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실리콘밸리 패닉에 빠트리다

2016. 12. 2. 15: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약]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통령 당선되면서 IT업계는 실리콘밸리의 운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주요 인사들은 대부분 힐러리를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성향도 이유가 됐지만, 트럼프의 정책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두 후보의 상반된 IT 정책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동안 주요 IT 기업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었습니다. 그들은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300만 달러,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5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기부액이 약 60배의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그들은 왜 그토록 힐러리의 당선을 바랐던 것일까요?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애플,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IT 기업들은 미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바마의 뒤를 이은 민주당 후보 힐러리는 대선 공약으로 기술 및 혁신에 관한 이니셔티브(Initiative on Technology & Innovation)’라는 보고서를 통해 IT 정책 기조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검열과 관련된 내용도 IT 기업의 관심을 끈 부분입니다. 2012년 일부 의원들이 추진하다가 기업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마된 [각주:1]온라인해적행위금지법(SOPA)에 대해서도 힐러리 클린턴은 대통령이 된다면 SOPA 같은 법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입장은 다릅니다. 우선 트럼프는 현재 [각주:2]실리콘밸리 기업 인재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해외인력 아웃소싱 비자(H-1B)의 축소를 주장해왔습니다. 특히 인터넷이 사이버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으로, 지난 3월 애플과 연방수사국(FBI)이 잠금 해제 문제로 공방을 벌일 때 정부가 암호화된 기기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자국민 고용 확대를 위해서 미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등 미국 IT업계와는 배치되는 내용의 공약들을 내세웠습니다.

 

 

#“떠나느냐, 남느냐실리콘밸리 인재들 기로에 서다

 

지난 119,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실리콘밸리는 우울한 모습입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9일 대선 개표 도중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실리콘밸리가 패닉(공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미국 증시에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트럼프의 당선 확정 후 [각주:3]다우존스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 및 4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알파벳(구글) IT 대표기업 주가는 대선 결과가 발표된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무엇보다 그간 실리콘밸리에서 주요 역할을 해 온 이민자들은 취업이민과 취업비자를 대폭 줄이겠다는 트럼프의 정책 기조에 떠나야 할지 남아야 할지 기로에 선 상황입니다. 자신들의 직업이 앞으로도 유지가 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독립운동인 캘렉시트(Calexit)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내년 1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트럼프 정부는 과연 어떤 정책을 수립하고 미국 IT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가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발견 시 도메인과 IP는 물론 온라인 결제까지 법으로 차단할 수 있게 하는 내용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본문으로]
  2. 미국의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만(灣)을 둘러싼 샌프란시스코반도 초입에 위치하는 샌타클래라 일대의 첨단기술 연구단지 –네이버 두산백과 [본문으로]
  3. 미국의 다우존스(Dow Jones)사가 뉴욕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을 표본으로 하여 시장가격을 평균하여 산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 –네이버 두산백과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