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새옹지마’를 보여준 <해운대> 윤제균 감독

2011. 10. 14. 14:13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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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이 말했다. 
“모든 크리에이티브의 출발은 읽기다.” 

그리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글을 읽지 않는다.” 



그는 젊은이들이 ‘왜’ 꼭 읽어야 하는지 실질적인 이유를 알려주었다. 바로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소재’를 찾기 위해서다.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3수 끝에 들어갔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윤제균 감독은 홀어머니를 둔 장남에 장손에 외아들이었다고 한다. 학비가 없어 직접 벌었고, 결혼할 자금이 없어 아내 몰래 1,500만원을 대출받아 혼수를 장만했다고 한다. 그리고 졸업 후 취업했지만 구제금융 위기로 결혼한 지 4개월 만에 무급휴직 1년을 받아 백수가 되어 집에 홀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도 절대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 온 듯싶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힘든 삶이 가져온 다양한 경험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아내 몰래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백수가 된 상황에서 그는 돈 없이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바로 여기서 그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 되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그의 첫 작품은 <신혼여행>. 돈이 없어 갔던 단체신혼여행에서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신혼여행이라는 이야기에 살인사건을 섞어서 범인을 찾아나가는 스토리의 시나리오였다고 한다. 이 시나리오는 그에게 대상을 안겨주고 작가로 등단시켜 한낮 샐러리맨에 불과했던 사람을 감독의 길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그는 어떤 글이든 ‘소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가 말한 소재 찾기의 팁은 바로 직접 경험과 신문과 같은 글을 통한 간접경험이다. 그는 광고회사 전략기획팀에서 5년간 일을 하는 동안에 광고 전략 수립을 위해 매일 아침 신문을 스크랩했다고 한다. 신문의 각 섹션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별로 나눠 중요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읽고 스크랩을 했던 것이 영화 소재를 찾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각각의 소재를 모아서 두 개 이상 섞어서 쓰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잘 떠올려서 다른 소재들과 잘 버무려도 하나의 신선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무[無]에서 유[有]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유[有]에서 유[有]가 나오는 것이다.”

창의적 사고는 내 머리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말처럼 내가 매일 살아가면서 직접 겪는 일들과 내 주위의 조그만 사건, 사고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창의적이라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모두 숨겨져 있다.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가 스스럼없이 말해준 자신의 사적인 일들과 경험은 나에게 자극을 주었고, 새로운 방향을 지시해주었다. 

마지막 질의응답 때 그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성공은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해서는 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 누군가 100%를 기대한다고 했을 때, 내가 200%를 보여준다면 그는 성공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이 아니라 바로 성실함이 중요한 것입니다.”

윤제균 감독의 특강은 단순히 읽기의 중요성만을 나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읽기를 넘어 그의 삶에서 내 삶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는 한 마디로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졌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많은 힘든 일을 겪고, 어려움에 도전하고, 꾸준히 성실하면 모두 극복할 수 있어.”


이 글은 ‘리더스 콘서트 감동 전하기’ 이벤트 <리더스콘서트 상>에 당첨된 최영식(한림대 언론정보학부)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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