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보좌관이 국정감사 때마다 하는 일은?

2012. 8. 13. 10:0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정말 못 찾겠으면 신문을 다시 들여다보자. 아마 그 속에 우리가 원하는 정보가 있을 거야.”


매년 8월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면 내가 일하는 곳의 회의 시간에 한 번쯤은 나오는 말이다. 나는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년 8월부터 10월까지는 국정감사에 필요한 질의 자료 준비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매번 국정감사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떤 주제로, 어떤 내용으로 질의 자료를 준비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출처-서울신문]




어떻게 구성할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 구성에 대한 재료를 신문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사안에 대해 보도를 할 때 방송 뉴스보다는 한층 더 심층 있는 기사가 나오기 때문에 그 속에서 국정감사에 쓸 재료들을 찾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한 메신저의 가입자 정보 대량 유출 사건이다. 당시 그 메신저 회사는 3500만 명의 가입자 정보를 유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는 우리 국민 3분의 2 정도의 숫자로 메신저에 가입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우리 의원실은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점을 밝혀야겠다는 목표를 잡고 해당 메신저 회사로부터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경위와 유출 이후 조치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자신의 회사에 피해를 줄 만한 정보와 내용들은 대부분 협조해 주지 않았다. 감사 날짜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충분한 자료 준비를 하지 못한 팀으로서는 믿을 만한 건 신문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해당 내용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메신저 회사에서 협조해 주지 않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과 통화하며 기사에 실리지 않은 사실까지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감사 질의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감사를 벌인 결과 해당 메신저 회사는 담당자들을 해고하고 앞으로 같은 피해가 일어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가 한 기업의 고객 개인 정보 유출사건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출처-서울신문]




신문이 없었다면 나와 더불어 우리 의원실은 국정감사 자료 준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이런 내용들이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서 밝혀지지 않았다면 대량 정보 유출의 피해 사실도 모르고 지나쳤을지 모른다. 하지만 신문에서 찾은 사실 보도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파악한 결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약속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이처럼 신문은 단순히 정보 제공 차원을 넘어 감사 자료를 만들 수 있게 해 주었다. 앞서 말한 정보 유출 피해의 건 말고 다른 여러 질의서 작성에도 신문을 많이 참고하여 국정감사를 잘 치를 수 있었다. 그 결과 내가 보좌하는 의원께서는 국정감사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어 표창까지 받았다. 이를 통해 내 업무와 신문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없어서는 안 될 절친한 친구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2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일반부 장려상 수상작 송일용 님의 ‘나의 업무와 신문은 절친한 친구’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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