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

2012. 2. 16. 09:4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글쓰기 강의를 하다 보면, 매뉴얼식 글쓰기 지침이 과연 필요한가 회의하게 됩니다. 사실 글은 직접 써보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그것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투쟁의식, 그 답답함을 견딜 수 있는 용기가 가장 필요하니까 말이죠. 

그런데, 글쓰기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고통보다는 편안한 상태를 원합니다. 듣고 이해하는 수준으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글쓰기야 말로 강의를 듣기만 해서는 절대 잘 쓸 수 없는데도 말이죠. 강의를 기획하는 교육 담당자도 그동안은 2시간짜리 특강을 요청하다 이제는 적어도 3시간, 4시간 정도를 할애합니다. 직접 써보면서 실습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과제를 내게 한 다음 직접 첨삭코칭 피드백을 받기를 원합니다. 좋은 현상이죠.

수강생보다는 교육 담당자가 글쓰기 강의의 성격을 알고, 좀 고통스럽더라도 직접 써보게 하고, 현재의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니까요. 그런데, 다른 모든 강의가 그렇듯이 개개인마다 수준이 다르고, 주로 쓰는 글쓰기의 형태가 다르다 보니 개인별로 맞춤화된 글쓰기 코칭을 한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재미있는 글쓰기 방법, 주제별 블로그를 운영해보자

그래서 필자는 일반적인 글쓰기를 자주 합니다. 기존의 에세이식 글쓰기나 보고서나 기획서 위주의 문서 만들기식 글쓰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는 어떤 형태의 글쓰기라도 하도록 합니다. 

즉, 글쓰기를 동기 부여하는 강의입니다. 배꼽 빠지는 <거침없이 하이킥> 시트콤 한편을 보고 요약하게 한다거나, 비즈니스 레터의 초안을 나눠준 후 재작성하게 하는 식입니다. 출판사의 도서리뷰, 정확히는 보도자료를 홍보성 멘트를 걷어내고, 팩트 위주로 요약해서 재구성하는 연습도 합니다.

당연히 재미도 있고, 뜻대로 되지 않는 고통도 함께 줄어듭니다. 글쓰기는 오랫동안 해야 하는 숙련의 작업입니다. 금방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방법을 찾아서 자주 쓸 수 있는 글, 재미있게 오래도록 할 수 있는 글을 쓰도록 조언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 블로그 글쓰기입니다. 

블로그의 글감은 다양합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쓰는 간단한 영화 후기, 드라마를 보고 나서 쓰는 드라마 후기, 여행 갔다와서 쓰는 여행 후기, 모임을 가지고 나서 쓰는 모임 후기,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캡션을 달아보는 포토 에세이 쓰기, 그리고, 책을 읽은 다음에 하는 도서 리뷰가 있습니다.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하고, 거기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연습하다 보면 어느덧 발췌가 독후감으로, 리뷰가 서평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주제별로 콘텐츠를 갈무리 하는 블로그 운영방법입니다.


 

시중에는 글쓰기 책들이 많습니다. 책은 대체로 두가지 종류인데, 하나는 매뉴얼식, 또 하나의 글쓰기에 대한 태도나 정신을 얘기하는 책입니다. 전자는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글쓰기 책들이고, 후자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같은 책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의 매뉴얼식 글쓰기 책을 찾습니다. 하지만, 한두 권은 몰라도 더 이상은 필요치 않습니다. 이 책이나 저 책이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사실 글쓰기 지침을 몰라서 못 쓰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이나 감성이 묻어있는 책들을 찾습니다. 후자죠. 

<글쓰기의 전략>은 전범의 역할을 하지만, 초보자에겐 어렵고 지루하기 쉽습니다.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은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부여해서 더 실제적입니다. <글쓰기 만보>나 <글쓰기 공작소>, 아주 오래된 고전인 <이태준의 문장강화> 같은 책들은 작가들을 위한 글쓰기 책입니다. 창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책 리뷰, 영화 리뷰, 모임 후기, 여행 후기까지

<논술은 논술이 아니다>에서 탁석산도 지적했지만, 문학적인 글쓰기와 실용적 글쓰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문장력은 물론이고, 어휘력, 스토리텔링, 플롯을 짜는 능력까지 필요한 문학적 글쓰기와 달리, 명쾌하고 간결한 글쓰기는 연습하면 쉽게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실용적 글쓰기라고 해서 한두 달 연습한다고 잘 쓸 수 있는 건 물론 아닙니다. 


 

그간 얼마나 글쓰기를 했느냐, 얼마나 분석적인가, 그간 얼마나 읽었고, 단어와 어휘, 문장을 배치하기 위해 고민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시간이 많았던 사람들은 몇 번의 1:1 코칭으로도 글이 확 좋아집니다. 

하지만, 글의 구조는 물론이고 문단, 심지어 문장을 구성하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글감에 대한 개념도 없고, 글의 재료는 어떻게 마련하는지부터 감각적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탁석산은 기존의 글쓰기 책과는 다른 주장을 펼칩니다. 가장 이채로운 것은 서론, 본론, 결론 형식으로 논술을 구성하지 말라는 지적입니다. 사실 글자수가 정해져 있는 논술의 핵심은 논증이지, 서론과 본론을 덧붙여 글을 아름답게 구조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구체적인 사례와 논거를 통해 설득하는 게 논술의 목적이란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나라 논술이 주로 국문학자들이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형식적인 구성에 얽매이는 측면도 있습니다.




글쓰기를 즐겨라!

또 다른 글쓰기 책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는 책을 읽으면서 직접 글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게 합니다. 책 중간중간에 저자가 블로그에 쓴 글들은 독자들도 따라서 써보고 싶은 주제의 글들입니다. 무엇이든 재미를 붙이지 않으면 오래 하지 못합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쓰기는 오랫동안의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완성됩니다. 결국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바로, 블로그 글쓰기입니다. 

영화와 드라마, 책 리뷰는 물론 일상에 대한 소소한 글들도 자신만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바라보길 권합니다. 신문도 정보 습득의 차원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집중해서 보면 아주 쉬운 글쓰기 방법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글의 전체 구조는 어떻게 배열하고 있는지, 문단은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사실과 정보 외에 의견과 주장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다시, ‘읽기’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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