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의 성공비결, SNS를 활용한 지역스토리텔링

2011. 11. 14. 10:06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2011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42건 사례 발표... 참석자들 큰 관심

'함께 나누면 더 커진다.' 웹2.0의 정신이죠. '문을 열면 더 많이 들어온다'는 말도 성립될 수 있겠네요. 지역신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신문사의 잘 된 사례는 널리 나눠가져야겠죠? 그렇게 하여 전국의 지역신문이 지역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경영이 안정되어 단단하게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면, 신명이 난 기자들이 더 유익하고 알찬 기사를 독자에게 제공할 수 있겠죠. 또 그렇게 되면 전체 지역신문 시장은 더 커질 수 있을 겁니다. 


전국 지역신문, 한 자리에 모이다




바로 그런 차원에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최창섭)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행사가 '지역신문 컨퍼런스'입니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따라 지원대상이 된 전국의 지역일간지, 주간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서로 상생, 상승하자는 것이죠.

올해도 '2011 지역신문 컨퍼런스'가 지난 11월 3~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습니다. 30개 지역신문사가 △스마트 시대 미디어전략 △보도 및 편집 △독자친화형 신문제작 및 지역공헌 △경영•광고•조직혁신 등 4개 분야 12개 세션에서 우수사례 42건을 발표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지역신문사 사장과 편집국장, 기자들은 자유롭게 세미나실을 옮기며 우수사례를 듣고 질문과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일부 세미나실에는 참석자들이 자리가 없어 바닥에 앉거나 서서 발표를 들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성공사례만 발표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거창하게 시도했으나 미흡한 결과물을 낳은 사례도 있었고, 아이템은 좋았으나 지역 특수성이라는 벽에 부딪혀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우수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에 대해서도 새로운 적용 방식이 없었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이어갔습니다.


대상에 ‘SNS를 활용한 지역스토리텔링’

저희 경남도민일보도 우리의 실험사례를 발표했는데요, △개인과 비영리 단체를 위한 자유로운 광고 △SNS를 통한 독자와 소통 △인터넷뉴스 부분적 유료화 △파워블로그 팸투어를 통한 지역관광•맛집•축제 스토리텔링 △재래상권 살리기를 위한 창동•오동동 스토리텔링 등 사업을 묶어서 'SNS를 활용한 지역스토리텔링'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이날 컨퍼런스의 '대상(大賞)'에 덜컥 선정됐지 뭡니까? 송구하기도 했지만,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나름 열심히 해왔던 실험이 외부에서도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니까요. 문화관광부 장관상은 3개 신문사가 받았는데요. '국비 지원 창업교육으로 새로운 수익창출'을 발표한 매일신문과 '군포시청 공무원, 수업 중 술판'을 특종보도한 군포신문, 'NIE, 신문에서 배워요'를 발표한 무등일보에게 돌아갔습니다. 또 최우수상은 '운천동 피란민촌 보고서'를 기획보도한 충청리뷰와 '서울 지역언론 생존, 온라인 뉴스 서비스 유료화에 길을 묻다'를 발표한 구로타임즈가 선정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평택시민신문과 기호일보, 설악신문, 강원일보, 홍성신문, 전남일보, 해남우리신문, 국제신문이 우수상을 받았고, 원주투데이와 중부매일, 영주시민신문, 진안신문이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우리신문에도 적용해볼 만한 사례 많아


 


저도 이날 행사에서 제가 발표하는 시간 말고는 흥미있는 주제를 찾아 다니며 발표를 들었는데요. 목포투데이가 발표한 '폰카 세상, 시민을 신문사 홈페이지로 부른다', 평택시민신문의 '평택기념일 캘린더 북 제작 사례', 군포신문의 '스마트폰용 모바일 홈페이지 구축을 통한 지역신문 수익 확대와 지역 인력풀 완성', 대구일보의 '경제정의 인티렉티브 사이트의 실험 정신', 원주투데이의 '행복을 만드는 신문', 해남우리신문의 '마을에서 희망을 찾다', 중부매일의 '소셜미디어 재능기부로 지역사회 커뮤니티 강화' 등을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역인물 데이터베이스를 모바일 홈페이지 형식으로 만들어가는 군포신문의 사례와 독자들이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신문사 홈페이지에 바로 보낼 수 있는 목포투데이의 사례는 우리도 도입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기자 한 명의 열정적인 재능기부 활동으로 해당 신문사가 소셜네트워크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된 중부매일의 사례는 우리도 배워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또한 '가족 사랑 걷기대회'나 '가족봉사활동', '부부 영화보기' 등 공익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만들어나가는 원주투데이의 발표는 지역신문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컨퍼런스는 4개 세미나실에서 각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제가 듣지 못한 사례에 대해서는 자료집을 꼼꼼히 정독하면서 우리가 응용할만한 사례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외국 지역신문의 성공사례도 들어봤으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렇듯 지역신문 컨퍼런스는 전국의 지역신문이 서로의 성공•실패 사례를 나눔으로써 모두가 함께 발전해나가자는 취지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지역신문 최대의 연간 행사입니다.
사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의해 설립된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2007년부터 이 컨퍼런스를 개최하기 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지역신문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서로의 정보를 나눌 수 있는 방법도 없었습니다. 같은 지역 안에 있는 지역신문들끼리는 경쟁의식 때문에 서로의 노하우를 감추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서로 다른 지역의 신문들은 교류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특히 일간지와 주간지가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는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역신문 컨퍼런스는 모든 지역신문사들이 서로 고민을 나누는 자리이자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보물창고입니다. 한 참석자는 "우리 신문사에서 시도하려 했지만 구성원들 반대로 못했던 아이템을 다른 신문사에서 훌륭하게 시도하고 성과를 내는 모습을 봤다"며 "조직이 스스로 한계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최창섭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1년 동안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지역신문이 거둔 성과를 보며 흐뭇했다"면서 "오늘 보여준 역량이 전 지역신문사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발전적인 컨퍼런스가 되기 위한 제안도 있었습니다. 한 지역신문사 사장은 "1박 2일 중 첫날인 3일의 프리컨퍼런스에서 우리나라 지역신문 대표 두 명이 '지역신문의 입장에서 보는 지역신문의 미래상'을 발표했다"면서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는 내용이었지만, 내년부터는 북유럽이나 북미 등 지역신문이 비교적 잘 뿌리내리고 있는 외국의 신문사 대표를 초청해 사례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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