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 자살률 1위, 지금 돌아봐야 할 것

2013. 4. 11. 14:1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세계 1위의 도시 서울. 안타깝지만 불명예스러운 자살률 순위입니다. 서울의 자살률은 미국 뉴욕의 4.8배이며 마찬가지로 자살률이 높다는 일본 도쿄보다도 평균 3.2명이 많죠. 한편 중국은 낙태 문제로 떠들석 합니다. 매년 서울시 인구에 해당하는 1,300만 건이나 낙태수술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요. 낙태와 자살, 세계 곳곳에 생명 경시가 만연해 있는데요. 오늘은 우리 사회의 생명 경시 풍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출처 – 서울신문]




자살도 양극화 되는 세상.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


서울시 자살률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인구 10만명당 26.1명(2009년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5.5명), 런던(9.0명), 홍콩(15.2명), 도쿄(23.0명)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은 35.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9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후략) 


서울시민 3시간마다 1명 자살…뉴욕의 5배 (매일경제,2013-04-03)



문제가 심각합니다. 2011년 서울시 총 자살자는 2,722명이지만 같은 해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는 1/6 수준인 423명이었습니다. 한때 교통사고율 세계 1위였던 우리나라가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6배나 많았다는 소립니다.



더 큰 문제는 경제 불황이 계속 되면서 자살마저도 양극화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과 교육 수준이었습니다.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인 서초구는 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가 19.2명이었던데 반해, 강북구는 37.7명으로 2배나 높았습니다. 실제로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39.5%)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해요.



[출처 – 서울신문]




또한 2000년 이후 10년 사이의 여성 자살률을 비교해 보면 중졸 이하의 자살률은 9.4명에서 97.5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대졸 이상은 9.5명에서 16.4명으로 2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교육 수준이 대물림 되고, 교육 수준이 대물림되니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 빈곤한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이 세계 자살률 1위의 불명예 도시가 된 것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이렇듯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던 거죠. 이렇다 보니 사회는 돈이면 다 된다는 배금주의에 물들게 되고 이는 다시 양극화를 낳게 되어 사람들을 자살로 내몹니다. 사람보다 돈이 우선 되는 풍조에서 자신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생명경시 풍조가 나타나는 건 아닐까요?




자살보도준칙 만들고, 자제해야 


익숙하지 못한 이름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넘나들면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 또 누가 자살했나?’ 그리곤 그 기사를 보고 힘들어 할 누군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바로 베르테르 효과 때문인데요. 언론사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이전부터 자살보도가 ‘모방자살’을 촉발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이루어 졌습니다. 



‘자살사건에 대한 보도가 뒤따르는 자살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인과관계를 직접 밝히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자살사건이 기사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경우 자살률이 평소보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후략)


[자살예방&생명사랑] 언론의 적극적 사회적마케팅이 자살 줄인다 (경향신문,2010-05-20) 



한참 ‘자살 뉴스’로 언론이 도배되던 지난 2월에는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시정권고에 준하는’ 협조요청을 각 언론사에 보냈는데요. 한 유명인의 자살보도가  2주간 1,600건을 넘어섰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재위는 “조씨 사건 관련 기사는 대중의 관심사임을 감안하더라도 대부분 언론사의 취급 빈도나 기사량이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생각하더라도 도를 넘은 흥미위주의 접근 방식은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략) 


언론중재위, “자살보도 신중 기울여 달라”(미디어 오늘,2013-02-20)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뿐



[출처 – 서울신문]



세계 제일의 자살률 도시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서울시는 2020년까지 실행 가능한 모든 자살 예방 사업을 펼쳐 자살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정신건강 지킴이 10만 명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해요.



시는 또 시민이 직접 내 가족과 주변 이웃을 돌보는 '정신건강 지킴이' 대면 서비스 인력 10만명을 구성해 자살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을 24시간 밀착 관리할 계획이다. (중략) 일반 시민에게도 우울증 자가 검진을 할 수 있는 '마인드스파' 온라인서비스(www.mindspa.kr)를 제공하고 가까운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 방문하면 정신보건전문가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후략) 


서울시 "2020년까지 자살률 절반으로" (헤럴드경제,2013-04-03)



물론 자살은 이처럼 주변에서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주고 예방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제서라도 정부 기관이 노력을 시작하고 시스템을 정비하기 시작해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민적 관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2011년 중국의 왕웨웨 사건이 일어난 후 언론에서도 가장 먼저 이야기한 건 ‘나부터 바뀌자’ 였습니다. 의식 구조 개혁만이 인명경시의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돈보다 사람이 귀한 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터 제대로 이루어져야겠죠. 그러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도 필요합니다. 결국 국민과 정부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일단 나부터 옆 사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내는 것이 어떨까요? 말 한마디가 천냥 뿐 아니라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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