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교실에서 난투극? 무너지는 오늘 날의 학교

2013. 5. 15. 13:3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얼마 전 경남 김해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기숙사 사감실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두 명의 교사가 난투극을 벌인 것입니다. 서로 주먹다짐을 하면서 얼굴 등을 때리고 주변에 있던 커터 칼을 휘두르며 위협까지 서슴치 않았다고 하는데요. 학생도 아닌 교사 둘이서 벌인 싸움에 지역사회 주민들과 전 국민 모두 한심하다는 반응을 내보였습니다.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하지만 스승의 날 행사를 치루는 학교는 줄어들었고 학생과 선생 모두 부담스러워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를 보면서 모두가 입을 모아 교육현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을 하는데요. 스승의 날을 맞아 신문 속에 비춰진 오늘 날의 학교 모습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날선 사람들이 모인 곳, 학교

 

뉴스를 보다보면 가끔 입 다물지 못할 일들이 학교에서 벌어지곤 합니다. 선생과 학생의 난투극, 혹은 아이들의 잔혹한 집단 따돌림 등 일반적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지요.

 

 

[출처-서울신문]

 

 

얼마 전 일어난 학부모가 선생을 폭행한 사건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선생이 아이에게 지나친 처벌을 하자 이에 화가 난 학부모가 담당선생을 폭행한 사건인데요. 무릎까지 꿇게 하면서 사과를 강요한 사건에 아이들 처벌 문제와 실추된 교권상실에 대한 현실을 되짚어보게 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학교에는 수많은 평가 기준과 교육에 대한 높은 담장이 생겨났습니다.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교사 평가제 , 그리고 가속화 되고 있는 공교육 붕괴 문제 등 그 속에서 교직의 사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가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교직의 만족과 사기가 떨어졌다는 응답이 과거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폭언을 듣는 등 교권을 침해당한 교사가 5년 새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가 총 335건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2007년 204건, 2008년 249건, 2009년 237건, 2010년 260건, 2011년 287건 등 꾸준히 느는 추세다.

 

폭언·폭행당하는 선생님 5년 새 64%↑ (서울신문, 2013-03-11)


 

물론 교육현실에 맞춰 지정된 학생인권조례와 체벌에 대한 금지와 같은 법안은 분명 필요한 것들이나 아직까지 학교 내에서는 제대로 소화가 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체벌금지 체제를 악용하는 아이들과 학생인권조례를 무시하는 선생들이 만연하기 때문이죠. 신문 속에 비춰진 학교의 모습은 어느 청소년보다도 예민한 질풍노도 사춘기 청소년같습니다.

 

 

 

 

교사의 문제 vs 교육환경의 문제?

 

그렇다면 반복해서 일어나는 학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요? 얼마 전 포털사이트에는 ‘음란선생’이라는 키워드가 인기검색어를 점령했습니다. 남학생을 처벌하다가 흥분한 선생이 여학생들 교실 앞으로 가 자위행위를 해 논란이 된 사건인데요. 평소에도 지나친 처벌과 폭언으로 인해 문제가 되었던 선생은 기간제 교사였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학생을 때리고 교내에서 자위행위를 한 혐의로 기간제 교사 A(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17일 오후 3시께 서울 신정동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18살 B군 등 학생들과 동료 교사를 잇따라 폭행한 뒤 복도에서 음란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생 폭행-학교 복도에서 자위행위한 기간제 교사 입건 (이투데이, 2013-04-11)

 


당시 사건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차별적인 기간제교사 채용에 의한 선생들의 인성문제가 화두가 되었습니다. 교육자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교육이념을 제대로 확인할 틈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되었죠. 굳이 기간제 교사가 아니어도 선생으로서 인성측면의 검증 없이 사범대만 졸업하고 교사 자격증만 취득한다면 선생님이 될 수 있는 현 교육현황을 살피면서 교육자 자질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이런 자질 논란이 이어지면서 현 학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인성검증 없이 채용되는 교사들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었죠.

 

하지만 위와 같은 문제를 한 가지 문제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유는 교육자 이념을 가지고 교단에 오른 선생들도 과도한 업무량과 날 선 학교 분위기에 그 이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지도에 집중하기에도 바쁘지만, 문서작업부터 잡무까지 선생들에게 주어진 업무는 많습니다. 때문에 자신이 맡은 교실환경을 제대로 둘러보기에도 빠듯하지요. 실제로 손에 쥘 수 없을 만큼 많은 업무량과 삐죽삐죽 가시가 선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면 처음 자신이 가졌던 교육자의 이념을 잊는 선생이 많다고 교사들은 답했습니다.

 

 

A씨는 “처음 교직에 들어섰을 때 학생들에게 책임감 없이 대하는 선배들을 보며 실망했는데, 어느새 내가 그 선배의 길을 걷고 있다”며 “훌륭한 교사가 되겠다던 어릴 적 꿈은 그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백일몽에 불과할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학원가는 애 잡아놨다고 버럭 vs 교사 수준 높이는 게 먼저 (기호일보, 2103-05-14)

 

 

 

 

스스로 놓아버린, 스승의 은혜

 

어느 순간부터 스승의 날은 학교의 ‘임시휴일’ 날로 변질되어 가고 있습니다. 단축수업을 하거나 아예 학교를 쉬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학무보로부터 지나친 선심성 선물을 받기 위한 날이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학교 스스로가 휴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촌지에 대한 의심의 눈길이 부담스러운 선생들과 선물마련에 골치가 아픈 학부모, 학생들 모두에게 ‘휴업’은 참으로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승에 대한 진정한 고마움을 전달하고 감사의 의미를 느낄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달 받아야 할 교원 스스로가 스승의 날을 회피하며 교육자로서의 자부심을 실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스승의 날 듣고 싶은 말 [출처-서울신문]

 

 

 

언제부턴가 학교에는 ‘교사’는 있지만 ‘스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사회는 말합니다. 선생들 스스로도 ‘스승’이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지요. 학교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들은 물론 아이들을 교육하는 선생들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 스승이라는 타이트를 버리는 모습은 씁쓸합니다.

 

오늘 날 선생님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과도한 업무와 점점 거칠어지는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와의 관계까지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들이 참 많지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가 교육의 터전인 학교로 아이를 보내는 이유는, 참된 교육의 희망의 끊을 놓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부정적인 학교의 모습 이면에는 참된 교육을 실천하려는 교육자들 또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지요.

 

 

이의용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반성해야할 40가지 목록을 올렸다. ‘학생을 제자가 아닌 수강생으로 대해온 것’, ‘행복한 삶의 가치관이나 태도를 가르치기보다 성공의 처세술을 가르쳤고, 사람을 가르치는 스승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정보지식 유통업자처럼 가르친 것’ 등 고백이 담겼다.

 

대학교수가 스승의 날 맞아 페이스북에 ‘반성문’ 올린 사연 (아주경제, 2013-05-13)

 

 

 

[출처-서울신문]

 

 

 

스승의 날을 앞두고 SNS 상에 올려 진 한 대학교수의 양심선언은 많은 학생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를 돌봐준 스승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는 것이겠지요. 모두가 외톨이가 되어버린 오늘, 스승의 날. 하지만 앞으로는 희망 교육을 통해 보다 더 많은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감사하고 보듬을 수 있는 스승의 날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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