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활용교육이 읽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2011. 12. 19. 10:04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으로 대변되던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 시장은 인터넷, IPTV, 스마트미디어 등 다수의 신규 뉴스 매체가 출현함으로써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뉴스의 전달 창구가 인쇄매체 중심에서 전자매체 및 모바일매체로 확산돼 가면서 특히 신문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신문산업은 지속적으로 구독자와 열독자의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데, 2008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문 정기구독률은 1996년 69.3%에서 2008년 36.6%까지 하락했다. 

2010년 조사 결과에서는 신문 주간 열독률이 52.6%로 2002년 대비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률의 감소와 함께 열독시간 역시 감소하여 1996년 평균 열독시간이 43분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24분으로44% 정도 감소하였다. (최영재•최용준•손영준•김상호, 2009)

이런 신문산업의 위기 상황은 스마트폰 이용의 활성화와 함께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위기 원인 중 하나로 젊은 독자들의 신문 이탈 현상이 지적되고 있다.

 



10, 20대에서 신문구독률 감소 뚜렷

신문구독률 감소가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10대와 20대의 젊은 연령대에서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10대의 경우 2000년 47%였던 열독률이 2004년 26%로 감소하였고, 20대의 경우에도 60%에 달했던 열독률이 39%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김택환•이상복, 2004. 6. 15)

이와 같은 신문시장의 총제적인 위기에 직면하여 정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비롯한 언론기관 및 언론사들은 신문 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신문 구독 지원 사업, 신문 활용 교육(NIE) 활성화를 통한 신문산업 활성화 정책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문화관광부는 NIE 확산을 위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85억 원을 투입하여 신문 활용 교육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유상우, 2011. 4. 20)

그러나 초•중•고등학생을 포함하여 이루어지는 이러한 투자가 어느 정도의 실효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인 조사 연구는 부재한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이미 수행했거나 수행 중인 관련 사업이 과연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떤 방향으로의 정책 수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 근거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이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청소년 대상의 신문 읽기나 NIE의 필요성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증적 조사 연구의 필요성은 매우 높다고 하겠다. 


대학생 45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본고는 이런 맥락에서 2011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정 연구과제로 수행한 ‘신문을 접한 경험이 대학생들의 신문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물의 결과를 발췌,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신문 이용 경험은 정기적으로 신문을 읽는지의 여부로서 구독률과 열독률, 그리고 청소년기 신문 활용교육(NIE) 경험 여부를 파악하였다. 신문 구독자는 현재 신문을 정기구독하는 사람으로, 신문 열독자는 어제 신문을 읽은 사람으로 각각 정의하였다.

신문을 접한 경험이 대학생들의 신문에 대한 인식과 신문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먼저 청소년기에 신문을 접한 경험이 신문 읽기의 중요성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 신문 구독자, 신문 열독자, NIE 경험자는 비구독자, 비열독자, NIE 비경험자에 비해 각각 신문 읽기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 결과는 신문을 읽은 경험이 대학생의 신문 읽기 중요성 인식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

둘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신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 신문을 읽은 경험이 대체로 대학생으로 하여금 신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끔 하며, 신문을 읽지 않은 경험이 신문을 대체로 지루한 매체로 평가하게끔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 NIE 경험 여부에 따른 차이를 확인한 결과 NIE 경험자와 비경험자는 선호도의 측면에서만 유의미한 차이가 도출되었다. 이는 신문 구독자와 청소년기 NIE 경험자 등 신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대학생들의 경우 신문이 가진 명확성, 종합성, 간결성, 논리성 등 신문의 질을 높이 평가하지만, 기사의 시의성, 적절성 등 대표성의 측면은 비구독자, 비경험자와 비슷한 수준의 평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셋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신문에 대한 긍정적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문 구독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문항을 합산평균 지수화하여 신문 구독 여부, 열독 여부, NIE 경험 여부에 따른 차이를 확인한 결과 공통적으로 신문 이용 경험은 신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함양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신이 신문 정기구독을 결정할 수 있다는 효능감의 경우 신문 열독 여부에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구독자들, 신문 신뢰 수준은 안 높아

