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으며 라디오 듣는 행사 참가기

2012. 9. 12. 13:1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우리에게 책은 어떤 의미인가요? 책은 우리에게 지혜를 주고,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고 성장시켜주는 고마운 조력자이지요. 하지만, 그보다도 책이 더 의미를 가지게 될 수 있는 때는, 가진 책을 나누고 가진 생각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아닐까요.


이런 책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실천해준 행사가 있었는데요. 바로 KBS FM의 인기 DJ, 유인나 씨가 진행하는 ‘볼륨을 높여요’에서 진행한 <잔디밭에 놓인 책꽂이> 행사 였습니다! 라디오와 책이 결합한 행사, 어떻게 진행됐을지 궁금하시죠?  행사의 생생함을 전하기 위해 직접 행사에 참가해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 곳은 한강의 경치가 보이는 한강 난지공원의 잔디마당! 광활한 대지엔 푸른 잔디가 드넓게 깔려있고, 부슬부슬 비가 온지라 그 잔디는 촉촉하게 물을 머금었습니다. 잔디마당 한켠에는 KBS 라디오 중계차가 들어서고, 스텝들이 분주하게 방송 현장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보안 직원들은 잔디마당 가운데에 넓게 바운더리를 치고 사전 신청 및 추첨이 된 사람들의 입장을 도왔습니다. 


준비물이었던 돗자리를 가지고 온 행사 참여자들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친구 및 연인 그리고 가족들의 손을 잡고 행사장으로 들어섰습니다. 






KBS 라디오 중계차 뒤로는 특별한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이번 행사의 취지를 가장 대표적으로 드러낸 부스였습니다. 바로 ‘책 기부’ 부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은 ‘책 한 권’을 꼭 들고 와야 했는데요. 이 책들은 각자 소지하고 있던 책 중 추억이 담긴 책, 좋아하는 책, 아끼는 책, 모두가 가능했습니다. 그 책을 들고 오게 되면, 이 부스에서 등록을 하고 스티커를 받아 기부하려는 책의 맨 앞 표지에 본인의 이름을 작성하고 기부를 하게 되는 것인데요.






이렇게 청취자가 가져온 책들은 여러 중요한 곳에 기부가 됐어요. KBS FM 제작진들은 국립 중앙도서관에 추천을 받아 적절한 기관을 선정하였다고 하는데요. 바로, 희망 나래 장애인 복지관, 월드 문화 나눔 운동 본부 (해외 한국인 거주마을) 그리고 작은 마을의 도서관들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찾은 시민들은 뜻 깊은 책 기부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온 권영진(29)씨는 "바람도 쐴 겸 한강 공원에 나와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태어나서 책을 기부한다는 것은 처음이지만, 행사도 참가하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네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동작구 흑석동에서 온 장선아(24)씨는 “KBS FM 이 프로그램에 5월부터 청취를 하게 되었어요. 비록 저는 당첨이 되지도 않았지만, 단순히 ‘기증’을 위해서 이 자리를 방문하게 되었어요.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요. 책은 다시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두 다시 읽어볼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굉장히 공감하였는데요. ‘책’이라는 것은 한 번 읽고 나서도 항상 우리가 가지고 있게 되는 물건이잖아요. 아무래도 바쁜 요즈음의 우리 모두는 책을 한 번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새로운 책을 또 사서 읽고 싶은 우리들은 대개 집안에 계속해서 책들을 쌓아두기 마련인데요. 너무나 좋은 내용의 책들도 그렇게 우리 각자의 집구석에서 먼지를 먹고만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책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는 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취지가 아닐까요?






행사가 진행되던 이날, 토요일에는 엄청난 비가 내렸기에, 날씨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는데요. KBS 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제작진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가 오더라도 콘서트는 진행 될 것”임을 확실히 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우천을 대비하여 우비 400벌을 참여자들을 위해 단체 주문했다고 해요. 


실제로, KBS 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잔디밭에 놓인 책꽂이> 행사 도중에도 중간 중간 조금의 비가 내렸는데요. 참여자들은 제작진이 나눠준 우비를 입고, 우천 여부에 상관  없이 그 행사를 즐겼습니다! FM 방송이 시작되고, 비가 갑자기 부슬부슬 내릴 때에는 자연스레 우비를 입고, 비가 잠시 동안 멈출 때에는 우비를 살짝 풀어두고 편안함을 즐겼답니다.


드디어, 정식 KBS 라디오 Cool FM 방송 시작! 프로그램의 DJ, 유인나씨가 나오자 책을 읽던 시민들도 책을 닫고 일제히 DJ 유인나씨를 집중하며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잔디밭에 앉아 이렇게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을 향해 DJ 유인나씨는 감성적인 멘트를 읽어주었습니다. 책을 나누고 읽는 이번 행사의 뜻깊은 취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해주었구요!





 

이번 KBS FM <잔디밭에 놓인 책꽂이> 행사에 참가했던 아티스트 ‘타루’와 ‘어반자카파’ 등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책을 직접 기부하기도 했는데요. 타루는 《그리스인 조르바.(카잔차키스 저, 이윤기 역, 열린책들)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김동영 저, 달 출판)》를 기부했습니다^^







<KBS 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행사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은 행사가 완전하게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우비를 입고, 생애 첫 책 기부를 해보고, 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잔디밭에서 가져온 다른 책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그리고 나서는 행사 속에서 아티스트들의 노래도 듣고. 정말 참가자들 모두에게 너무나 특별한 경험들이었기에, 그 감흥을 잊지 못해 자리를 떠나지 못했던 것, 아닐까요?



이 행사를 기획한 KBS 신원섭 PD는 <잔디밭에 놓인 책꽂이>에 대해서 “나눔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었어요. 돈이 아닌 경험을 나눈다는 점에 있어서 이번 행사의 의미는 뜻 깊은 것이 아닐까요” 라고 나눔의 중요성을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왔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며 2시간이 넘어가는 시간까지, 잔디밭에 우비를 쓰고 옹기종기 모여 앉은 200명 넘는 참가자들은, 저마다 ‘나눔’이라는 경험이 주는 행복을 알았습니다!  가져온 ‘책’의 기부 하나 만으로 KBS FM <잔디밭에 놓인 책꽂이> 행사를 통해 음악과 이야기, 그리고 휴식을 만끽 했던 시민들.  가장 아름답게 ‘책’의 참 의미가 널리 퍼졌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태풍이 끝나고 날씨가 좋아진다면, 우리도 한번 한강에 아끼는 책 한 권 들고 나가서 바람과 함께 자연스레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그 책을 다 읽었다면, 가까운 복지기관에 가서 책을 기부해보면 더욱 더 좋겠죠? 책의 참 의미를 느낄 수 있었던 잔디밭 행사 현장을 취재했던 정유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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