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반출 논란, 파헤치기

2016. 11. 25. 11: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약] 지난 18일 구글의 국내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청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발표되었습니다. 정부는 결국 남북이 대치하는 안보 여건에서 안보 위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국방부나 관련 산업계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논란이 있었는데요. 찬성과 반대 각각의 논리부터 향후 전망까지 살펴봅니다.


# 정밀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찬성 vs 반대


구글이 우리 정부에 지도 정밀 데이터 반출을 요청한 것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구글은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규제가 외국계 IT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반출을 거절당했습니다. 이듬해 구글은 SK텔레콤의 데이터를 빌려 쓰는 방식으로 국내에 지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우리 정부와 구글의 줄다리기는 계속되다가 지난 61, 구글은 다시 국토지리정보원에 축척 5,000분의 1 정밀 지도를 해외에 반출하게 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구글의 지도 반출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립니다.


찬성 측은 구글 지도에 익숙한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 위치기반 및 공간정보를 활용한 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고 이는 곧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유리하다는 점, 1,000분의 1 지도 반출 국가도 있다는 점 등을 들며 구글 지도 서비스의 확장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지만 반대 측은 남북 분단 상황에서 안보의 위험이 가중된다는 점, 위성사진에 한국의 보안시설을 삭제해 달라는 요구를 구글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반출 없이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 구글 서비스로 인한 국내 IT 업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이에 맞서고 있습니다.



# 지도 반출 불허 국가도 있다!


구글 지도의 위력에서 벗어난 국가도 있습니다. 중국과 이스라엘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이스라엘 구글 지도는 아무리 확대하려 해도 일정 해상도(25,000분의 1 축척지도 수준) 이상 확대해 볼 수 없습니다지난 1997년 미의회가 통과시킨 국가방위인증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따른 결과인데요. 이 법률 가운데에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자세한(detailed) 위성사진의 수집 및 발표 금지조항이 들어있습니다. 미국기업 구글은 이 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습니다또 지난 국정감사에서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중국과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세계 21개국이 지도 데이터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베이징 올림픽 당시, 15만 축척의 지도가 구글에 제공됐지만 이마저도 폐막 이후 차단한 사실이 입법조사처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 우리나라의 불허 결정에 따른 전망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도 반출을 위해 노력했던 구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까요?


IT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또다시 지도 반출에 도전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실제로 정부의 반출 불허 발표 이후 구글이 내놓은 공식 입장을 살펴보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한국에서도 구글 지도 서비스의 모든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다만 구글이 보안시설 삭제, 한국 내 데이터센터 설치 등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지금까지 보여온 강경한 태도를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입니다또한, 이번 결정으로 미국 정부의 통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의 최병남 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외교부에서 앞으로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통상 관련 입장을 전했다""앞으로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된 구글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및 구글의 세금 문제 등도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