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지로 말하다

2016. 9. 28. 11: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약] 최근 애플의 iOS 업데이트에 성별 및 인종이 다양한 '이모지'가 추가되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족친구연인과 대화할 때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이모지는 이제 새로운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이모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옥스퍼드사전 편찬위원회는 매년 연말, 그 해의 단어를 선정해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를 발표합니다. 옥스퍼드가 2015년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이모지(Emoji)가 선정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모티콘과 혼용되며, 다양한 표정과 사물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의미를 쉽게 전달할 때 쓰입니다.

 

 

#이모지의 탄생

 

이모지는 일본 통신회사 NTT도코모의 개발자 구리타 시게타가 개발했습니다. 당시 구리타는 휴대전화에서 사용하는 문자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싶어 176개의 기호를 그림으로 만들어, ‘이모지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일본어로 그림을 뜻하는 ’()와 문자라는 뜻의 모지’(文字)라는 한자어를 조합한 것으로, ‘그림글자’(pictograph)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NTT도코모가 개발한 이모지(emoji)

 

국내에서는 이모지보다는 이모티콘이라는 명칭이 더 친근합니다. 하지만 이모티콘이모지는 다릅니다. ‘이모티콘은 기호나 문자를 조합한 텍스트 영역에 속하지만 이모지는 사물, 시설 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상징적인 그림으로 나타내는 일종의 그림문자인 픽토그램을 뜻합니다.

 

일본에서 시작된 이모지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애플이 개발한 운영체제 iOS와 구글, 삼성 등의 스마트 기기에 도입되었고, 진화를 거듭해 세계인의 소통공간으로 자리 잡은 페이스북과 한국을 점령한 카카오톡, 일본을 점령한 라인을 통해 점차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모지


지난해 8월 13일 미국 대권주자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학자금 대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은 뒤 “세 개 이하 이모지로 답해주세요.”라고 덧붙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 핀란드 정부에서는 지난해 11월 국가 이미지를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핀란드의 상징인 사우나, 노키아 휴대전화, 헤드뱅어(록음악에 심취한 사람) 등 세 종류였습니다.


이모지의 인기는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사전 편찬위원회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가 올해의 단어로 단어가 아닌 이모지를 선정한 건 2006년 미국 시사지 타임올해의 인물당신(YOU)’[각주:1]을 선정한 것만큼이나 신선하고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옥스퍼드에서는 이모지의 사회적 의미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캐스퍼 그래스워홀 편찬위 회장은 당시 올해의 단어선정 이유를 밝히며 강렬한 시각 효과와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21세기 사회에서 알파벳 같은 기존 문자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이모지 같은 그림문자가 영상과 문자의 틈을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옥스퍼드가 선정한 2015 올해의 단어 이모지

 

 

#애플, 이모지에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담다

 

애플은 1(미국시각) "올가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은 iOS10에 새롭게 적용된 이모지를 쓸 수 있다""현재 출시된 이모지에 성별 선택권이 다양해졌으며 편부모 가정,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레인보우 깃발 등이 추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규 이모지를 통해 다양한 가족 구성 조합 등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담은 것입니다.



애플은 기존 남성 또는 표면적으로 성별이 없는 그림이 제공되었던 모든 스포츠와 직업에 성별 이모지를 추가했습니다. 이제 머리를 짧게 깎은 야구 선수와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에 약간의 가슴을 표현한 야구선수가 있습니다. 또한, 신규 추가된 가족형태의 이모지에는 엄마 혹은 아빠만 있는 한부모 가족과 아이 한 명 또는 두 명을 성별에 따라 조합할 수 있습니다.

 

▲iOS 10에 업데이트 된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이모지

 

 

때로는 글자보다 감정을 더욱 쉽게 전달하는 이모지. 여러분은 어떤 이모지를 가장 자주 사용하시나요?

 


 

 



  1. ‘타임’은 사용자제작콘텐츠(UCC)와 개인미디어의 급성장을 조명하며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택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