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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 시대,북한의 언론 보도와 미디어 문화 바로 알기

지난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며 우리나라의 언론이 뜨겁게 들끓었고, 국민은 ‘평화의 시대’가 한 발짝 다가왔음을 실감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나가려면 남북에 대한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북한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북한의 언론 보도와 미디어 문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승대 (북한대학원대학교 심연북한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세기의 담판’이라고 하는 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렸다.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섰던 작년의 한반도 운명을 생각하면 대단히 큰 변화였다. 올 3월부터 6월까지 수 차례 열린 한반도 주변국 정상 간 만난 횟수는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구체적으로는 3월 북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2차 북중정상회담 및 한미정상회담, 2차 남북정상회담, 6월 북미정상회담과 3차 북중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약 4개월간의 이러한 만남은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마중물 성격을 갖는다.


북한 체제 이해하기

남한도 언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회담의 전반적인 내용과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하는 한편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회담의 주요 사안을 선별하고 해석하면서 의제를 설정하였다. 향후 후속 협상과 진행 과정에 따라 차기 북미정상 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북미 간의 만남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진전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이 사안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사람이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았다. 올해만큼 북한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기대를 보인 적도 드물 것이다. 이러한 관심과 기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체제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병행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이해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북한에 관련된 문제가 일어나도 사안을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사회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을 파악하는 창은 우리의 언론매체다. 인터넷, 신문, 잡지, TV 등에 북한 관련 소식이 넘쳐난다. 최근에는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의 수도 증가하는 상황이라 우리는 그들의 SNS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북한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몰이해가 발생하는 것은 우리의 시각으로만 북한을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각도로 북한 이슈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기본적인 지식이나 이해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자신의 판단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한다거나 자신이 알고 싶은 만큼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다. 결국, 북한에 관한 정보의 상당 부분은 언론 보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자못 언론의 영향력은 크다.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이 전면 이행되면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남북한에 대한 상호 이해가 선행된다북관계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북한 체제를 이해하는 하나의 사례로 지난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신문 보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의 보도 내용이 우리 언론에서 많이 다루어지기는 하지만 대부분 단순 인용에 그치거나 충분한 설명 없이 독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편견과 몰이해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보도는 체제의 특성에 기반을 둔다. 따라서 체제의 특성을 알면 북한의 전반적인 미디어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 북한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나

북한의 체제와 미디어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다룰 자료는 『로동신문』이다. 『로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공식 기관지이며, 로동신문사에서 제작하는 일간신문이다. 통상 6면으로 발행되는데, 조선로동당 7차 대회를 보도한 2016년 5월 8일과 5월 9일에는 각각 24면, 12면으로 확장 발행하기도 했다. 북한은 우리와 달리 ‘당이 곧 국가’인 체제이기 때문에 당의 영향력이 지대하다. 당의 대표인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과 권한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북한은 조선로동당 이외에도 천도교청우당, 조선 사회민주당이 있어 다당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당들은 조선로동당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다. 우리 사회는 여러 계급이나 계층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또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다양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각 계층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여러 정당이 존재한다. 반면, 북한은 정부 수립 이후 계급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어 사회의 다양성보다는 획일성을 중시한다. 즉, 노동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일당 독재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선전하고 정당화하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로동신문』은 조선로동당의 견해를 대변하는 신문인 동시에 북한 언론을 대표한다.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이후 2주간 『로동신문』은 6월 13일, 21일, 24일, 25일, 27일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보도한 6월 13일을 제외하면 나머지 보도는 6면에 집중되어 있다. 『로동신문』은 1면에서 4면 또는 1면에서 5면은 국내정세를, 그리고 6면은 주로 국제정세 기사를 다룬다. 우리 시각으로 보도와 관련해 두 가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첫째, 북미정상회담이 자국(북한) 문제인데 국제 지면에 치중되었다는 점, 둘째, 북미정상회담 이후 관련 후속 보도가 생각보다 적다는 점이다. 





