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고 싶은 공장식 축산의 진실

2012. 9. 6. 09:4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전략) "전 채식을 강요할 생각도 육식을 비난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식탁에 오르는지 알았으면 하고 그런 글을 쓴 것입니다" (후략)


<이효리, 육식 비난 논란에 "공장식 사육 반대할 뿐"> 스포츠서울 2012.06.11



얼마 전 이효리 씨의 이 발언이 화제였죠? 채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요. 잡식성인 인간이 육식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금처럼 고기를 많이 먹는 시대는 없었다고 해요.  게다가 싼 고기 생산을 위해 고안된 ‘공장식 축산’은 “인간의 욕망을 위해 동물을 학대”하며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죠. <다독다독> 가족 여러분은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먹는 고기의 99%는 ‘공장식 축산’의 결과


우리가 먹는 고기의 99% 이상이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판매용 달걀을 낳는 난계(卵鷄)는 A4 한 장 크기의 좁은 공간에서 평생을 살고, 알을 낳지 못하는 수평아리는 태어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폐기된다고 합니다. 꽤 잔인하죠. 



(전략) "공장식 기업농장에 수용된 동물의 전 생애는 고통 그 자체예요. 하지만 그 동물들은 그런 환경에 적응될 수 있도록 진화되어 오지 않았습니다." (후략)


<"공장식 축사 재앙은 인간에 돌아온다. 닭 한 마리에 A4 한 장 공간, 이게 동물 복지?"> 

오마이뉴스 2012.08.18




[출처-서울신문]




이윤만 좇는 공장식 축산업에서 동물은 생명체가 아닌 하나의 상품으로 다뤄집니다. 가축이 고기로 생산되는 도축장에서 소, 돼지, 닭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도축하는 일도 있다는데요. 생명이 유린되는 동물 못지않게 사람의 스트레스도 적지 않아서 이 직종의 근로자 이직률은 100%가 넘는다고 합니다. 근로자의 스트레스는 그들이 다루는 가축에 그대로 전가돼 동물 학대도 더 심해진다고 하네요.



[출처-인터넷교보문고]




고기 생산용으로 사육되는 가축이 먹는 곡물 소비도 문제입니다. 미국의 사상가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의 종말>에서 “미국에서 소를 포함한 여타 가축들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의 70%를 소비한다”며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3분의 1을 소와 다른 가축이 먹어치우는 반면 수없이 많은 사람이 기아와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고 했으며, 스위스의 사회학자 장 지글러도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기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가축의 곡물소비량’을 꼽았습니다. 생명의 양식인 곡식이 사람과 동물의 생명을 위해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위해 사육되는 가축의 사료로 소비되며 아사(餓死)라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는 악순환을 가져오는 것이죠.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공장식 축산


광우병, 구제역, 조류 독감 등 식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고기 소비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합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나 좁은 공간에서 평생을 스트레스 속에서 살다 죽는 공장의 가축들은 면역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가축을 방목하며 키우는 전통적 사육방식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가축 전염병 때문에 공장에서 사육되는 가축에게는 적지 않은 양의 항생제 등 약물이 투여되고 있죠. 항생제 투여는 내성이 강해지는 병원균 양산을 가져오고, 이 때문에 인류의 건강도 질병에서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동물원성 질병은 범아메리카 보건 기구에 따르면 “‘척추동물에게서 인간으로 전염 가능한’ 모든 질병과 감염”으로 정의된다.

세계 보건 기구, 「인수 공통 전염병과 수의학 공공 보건(VPH)」






공장식 축산,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원인


지구촌 육지의 3분의 1 가량을 가축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축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요. UN은 지난 2006년 “소, 돼지, 닭 등을 사육하는 축산업이 지구촌 대기·수질오염과 토양 침식의 주범이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원인”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너선 사프란이 자료를 바탕으로 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에서도 “가축의 배설가스는 자동차 등 운송수단보다 40%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가축의 배설물 또한 도시 하수의 160배 이상의 수질 오염을 가져온다”는 통계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축 부문은 온실 가스의 단일 원인 중 가장 큰 원인이다.


UN 식량 농업 기구 

식탁에 고기를 놓는다는 것ㅡ미국 내 산업화된 농장에서의 동물 생산」(2008)






무작정 채식을 강요해서는 안 되지만 공장식 축산 또한 지속돼서는 안 되는 시스템입니다. 인간이 채식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지만 내 눈 앞에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그냥 지나쳐서도 안 되겠죠. 가축들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면 우리들이 건강한 식품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과 기아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도 ‘공장식 축산업’에 대해 한번 쯤 고민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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