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서 북카페를 차리게 된 이유

2012. 1. 31. 09:0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겨울, 아닌가요 
 
추위가 절정을 향해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매서운 칼바람이 몸을 움츠리게 하고, 감기 걱정도 됩니다. 사람들도 퇴근 후 약속보다는 귤이나 붕어빵을 한 봉지씩 사와서 배 깔고 누워 뒹굴거리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구요. 미드를 다운받아 보거나 만화책이나 소설을 보는 게 더 달콤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겨울이 아닐지. ‘가을은 독서의 계절’ 이라지만, 청명한 가을에는 나가서 날씨를, 자연을, 계절을 한껏 즐겨야지요. 그러니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지금, 바로 한겨울'이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없을 것 같은데요. 




모자 쓰윽, 목도리 칭칭 감고 가까운 북카페로 향해 보아요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굳게 먹어도, 집에서 독서에 빠져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편안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책을 펴보지만 어느새 눈은 인터넷으로 트위터로 텔레비전으로 향하고, 결국에는 스르르 잠 들다 책장에 얼굴을 맞아 화들짝 깨기도 한다는 것을. 

요즘은 향긋한 커피 향, 안락한 소파, 눈이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조명, 두런두런 말소리, 잔잔해서 독서를 방해하진 않지만 기분이 고양되는 백뮤직으로 독서 욕구를 자극하는 좋은 북카페가 참 많아졌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북카페’라는 말이 생소했는데, 참 빠른 변화지요. 집에서 조금만 나가면 카페 하나씩은 각 동네마다 있으니 추리닝만 입고 털모자 하나 눌러쓰고 나가도 좋을 듯 합니다. 

좀 더 차려입고서 버스에 올라타 봅니다. 광화문 7번 출구에서 구세군회관 방향으로 10분 정도 걷다보면 오른편 골목으로 메트로 신문사가 보이죠. 그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자갈로 담을 세운 펜션 느낌의 카페를 만날 수 있답니다. 바로 메트로 신문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ATO. 




테마별로 정리한 1,200여 권의 책과 테라스의 따사로운 햇볕
 
책 읽는 분위기가 조성이 됐을 때, 독서는 정말 달콤하죠. 맹자의 어머니도 공부를 시키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하지 않았던가요? 좋은 장소는 독서의 필.수.요.소. 

어떤 사람은 지하철 안에서 가장 책이 잘 읽힌다고도 해요. 또 누구는 모든 불을 다 끈 채, 스탠드 하나만 켜 놓은 자신의 침대가 최고의 독서 장소라고 말하기도 하죠.

북카페 ATO를 찾은 사람들은 “책 한 권 뚝딱 잘 읽고 가요”라고 말합니다. 레포트를 쓰건, 안 읽히던 책을 읽건 뭔가 뿌듯한 기분으로 문을 나설 수 있다고요. 

물론 노트북을 가져와 일을 하거나, 조용한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오는 것도 좋겠지만 테마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 1,200여 권의 책과 깔끔한 인테리어, 그리고 테라스 밖에서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볕은 한겨울 여유롭게 책을 즐기고픈 이들에게 최적의 분위기를 마련해 줍니다. 카페에서 생겨나는 ‘갈색 소음’ 은 기분 좋은 덤이고요. 



 

POINT : 양치기 소년처럼 나무 옆에 앉아 누군가 카페로 들어오면 반갑다고 손 흔들어 줄 것만 같은 토끼 인형과 한쪽 벽에 걸려있는 파스텔 톤의 커튼은 ATO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

 

ATO는 달라! ATO는 특별해! “쿠폰 모아 책 한 권” 이벤트 

ATO는 다른 북카페와는 달리 언론사인 메트로신문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요. 많은 언론사들이 출판사와 대형서점 등에서 책을 지원받고 있는 것처럼, 메트로신문도 대형 인터넷서점 YES24로부터 많은 책을 지원받고 있다고 해요. 

빈 가방으로 들러도 된다는 점은 이 카페만의 매력인 듯 합니다. 신간도서부터 잡지까지 취향에 맞는 다채로운 책을 접할 수 있거든요. 

또한 ‘메트로가 추천하는 이달의 테마도서’라는 코너를 통해 매달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 점도 독특하죠. 한번 찾아왔던 사람이 계속해서 단골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요. 

 

 

“카페는 역시, 커피가 맛있어야지.” 
“에스프레소 전문매장” 지향, 라떼, 카푸치노 등 따라 원두 다르게 
 
‘카페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딱 맞는 ‘나만의 카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인테리어나 선곡 등 다양한 요소가 아무리 뛰어나도 타협하지 않는 점이 있어요. 바로 커피맛.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커피 취향이 있을 정도로 대중 속에 파고는 커피. 그러나 커피 맛 제대로 내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해요. 원두의 재배지와 로스팅 그리고 추출 방법 등 그 조건에 따라 맛과 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알고 보면 매우 어려운 음료 중 하나죠. 

그런 면에서 “에스프레소 전문매장”을 지향하는 ATO는 한두 가지 원두만 사용하는 다른 카페들과 차별화하고 있어요. 라떼와 아메리카노 등 종류별 커피에 따라 각각 다른 원두를 선별해 사용하고 있어 북카페가 아닌 커피 전문매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신문사에서 북카페 차리게 된 이유 

여기서 궁금증 하나! 왜 신문사에서 카페를 운영하게 됐는지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ATO 담당자를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신문사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니, 정말 특이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신 건가요? 

회장님께서 평소에 요식업 쪽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그 중에서도 항상 카페를 차리고 싶어 하셨는데, 작년에 회사 증축이 있었거든요. 증축을 위해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데 지금 건물 옆에 너무 예쁜 전원주택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집을 매입을 해서 회사 증축과 함께 카페를 만들게 됐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이죠. 우연이 필연이 된 거랄까요? 그때 그 부지가 아닌 다른 곳이었다면 저는 지금 뭐하고 있었을지. (웃음) 


그렇다면 그냥 일반 카페를 차리셔도 됐을 텐데, 북카페를 선택하신 이유가 뭔가요?

저희가 아무래도 신문사다 보니까 여기저기서 책을 많이 지원받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곰곰 고민하던 차에 활용법을 찾아낸 거랄까요. 그리고 이 많은 책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는데,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북카페더라고요. 


ATO가 올 3월에 문을 열었다고 들었어요. 아직 오래되진 않았는데 앞으로의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저희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책들을 지원받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들을 사람들과 더 많이 공유하고자 앞으로 ATO 2호점, 3호점을 계속해서 오픈할 예정입니다. 책을 사랑하고 커피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편하게 즐기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100호점이 생길 때까지, 책향기와 커피향기가 더 많이, 더 멀리 풍길 때까지 파이팅! 

 

보통 쿠폰에 도장을 모두 모아오면 음료를 서비스로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ATO는 다르다고 해요. 쿠폰을 음료 외에 자신이 원하는 책과 교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커피도 마시고 공짜 책도 얻고 일석이조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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