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사진상을 수상한 사진기자가 쓰는 카메라는?

2011. 6. 1. 14:0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흔히 사진을 찰나의 예술, 순간의 아름다움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퓰리처상을 수상하거나 각종 전시회에 소개된 사진을 보면, 그 잠깐의 순간을 사각틀에 담아내기 위해 몇날 며칠을 인내하며 찍어낸 경우도 많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특히 신문에서는 길게 쓴 기사보다 한장의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을만큼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죠. 한국사진기자협회에서는 이렇게 사진기자들의 노력이 담긴 사진을 알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달의 보도상’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99회 이달의 보도상에서는 ‘그래도 난 멈추지 않는다’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의 정연호 기자가 생활 스토리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는데요. 과연 정기자가 바라본 카메라 렌즈 속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아스팔트가 출입처인 사진기자

정연호 기자는 현재 서울신문 편집국 사진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요. 그를 만나 우리가 잘 몰랐던 사진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사진기자와 취재기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보통 취재기자라 하면 특별한 출입처를 갖고 있지만, 정기자와 같은 사진기자들은 딱히 정해진 출입처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기자는 “사진기자들의 출입처를 보통 아스팔트라고 해요. 저 역시 아스팔트로 출입하구요”라고 했는데요.

취재를 나갈 때도 우리는 취재기자와 사진기자가 한 팀을 이뤄나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진취재는 사진기자가 독립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사진기자는 자신이 카메라에 담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



사진기자의 생명은 바로 사진기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어떤 현장이든 무거운 사진기와 렌즈를 항상 갖고 다니는 정기자의 장비가 문득 궁금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장비는 니콘 D3 바디와 3가지 종류의 렌즈를 사용해요. 14-24mm, 24-70mm, 70-200mm 이 3가지 렌즈는 항상 휴대하고 간혹 300mm, 400mm, 600mm와 같은 망원렌즈를 사용하기도 합니다”라고 했는데요. 

현재 10개 일간지 사진부 중 9개사가 니콘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추세는 신형카메라의 등장여부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고 합니다.


보도사진의 필수는 ‘Fact’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를 카메라에 담고자 했기에 좋은 사진이 나왔고, 결국 이달의 보도상도 수상하게 된 것 같은데요. ‘난 멈추지 않는다’라는 기사는 그가 취미생활로 복싱을 하고 있었기에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항상 복싱관련 르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복싱에 대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신인왕전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카메라에 담게 된거죠”라며 이렇게 멋진 사진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답니다. 




사진에도 인물사진, 예술사진 등 많은 종류가 있는데요. 이 수많은 사진 분야 중에서 보도사진이 갖춰야 할 요건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사건사고 현장의 스팟사진이나, 계절스케치와 같은 피처 사진. 스포츠, 다큐 등 다양한 신문사진의 카테고리에서 보도사진으로써 절대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바로 팩트(Fact)입니다. 팩트가 결여된 사진은 보도사진으로 인정할 수 없죠”라고 말하며 언론의 핵심은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이어서 그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피사체라고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피사체가 되는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사진의 구도, 접근법 등이 달라지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촬영자는 피사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합니다. 




정해지지 않은 현장, 사진기자의 운명

정기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사진기자라고 소개를 하면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좋겠어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합니다.

그는 “아무 곳이나 다 갈 수 있지만 어떤 곳이든 가야 하는 것이 사진기자의 운명이겠죠”라며 이런 운명을 가진 사진기자들에게 애로사항이 없을 순 없겠지만, 대부분은 그런 불편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사진기자를 꿈꾸는 전국의 많은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했는데요. 그는 “특별히 갖춰야 할 능력보다는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초심을 오랫동안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말하며, 사진 기자를 꿈꾼 초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가끔은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들이 이슈가 되어 기사화 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요.

이처럼 신문사진은 대중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전문적이면서도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사진이 신문사진으로서 가장 큰 가치를 갖는데요. 비록 렌즈를 통해 세상을 담지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도구로써 사진은 정말 중요한 매체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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