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작가의 시간관리도서 속 황금법칙

2012. 8. 31. 10:27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이전에는 자기계발서나 성공한 이들의 자서전을 읽으면 그 안에 든 열정이나 끈기에 관심이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도 그들만의 시간 관리법이 가장 궁금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가장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원인 시간. 그러나 일련의 시간 관리 지침서들을 접하며 저는 모든 사람의 하루가 반드시 24시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시간은 20시간이 채 안되지만, 누군가에겐 28시간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세네카는 우리들 상당수는 일생 중 대부분의 시간을 쓸모없는 일에 종사하며 흘려보낸다고 따끔한 질책을 가한 바 있습니다. 저 역시 아니라고 단번에 부정하기는 힘들 것 같네요. 돌아보면 그렇습니다. 땀 흘리며 일 하거나 공부한 시간도, 땀에 젖도록 놀고 즐긴 시간도 아닌 어영부영 흐릿하게 흘려보낸 시간이 대부분이거든요. 지금 돌아보니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시간이 곧 삶이라는 공식이 옳다면 저는 삶의 일부, 아니 상당 부분을 텅 빈 상태로 보관하는 셈이 되니까요. 


고백하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시간 관리에 매우 취약합니다. 하지만 취약한 딱 그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요. 저의 시간 관리법은 한 마디로 ‘마음 내키는 대로’입니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시간 관리가 아닌 마음이 동하는 순간 밀렸던 일을 밤 새워 몰아서 끝장내는 스타일이지요. 이런 습관으로 몸 고생 마음고생을 좀 했지만 역시나 하루아침에 혁명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 매년 새로운 시간 관리법을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작심삼일에 무너지는 일을 무한 반복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그러던 중 저는 시간과 관련하여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삶을 살다간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류비셰프. 그는 인간이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가를 온 몸으로 증명한 사람이지요. 그를 만나는 순간 눈앞에 별이 번뜩였습니다. 커다란 해머로 머리를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의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를 먼저 짧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916년 1월 1일, 러시아의 과학자였던 류비셰프는 시간에 관하여 매우 비상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날 이후 자신이 사용하는 모든 시간을 철저히 계산, 관리, 기록, 통계, 평가하기로 결심한 것이지요. 그날 이후 죽기 직전까지 무려 56년간 그는 자신의 시간을 기록한 ‘시간통계법’을 삶 깊이 적용시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해냈다고 믿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개인적, 직업적 성취를 일궈내지요. 말하자면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시켰을 때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yes24]



그는 생물학, 곤충학, 과학사에 정통하였고, 철학, 문학, 역사에도 전문가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러시아어, 영어, 불어, 독일어 등의 서적을 원서로 읽을 정도로 어학에도 뛰어났다고 합니다. 8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가 남긴 것은 70여 권의 학술서적과 총 1만 2500여 장 분량의 논문, 기타 방대한 양의 학술자료들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뿐이 아닙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그는 매일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했고, 운동과 산책을 즐겼으며, 한 해 평균 60회 이상 공연이나 전시를 관람하기도 하였습니다. 사후에 그의 유작과 함께 우연히 발견된 그의 ‘시간통계노트’ 앞에서 사람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지요. 그는 자신이 닿을 수 있는 한계 가까이까지 다가서고자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을 했으니까요.





시간관리의 황금법칙


앞서 류비셰프라는 생소한 학자를 소개한 것은 그의 삶을 무조건 벤치마킹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매일 사용하는 시간의 분 단위마저 쪼개어 기록·관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경우에 따라 삶의 풍요로움이나 행복을 앗아가는 결과를 가져올 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강박적인 시간 관리가 아닙니다. 그저 스스로의 인생을 이렇게 완벽히 통제하고 조직함으로써 커다란 가능성을 실현한 사람의 예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류비셰프를 포함하여 국내 외 시간 관리의 달인들이 소개하는 시간 관리법은 사실 매우 유사합니다. 시간이 없어 그 모든 책을 일일이 읽어보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자리에서 그 핵심을 간추려 소개해볼까 합니다. 말하자면 여러분의 시간을 아껴주는 셈이지요. 



하나, 자투리 시간의 적극적 활용


류비셰프의 궁극적 목표는 ‘단 1분의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말 것’이었습니다. 그는 버스나 기차를 타는 시간, 회의 시간, 심지어 줄을 서 있는 시간마저도 끔찍이 아꼈고 그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따로 세울 정도였습니다. 직업이 있었던 그가 여러 가지 외국어를 능통하게 익힌 비밀은 바로 이 ‘자투리 시간의 활용’에 있었습니다. 그는 영어이외 다른 외국어를 5분, 10분의 자투리 시간을 모아 모두 독학했습니다.



둘, 하루 중 주요시간대 활동계획을 세웁니다.


<시간 관리와 자아실현>의 저자 유성은 씨는 매일 새벽 3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는 하루를 새벽·오전·오후·저녁·취침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생활하고 있습니다. 새벽 3시부터 오전 7시까지 주로 스트레칭·기도·산책·운동 등을 합니다. 이완됐던 몸에 다시 기운을 불어넣고 하루의 일정과 목표를 생각하는 것이 이 시간의 주요 활동인 것이지요.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는 주로 집필·강의에 몰두합니다. 그가 가장 정신을 집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후 1~5시에는 사람과의 교제 등 외부활동을 합니다. 교제를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읽고 사람과의 관계도 강화하기 위함입니다. 오후 6~9시에는 자료수집·독서·신문보기·기타연주 등을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삶을 재충전하고 여유도 갖는 것이지요. 시간 관리의 달인들은 각자의 생활패턴을 분석한 뒤 그에 맞게 시간을 배분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간에 그에 맞는 활동들을 안배하는 것입니다.



[출처-yes24]




셋, 해야 할 일은 무조건 바로 시작합니다.


실제로 업무 그 자체에 할애되는 시간보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행해지는 잡다한 일들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 하나를 작성하는데 컴퓨터를 켜고, 켠 김에 이메일에 회신하고, 광고를 클릭해 확인해보고, 책상 정리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뜻이지요. 시간 관리 지침서에 따르면 시작하고자 마음먹은 일은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 그 자리에서 말이지요.



넷,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반드시 작성합니다.


떠오르는 일을 마구잡이로 처리하기보다 중요도나 긴급한 정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책정하고 처리합니다. 순서는 ‘중요하고 긴급한 일’,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일’ 순서로 나열합니다.







다섯, 회색시간을 체크하고 장악합니다.


회색시간이란 즉,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무의미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습관적인 웹서핑 시간이나 출퇴근 시간 등을 말합니다. 이 회색시간은 사용하기에 따라 ‘황금시간’으로 변신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하루 중 쓸데없이 흘려보내는 회색시간을 기록해보고 그 시간을 의식적으로 생산성 있는 시간으로 탈바꿈한다면 하루가 좀 더 풍요롭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시간 관리법을 습관으로 고착시켜 자신의 삶에 끈끈하게 적용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피터 드러커는 말했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시간의 소비자들이다. 게다가 대부분은 시간 낭비자들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라고 시간의 낭비자가 아닌 현명한 소비자가 될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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