을 구독해서 보는 게 좋을 듯 싶은데... “

저는 마치 신문보급소의 보급 사원처럼 그렇게 통사정을 하고 다닙니다.

외국의 어느 저널리스트가 예측한 말이 문득 생각납니다.
“IT산업이 발달할수록 오프라인의 종이산업들은 그 어느 날엔가 소리없이 사라져 갈 것이다. 관공서의 문서, 학교의 교과서, 잡지, 소설 같은 단행본 등등의 종이로 만들어진 문명의 이기들이 아마도 그 첫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은 없어지더라도 종이 신문만은 최후로 남아 그 생명을 끊임없이 이어갈 것이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종이신문마저 없어질 날이 기어이 오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나가는 IT산업계를 보고 있노라면 그 저널리스트의 예측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생존하는 시대까지는 종이 신문이 건재하리라 생각됩니다.

당장은 아이패드나 겔럭시탭, 스마트폰 등으로 넘기는 전자신문보다는 일단은 종이신문이 더 읽기 편하고 쉽게 다가설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새삼 오늘 아침 배달된 종이신문에서 나는 잉크냄새가 참 좋아지는 것은 웬일일까요?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