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상실의 시대, 가장 좋은 디지털 치매 예방법은?

2011. 4. 26. 09:21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얼마 전 온라인게임에 적용되는 ‘셧다운제’가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셧다운제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심야 시간에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법인데요. 밤 12시가 되면 접속이 끊어지도록 되어 있기에 일명 ‘신데렐라법’이라고도 합니다. 이 제도를 두고 게임업계와 정부의 입장은 상반되어 있는데요.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법적인 제재를 고려할만큼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나아가 인터넷 중독이 심각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꼭 청소년층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데요.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고, 한 번 접속하면 며칠이고 밤을 샐만큼 온라인 게임에 빠지며,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대신 인터넷을 통한 피상적인 교류가 증가하는 등 모든 연령대에서 조금씩은 인터넷 의존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넷중독
컴퓨터 사용 및 인터넷 이용과 관련된 과도한 집착이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며, 경우에 따라서는 우울증, 사회적 고립, 충동 조절 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상태를 일컫는 말.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잠에서 깨자마자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를 체크하고, 출근길 내내 손에서 스마트폰 액정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하루에 인터넷을 열 시간 넘게 하는 것 같다',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다보니 정보 습득은 빨라지는 것 같지만 주변 사람과의 인간관계에 소홀해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동할 때가 많다' 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따로 있습니다.



사고를 대신해 주는 온라인, 기억력 상실의 시대

여러분은 현재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몇 개나 되시나요? 또 노래방에서 가사를 보지 않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전화번호를 따로 외울 필요가 없고, 궁금한 것이 생기면 온라인으로 바로 검색하는 시대. 우리는 많은 정보를 쉽게 얻게 된 대신 인체 본연의 능력인 ‘기억력’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뇌가 하던 일을 온라인에 의지하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능력도 약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다보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단기기억 상실증, 즉 ‘디지털 치매’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간혹 무슨 일을 하다가 “내가 지금 뭐하려고 했더라?”하며 멈칫하게 되는 경우, 많으시죠?


이는 기존의 노화를 통한 치매와는 다르게, 기억하고 사고하는 역할을 하는 뇌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오게 되는 증상인데요. 특히 PC나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젊은 층에서 이런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디지털 치매’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증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디지털 치매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너무 많은 정보’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해 뉴스를 볼 경우, 우리는 기사 이외에도 팝업 광고, 링크 등 수많은 정보들을 급하게 보고 넘어가게 됩니다. 즉, 우리의 눈은 항상 많은 것을 보고 있지만 정작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에 뇌가 무엇을 봤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데요. 이는 결국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그러다 보니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리게 되는 현상까지 가져오게 되는 것이지요.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적 해법으로 풀어야

손으로 페이지를 넘겨 책을 읽는 대신 모니터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볼펜을 들어 메모하는 대신 키보드를 두드리는 요즘, 우리는 아날로그적인 사고를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쇄물로 과제를 본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본 사람보다 더 기억을 잘 한다고 밝혀졌는데요. 또한 학습능력이 우수한 많은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손으로 메모하고 책을 읽는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아날로그 방식이 우리의 뇌를 더 집중력있게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인데요. 다독가로 유명한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역시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하고, 메모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결국 해답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폐해를 아날로그적 해법으로 푸는 역발상이 그것인데요. 바로 인터넷 대신 종이신문이나 책을 읽으며 ‘독서’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유년기부터 독서 습관을 익힌 아이는 쉽게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에 빠지지 않고, 만일 인터넷을 하더라도 중독될 정도로 몰두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조절하는 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독서를 통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익히고, 이를 통해 ‘절제’를 체감하는 셈인데요.



이는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필요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나 글을 읽기보다는, 종이신문이나 책을 정독하는 것이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인쇄매체의 경우,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제거된 ‘정제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뇌가 혼란을 겪는 경우도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지나치게 많은 정보보다는, 작지만 알찬 정보를 습득하고 본인의 생각을 통해 나름대로 해석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시간은 좀 더 들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뇌를 발달시키는 데는 이런 아날로그 방식이 디지털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지식 기반 시대에는 머리를 잘 쓰는 사람 즉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갖춰진 사람이 승리하게 되어있다고 하는데요.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지는 방대한 정보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결국 창조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지금이라도 느리지만 빠른 ‘아날로그 방식’에 동참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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