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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독서


[요약]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전 국민 책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매달 10종씩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 발표하고 있습니다. 9월의 추천 도서를 소개합니다.

 

#김명철 <여행의 심리학>

 

이 책은 여행하는 심리학자이자 심리를 연구하는 여행가인 저자가 심리학 이론과 자신의 풍부한 체험을 바탕으로 최고의 여행을 위한 조건과 기술에 대해 안내하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접근과 회피라는 심리적 동기 사이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서 여행의 효과를 긍정적 정서, 삶의 만족, 관계 향상, 정서지능, 문화지능, 자아 발견으로 설명합니다.

 

저자는 또한 여행자의 심리적 상태를 망치는 세 가지 요소로 분노, 공포, 혐오를 제시하고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로 날씨, 음식, 풍경, 숙소, 여행 친구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여행자 자신의 성격, 취향, 가치뿐 아니라 여행 자체의 요소를 분석하고 이에 맞게 어떤 여행을 할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분석에 더해 이 책이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이 책에서 말하는 여행의 기술이 탁상공론이 아니라 철저하게 체험에 바탕하고 있고 구체적인 예를 통해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추천위원 : 이진남(강원대 철학과 교수)




#울리히 슈나벨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고도성장기의 최대덕목은 근면·성실이었습니다. 열심히 내달리면 그걸로 족했습니다. 운까지 붙으면 성공신화에도 쉽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100m 결승전처럼 모세혈관의 작은 에너지마저 한껏 뽑아내 전력질주하자는 분위기가 압도했었습니다. 넘어져도 초인적 극복기제가 당연시됐습니다. 2016년 대한민국은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더는 아닙니다. 성장은 멈췄고 활력은 줄었습니다. 뛰어본들 손에 쥘 게 별로입니다. 회사도 사회도 패러다임 전환의 거대장벽 앞에서 방황 중입니다. 제한된 자본·노동으로 부가가치를 더 키워야함에도 속 시원한 해법은 없습니다. 생산성을 높여야하는 만큼 피로감만 누적됩니다. 대체 가능한 방향은 혁신적 사고와 창조적 수단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없는 길을 만들어야 할 운명입니다.

 

책은 휴식을 대안으로 내놓습니다. 혁신과 창조가 근면과 성실로 담보되지 않듯 내려놓고 쉴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말합니다. 비워야 담아내듯 일하지 않을 때 더 큰 성과가 나온다는 도발적 문제제기입니다. 멍 때리기가 기억력과 학습동기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보건대 낭설은 아닌 듯합니다. 더구나 저자는 과학전문기자로 책을 관통하는 다양한 논리근거를 반복합니다. 현명한 포기가 의외의 선물을 안겨주기에 시간에 쫓길수록 맘 놓고 쉬라 제안합니다. 책에 따르면 낮잠도 명상도 산책도 좋습니다. 아이작 뉴턴도 존 레넌도 쉴 때 성과를 냈습니다. 휴식은 낭비가 아닙니다. 꼭 필요한 것에 주목하고 집중하는 마음가짐이자 생각방법입니다. 속도지향적인 정보홍수는 함정입니다. 인생사 본질은 결코 바쁨에서 찾아질 수 없습니다. 자칫 놓치는 것만 늘어납니다. 휴식이 나를 찾아준다면 쉬지 않을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추천위원 : 전영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서지원 글·심윤정 그림 <어느날 갑자기>

 

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속담이나 관용구는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은 좀 예외적입니다. 놀고 있는 개가 부럽다는 뜻으로, 일이 분주하거나 고생스러울 때 넋두리로 하는 말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현지는 남을 이기는 법만 배운 아이입니다. 전학을 온 민석이 때문에 1등에서 밀려나자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 밀키가 부럽기만 합니다. 학원에 갈 필요도 없고, 집에서 온종일 놀고, 먹고, 빈둥거리기만 하는 밀키가 현지의 눈에는 개 팔자가 상팔자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현지는 학급 아이들의 소망을 적는 소망 나무에 개가 되고 싶어요.’라고 적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자신이 정말 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편 현지네 가족이 키우는 반려견 밀키는 보통 개가 아니라 한글을 읽을 줄 아는 개입니다. 그래서 현지의 비밀 일기장도 몰래 읽고 현지의 고민도 이해합니다. 이 밀키가 어느 날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개껌을 씹었더니 정말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과 개가 서로 뒤바뀐 가운데, 개로 변한 현지는 혼자서 1등을 할 것이 아니라 다 같이 1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웁니다. 또한 사람으로 변한 밀키를 통해 한 끼의 식사,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 친구와의 우정 등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것이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태도임을 깨닫게 합니다.

 

반려 동물천만 시대라고 합니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정서적 외로움의 무게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통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개를 부러워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그냥 철이 없다고 웃어넘길 일이 아닙니다. 남을 이겨야 한다는 경쟁의 논리를 넘어 협력하고 배려하는 삶의 소중함을 배우게 해야 합니다.

 

-추천위원 :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국어교사)




[활용 자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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