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북오프? 종각역 알라딘중고서점 가보니

2011. 9. 28. 09:1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도 서점에서 책 한 권 살 때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최근 종잇값이 올라 도서구입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런 만큼 큰 맘 먹고 산 책이 얼마나 좋은 책일지 확신하기도 어려운데요.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헌책방을 찾기도 하지만, 요즘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죠.

이렇게 헌책방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즘, 대형서점 부럽지 않은 헌책방이 하나 생겼다고 합니다. 그곳은 바로 서울의 종로2가에 위치한 ‘알라딘중고서점’인데요.

중고책을 파는 헌책방이라도 새책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깨끗한 책들이 많아서 놀랄지도 모른답니다.^^
지나가며 호기심에 들렀다가 부담 없는 가격과 다양한 책을 보고 쉽게 발을 뗄 수 없는 곳.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그런 중고서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인터넷 중고서점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인터넷 서점으로 유명한 알라딘에서 운영하고 있는 ‘알라딘중고서점’은 인터넷 중고샵에 등록된 책들을 오프라인으로 옮겨놓은 곳이라고 해요. 무엇보다 깔끔한 외관과 분위기 덕분에 이곳이 과연 중고서점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헌책방’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9월 11일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종각역 부근 종로2가의 대로변에 문을 연 이곳은 원래 나이트클럽이었다고 합니다. 유흥의 장소가 이렇게 서점으로 탈바꿈했다는 이유로 특별히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대로변 한가운데 주황색으로 칠한 입구, 그리고 통로마다 그려진 유명작가들의 초상은 한번쯤은 뒤돌아볼 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기도 한데요. 

밖에서 보면 실내가 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들어가보면 넓은 매장크기에 놀랄지도 모릅니다. 좋은 책을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서인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흔히 중고서점이라고 하면 분류되지 않은 책들이 쌓여있고, 어지럽혀진 책들 사이에서 읽고 싶은 책을 어렵게 찾는 모습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곳은 일반 서점과 마찬가지로 책들이 종류별로 분류가 되어있고, 신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책들 또한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 ‘알라딘중고서점’의 서오현 점장은 이렇게 깨끗하고 다양한 책들이 비치될 수 있는 비결이 “알라딘 인터넷 서점 중고샵에 등록된 헌책들을 직접 구매해서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다 읽고 책장에 쌓아놓은 헌책들을 내놓기 때문에 오래된 책들도 있겠지만, 신간도 많다고 합니다. 




깨끗한 헌책에 놀라고, 착한 가격에 또 한번 놀라고

헌책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있지 않을까요?^^ 깔끔한 내부와 책의 상태를 보면 가격이 크게 저렴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책 뒷면을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착한 가격에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2천원부터 보통 4~5천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는 책들은 출판된 기간과 상태에 따라 많게는 7천원까지 받는데요, 그래도 반값조차 안 되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꾸준하게 하루 3천 권 가량 책이 팔리고, 찾아오는 고객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고 하는데요. 매장 한쪽 구석에서 책 바구니를 꽉 채워가며 읽고 싶은 책들을 고르던 대학생 박일화 씨는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다가 오늘 처음 방문해 봤다는데요. 

바구니 속 5권의 책을 보여주며 “이렇게 사도 3만원이 안 넘어요. 저렴한 가격에 읽고 싶던 책을 마음껏 살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했습니다. 




또, 같은 책이라도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다는데요. 띠지가 없다거나 책 속에 밑줄이 그어져 있는 경우 조금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가격이 싸다고 인기가 없다거나 재미없는 책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이름을 올렸던 책들도 2천원 이하 코너에 비치되어 있을 정도로 양질의 책들도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답니다. 

일반 서점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매장에 찾아온 고객들을 위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고, 기존의 헌책방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도서검색 코너까지 마련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음악CD와 DVD, 어린이도서, 만화책까지 모두 따로 코너가 마련되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답니다. 물론 아주 착한 가격에 말이죠. ^^

매장 곳곳에 숨어있는 위트 넘치는 글들을 찾는 재미도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기 참 좋았답니다. 우리가 추억하는 그런 헌책방의 모습은 아니지만, 더욱 편리하고 쉽게 그리고 부담 없이 좋아하는 책을 살 수 있고, 또 주변에 나눌 수 있는 곳입니다. ^^




이렇게 매장 오픈과 동시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알라딘중고매장은 앞으로 판매 추이에 따라 신촌이나 홍대, 부산 등에 2호점이 개설될 가능성도 있답니다.

아직도 책장에 비치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책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어서 앞으로 더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을텐데요. 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으니 여러분들도 책과 함께 즐거운 휴식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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