넷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신문에 대한 신뢰도를 높게 한다는 점을 규명한 결과에서는 신문을 읽은 경험이 대체로 신문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게 하면서도 신문 구독자, 청소년기 NIE 경험자 등 신문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대학생 집단의 경우 신문에 대한 신뢰 정도가 비구독자나 비경험자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NIE 경험자는 비경험자에 비해 신문의 전문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신문 열독자의 경우 신문 구독자, NIE 경험자와 달리 신문의 신뢰도를 전반적으로 높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신문 구독자의 신문 신뢰 수준이 비구독자에 비해 높지 않다는 측면은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신문사들은 신뢰도 제고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뉴스에 대한 관여도를 높인다는 점을 규명한 결과 신문 구독자, 열독자, 청소년기 NIE 경험자는 비구독자, 비열독자, NIE 비경험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뉴스 내용이 자신과 관련돼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읽기가 비판적 사고 형성 기여

여섯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신문 이용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 신문 구독자, 열독자, NIE 경험자는 비구독자, 비열독자, NIE 비경험자에 비해 신문 읽기 만족도가 높게 형성되었다. 

이 결과는 신문을 읽은 경험이 대학생의 신문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일곱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신문구독 의도(재구독, 추천)를 높일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문구독 의도, 구독 만료 시 신문 재구독 의도, 추천 의향을 측정하는 각 항목은 신문 구독자, 열독자, 청소년기 NIE 경험자가 비구독자, 비열독자, NIE 비경험자에 비해 대체로 높은 수치가 도출되었다. 단 NIE 경험 여부의 경우 추천 의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여덟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비판적 사고를 높일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 신문 구독자, 신문 열독자, 청소년기 NIE 경험자는 비구독자, 비열독자, NIE 비경험자에 비해 비판적 사고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결과는 신문을 읽은 경험이 비판적 사고 성향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아홉째, 신문을 접한 경험이 미디어의 비판적 이해능력을 높일 것이라는 점을 규명한 결과 청소년기 NIE 경험이 미디어의 비판적 이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분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NIE 전문강사 적극 양성해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읽기 문화 확산을 위해 NIE교육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상으로 신문을 접한 경험이 대학생들의 신문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결과를 세부 연구 문제별로 소개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에서 볼 수 있었듯이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신문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이 신문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청소년기부터 독서 및 읽기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관련 기관과 기업의 청소년 읽기 문화 확산에 대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청소년기 신문 접근성을 높이는 주요한 기제라 할 수 있는 NIE에 대한 장려 정책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추진하는 데 다음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 NIE의 만족도와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NIE의 정규 교과목화, 학년별•수준별 차별적 NIE 교육교재 및 커리큘럼 세분화 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전문 NIE 강사의 양성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대학에서 미디어에 대한 전문적 이해와 교육학적 소양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으며, 전•현직 언론인을 전문강사로 양성하여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전•현직 언론인들은 현장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식을 기반으로 생생하게 학생들에게 신문 활용 교육을 실시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 일간신문사 중에서 정기적으로 NIE면을 운용하는 곳은 소수 신문사에 불과하며, NIE 전문기자 역시 극소수에 불과하다. NIE 활성화를 위해서는 NIE 전문 교재의 개발, 새로운 커리큘럼의 개발, 교사 양성 사업 등과 함께 NIE 전문기자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NIE 교육 효과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신문사가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신문사 역시 정부와 대등한 관점에서 NIE 교육 활성화를 위한 자구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월간 <신문과 방송 12월호> 중 이화행(동명대 언론영상광고학부 교수)님의 ‘읽기 환경이 구독에 큰 영향 NIE 확산정책 강화해야’를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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