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의 꿈을 이루게 해준 신문 스크랩 이야기

2011. 5. 18. 09:0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여러분에게 누군가 갑작스레 ‘지난 주 가장 이슈가 됐던 뉴스는?’이라고 질문을 한다면, 혹시 바로 대답할 수 있나요? 어떤 이야기가 화제가 됐는지는 알 수 있더라도 자세하게 설명하기에는 막막한 질문일 수 있는데요.

이런 질문을 받더라도 막힘없이 술술 대답할 수 있다면, 비결은 바로 ‘신문기사 읽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읽기가 아닌 신문의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신문읽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신문의 정보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을까요?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신문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다는 신문 애독자들이 한결같이 활용하는 방법은 바로 ‘신문 스크랩’입니다.

신문 스크랩이 마냥 귀찮고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스크랩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룬 애독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얼마나 재미있고 가치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문 스크랩으로 만든 상식 백과사전

문화와 역사에 워낙 관심이 많았던 문화체육관광부의 하수현 주무관(29)은 작년에 입사하여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에서 관련 일을 맡아 하고 있는데요. 8개월 동안의 수습기간을 거쳐 지난 8월에 정식으로 발령을 받은 열정 넘치는 멋진 인재였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집에서 신문을 읽던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자신도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읽기 시작하던 신문을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스크랩하고 있었다는데요.

“신문을 보다가 제가 관심있거나 필요한 내용이 나오면 그냥 손으로 찢어서 보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찾기도 쉽고 보기도 편할 것 같아서 정리를 시작하다보니 어느새 신문 스크랩을 하고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관심 분야였던 역사, 문화재 관련 기사들을 스크랩하다가 대학에 들어오면서 문화 전반, 중국, 인물, 여행 등으로 스크랩 범위를 넓혀가니 세상 모든 이야기가 담긴 백과사전이 완성됐는데요.

 이러다보니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더 많은 흥미와 열의가 생기고, 다른 건 몰라도 역사와 문화 관련 내용이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상식을 쌓게 됐다고 합니다.


신문을 읽으며 진로를 정하다

그녀는 신문 스크랩이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진지한 사고를 하도록 도와주고, 진로를 정하는데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데요.

“문화재가 방치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면 가슴이 아팠고,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기사를 보면서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곤 했습니다”라며 그녀는 신문의 기사를 그저 눈으로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역사와 문화관련 소식들을 신문을 통해 자주 접하면서 점점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결국 대학교도 관련 학과로 진학하게 되었고 진학과 동시에 문화부에 대한 꿈을 계속 키웠다고 합니다.

“요즘도 가끔 예전의 스크랩북을 꺼내보면 그 당시에 스크랩을 하며 꿈을 키웠던 열정이 생각나서 지금의 모습에 뿌듯함과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라며, 그녀는 꿈을 이어가고 열정을 키울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바로 신문 스크랩 활동이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렇게 신문 스크랩에 정성을 다하는 그녀만의 스크랩 방법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냥 신문을 보다가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찢어서 보관 하는 것이었는데요. 스크랩이란 그냥 필요한 정보를 파일 등으로 나눠 나중에 찾아보기 쉽게 정리해놓는 것일 뿐이라며 신문 스크랩은 정말 단순하다고 말했답니다.

“처음에는 언제, 어느 신문에서 난 기사인지 따로 기록해놓지 않았는데 가끔 스크랩 해놓은 기사를 사용할 일이 있으면 찾기가 불편했어요. 그래서 그 후로는 스크랩한 기사에 날짜와 신문 제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라는 그녀의 스크랩 노하우는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신문은 사색의 공간

“요즘은 인터넷 등 다른 매체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정제된 정보를 적시에 볼 수 있는 매체는 신문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세상과 사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신문만의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하수현 주무관은 정보를 얻는데 있어서 인터넷의 정보도 중요하지만 종이신문이 더 많은 ‘지적 자극’을 준다고 했는데요.

정보기술이 발달할수록 인문학이 강조가 되고, ‘읽기’가 강조되듯이 신문은 디지털화 돼가는 세상 속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휴식과 사색을 제공하는 매체가 아닐까 합니다.

그녀 역시, '신문을 통한 사색은 개인이 정보의 바다에 허우적대지 않고 스스로 정보를 컨트롤 할 수 있게 해주는 토대'라고 했는데요. 정보화 사회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걸러내도록 하는 힘은 신문 속에 있다는 걸 말하고 있습니다.

평소 신문을 애독하는 그녀는 신문을 읽는 것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것이 신문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취미로 할 때 즐겁던 일이 직업이 되면 즐기지 못하듯이 의무감으로 신문을 읽는다면 제대로 즐길 수 없겠죠.

하지만, 평소 신문을 읽지 않았다면 신문읽기 역시 어려울지도 모르는데요. 신문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그녀는 처음에는 신문의 모든 기사를 본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요.

“연예, 스포츠, 책, 문화면 등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기사부터 찾아보다가 점점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며 음식을 한번에 많이 먹으려다 배탈이 나기 쉽듯 신문도 한번에 많은 내용을 접하려 하지 말고 천천히 알고 싶은 내용 위주로 다가가면 재미있는 매체가 될 수 있다고 했답니다.

하수현 주무관은 지난 4월 20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창덕여중 특강에서 그녀의 스크랩북을 펼쳐보이며, ‘미래의 장관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주인공인데요. (관련 포스트 보기)

관심 있는 신문 기사를 읽으며 진로를 결정하고, 결국 문화분야의 꿈도 이룬 그녀의 신문 사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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