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 신문광고 내기까지, 그 변화 살펴보니

2013. 3. 12. 10:0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우리나라 최초 신문광고는 언제 등장했을까요? 1886년 2월 22일 한성순보의 후신인 한성주보에서 처음 발행되었다고 합니다. 한성주보 제4호에 ‘덕상(德商) 세창양행(世昌洋行) 고백(告白)’이라는 카피로 최초 신문광고가 등장했는데, 내용인 즉슨 누구에게나 친절히 대하겠고, 정직한 상거래를 하겠으며 세창양행의 상표를 확인하고 물건을 산다면 잘못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한성주보의 최초 광고가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광고 산업은 점점 더 발전했습니다. 오늘은 과거 광고와 비교하여 현재의 신문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볼까 합니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신문광고

 

옛날 신문광고의 특징은 정보전달에만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팔고 있는 상품의 장점이 무엇인지 어떤 물건인지에 대해서만 말을 했다면, 요즘 광고에서는 자신이 광고하려고 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다만 자사의 제품이 어떤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이죠.

 

 

 ▲1차원적인 이미지만 보여주는 옛날 광고 [출처- 서울신문]

 

 

가령 과거 아파트 광고는 무조건 고급스러우며 깨끗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지면광고만을 고집했다면, 요즘 광고엔 그 아파트엔 누가 사고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보여줍니다. 어떤 가족이 살고 있을지. 어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자사의 상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가끔은 스토리가 상품보다 너무 앞서게 되어, 도대체 어떤 광고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요.

 

 

'푸르지오'를 론칭했던 2002년 이후 김남주, 김태희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을 전속모델로 기용해왔던 대우건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은 전속모델 김태희와 계약을 종료한 이후 지난해 '제로라이프'를 슬로건으로 국내 대표 작가 2명의 작품을 광고에 활용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해 실용적이고 편안한 삶을 강조하는 콘셉트의 광고를 방영 중이다.(후략)

 

'아 옛날이여' 아파트 TV 광고 속 톱스타 다 어디로? (BIZFOCUS,2013-02-11)

 

 

 

새로운 PR의 중심이 된 신문광고

 

또한 흥미로운 점은 이제 단순히 신문 광고는 상품을 팔기 위해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과거 신문광고들을 살펴볼 때, 자잘한 작은 가게의 물건 소개부터, 한 기업의 상품까지 이윤을 남기기 위한 마케팅 측면으로서 방법으로 신문광고를 이용했다면, 이제는 경제적 이윤이 나지 않더라도 새로운 것을 소개하고 널리 알리고 싶을 때 신문 광고라는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신문광고는 단순히 광고의 영역으로 보기보다는 모든 것을 소개할 수 있는 PR의 중심 영역이 된 것이지요.

 

 

대표적으로 서경덕 교수 중심으로 이뤄지는 국가브랜딩 홍보 광고입니다. 독도 광고와 비빔밥 광고 같은 경우는 꽤 수차례 뉴욕 타임즈 광고에 실렸는데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위한 홍보 수단으로 신문광고가 이용되었지요. 이러한 광고는 단순히 시장논리에 의한 특정 상품을 소비자에게 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국가 자체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 국내 신문의 이용이 아닌 세계적인 신문에 광고를 게재 한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출처-서울신문]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여대생 구직 광고를 예를 들어 볼 수 있습니다. 취업난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현재, 일자리를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한 여대생은 직접 자신이 발 벗고 나서서 일자리를 찾는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기업 혹은 단체에서만 상품을 팔기 위해 광고를 내보낼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마련한 것이지요. 이렇듯 요즘 신문 광고란에는 단순히 광고를 목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것을 소개하고 PR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바뀌고 있답니다.

 

 

최씨는 통화에서 "구직 활동이 어려워 특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다가 광고를 냈다"며 "처음에는 신문사에서도 당황하더라."고 말했다. 이내 그의 속내가 드러났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청년들이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제발 저를 채용해주세요”…청년 구직 ‘절박해’(세계일보,2013-03-11.)

 


 

우리의 ‘현재’가 담긴 신문광고

 

과거와 달리 요즘, 신문광고의 특징은 그 이용이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신문광고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촛불 운동이 한참이던 2009년 당시 신문 구독자들이 새롭게 집중한 곳이 바로 신문 광고란이었는데요. 촛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직접 신문 광고란에 자신들만의 의견을 광고하면서 자신들이 이야기를 많은 독자에게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달 방법은 불특정한 다수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전파하기 때문에 그 전파력이 꽤 컸지요. 전문적인 단체나 혹은 기업이 아니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뜻을 전달하는데 신문광고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2009년 당시 촛불광고 [출처- 서울신문]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특별한 일을 축하하기 위해 신문광고를 이용하는 팬들도 많아졌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소녀시대’ 팬들은 멤버 중 태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신문 지면광고를 내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2AM의 컴백을 축하하기 위한 광고도 실리면서 연예인을 향한 팬들의 사랑을 느끼게 했습니다.

 

 

[출처-서울신문]

 

 

위와 같이 신문광고의 변천사를 살펴봤을 때, 신문광고는 일반적인 옥외 광고 혹은 TV 광고와는 달리 특별한 양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아고라’같은 새로운 이야기와 의견이 존재하는 장으로 변한 것이지요. 이제부터는 신문을 들춰보면서 그 속에 있는 광고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한 번씩 살펴보는 것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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