보도 날짜순으로 살펴보면 6월 13일은 1면부터 4면에 걸쳐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상세히 실었다. 『로동신문』에 보도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확대 회담에서 양 정상은 회담 성사를 위한 서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였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비핵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단계별, 동시 행동의 원칙에 관한 인식을 함께 했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북한의 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이 1면부터 4면에 걸쳐 보도하였다(통상 6면 발행). 

아울러 33장의 컬러사진도 함께 실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양국 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공동성명의 제1항과 제2항에는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의 노력 의지가 담겨 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제3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확약한다’에 담겼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조항이 가장 먼저 명기된 것은 무엇보다 양국 간 신뢰 구축과 관계 개선이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 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대신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것을 우려하였다. 그러나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체제보장(CVIG: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 역시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빈번하게 언급된 표현은 ‘새로운’이다. ‘새로운 조미관계’가 4회, ‘새로운 미래’라는 표현은 1회 담겼다. 그만큼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서로를 강제하거나 구속력을 가지는 공동의 합의보다 상호 신뢰에 기반한 관계 수립에 초점을 둔 것이다. 앞으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후속 협상의 추이와 공동성명에서 언급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위한 양측의 노력 여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공동성명에 나타난 양국의 주요 관심사는 북한체제 안전보장,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이었다. 『로동신문』, 2018년 6월 13일 3, 4면. 



북한 보도와 남한 보도의 차이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북한 보도에서 남한 보도와 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북미정상회담 이후 보도는 주로 국제 지면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관련 후속 보도가 많지 않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나 평가, 전망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의 경우 각 언론 매체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미칠 파장을 분석·전망하였다. 남북과 미국의 반응, 더불어 중국, 일본, 러시아의 반응을 두루 살피면서 각각의 입장을 청취하기도 했다. 언론매체의 특성에 따라 회담의 평가가 나뉘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보도 차이는 북한 체제의 특성에서 파생된 미디어 문화의 차이에 있다. 북한 사전에서는 신문의 기능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보도적 기능’, ‘사상문화교양자적 기능’, ‘조직동원자적 기능’, ‘대외선전과 대적언론전의 기능’이다.[각주:1] 이 중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보도가 남한과 차이를 보이는 기능은 ‘사상문화교양자적 기능’과 ‘대외선전 기능’이다. 북한의 신문은 주민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그 사회의 요구에 맞게 교양·개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교양은 일반적인 의미의 교양과 다르다. 북한에서 말하는 교양의 핵심은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주민이 익히 배우는 것이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강조하고 있는 5대 교양(위대성 교양, 김정일애국주의 교양, 신념 교양, 반제계급 교양, 도덕 교양) 중 핵심은 지도자의 위대성 교양이다. 한편, 북한의 사상이나 경험 등을 국외에 선전하여 북한을 지지하거나 우호적인 세력과의 관계를 확장하고 친선과 연대를 강조하기 위한 대외선전 기능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보도를 통해 회담의 성과를 대외에 선전하고, 나라, 단체 등의 지지 세력을 확인하거나 확보하면서 대외관계를 강화하고자 할 것이다. 현시점에서는 대외소식을 통해 지도자의 업적을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북한의 시각으로 보면 북미정상회담은 자국의 지도자가 결정하여 이루어진 중요한 사건이다. 내부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지도자와 관료 간 여러 논의와 토론이 오갔을 것이다.지만 북한 체제의 특성상 지도자의 선택과 결정이 공론화되면 해당 의견은 무조건 관철된다. 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에서 다른 견해와 해석 없이 단일한 기사만 쏟아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북한이 당면한 과제는 회담의 후속 조치와 함께 지도자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북미정상회담 경과를 전 사회적으로 선전·교양하고 이행하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 이전까지 미국 관련 보도에는 비난 일색이었지만 북한 지도자의 결정으로 성사된 회담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보도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한국전쟁 발발 68주년인 6월 25일에도 『로동신문』은 반미(反美) 보도를 하지 않았다. 결국, 내부적으로는 회담의 성과를 최대한 홍보하면서 북미정상회담 이후 전개될 북한 사회의 변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1. 백과사전출판사(2011). 『광명백과사전 7: 교육, 어학, 출판보도』. 평양: 백과사전출판사, p. 57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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