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영화 평점은 왜 나랑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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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영화 평점은 왜 나랑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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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 pixabay by DasWortgewand



여러분들은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고르시나요? 인터넷에 뜬 리뷰를 보거나 영화평론가들의 평가를 찾아보시나요? 사실 영화를 평가하는 지표 중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건 ’평점’일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영화만큼 평점에 민감한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책이나 TV와 달리 영화는 관람의 집중도가 높지요. 캄캄한 극장 안에서 넓은 스크린을 통해 2시간 동안 몰입해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영화를 볼 때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보지만, 간혹 별로인 영화를 볼 때면 그보다 지루한 시간도 없습니다. 책이나 TV는 내 맘대로 볼 수 있지만, 영화는 일단 극장에 들어가면 끝날 때까지 집중을 해야 하기에 더욱 신중하게 고르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만만치 않은 영화 티켓값도 한몫 했겠지요.


요즘엔 기자, 평론가 등의 전문가들이 매긴 평점과 일반관객들이 매긴 평점이 나뉘어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평점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기도 하고 ‘누가’ 매긴 평점도 중요하다는 뜻일 겁니다. 영화 평점을 보다 보면 전문가 평점과 일반관객 평점이 다를 때가 많지요. 자세히 보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후한 것도 아닙니다. 영화에 따라 전문가 평점이 높을 때도, 일반관객 평점이 높을 때도 있지요. 영화 평점은 왜 차이가 나며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평점을 참고해야 할까요?

 

출처_ flickr by TF-urban



영화를 본 후 전문가와 일반관객의 평가와 평점이 달라지는 것은 영화를 보는 시각 차이 때문일 겁니다. 영화 평론을 업으로 삼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을 떠나서 영화를 평가할 때 고려하는 포인트가 다른 것이지요. 일반관객은 전체 영화 중에 특정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고 평가를 할 때가 많습니다. 초반에는 지루하게 흘렀지만 나중에 큰 감동을 줬다든지, 스토리는 빈약하지만 스펙터클한 영상이 압권이었다는 등의 특정 요소에 포인트를 두고 평가를 할 때가 많습니다. 반면 전문가들은 영화의 전체 짜임새를 보는 경향이 높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쏠린 영화보다는 모든 부분이 고루 조화를 이룬 영화를 높게 평가합니다. 그것은 영화를 보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기분전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영화를 볼 때와 책을 읽듯 꼼꼼히 보는 것은 같은 영화라 하더라도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물론 어느 한쪽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내가 영화를 보는 목적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참고할 평점도 거기에 맞춰서 참고해야겠지요.



영화의 평가가 달라지는 또 다른 이유는 ‘배경지식’의 차이입니다. 영화는 제작된 시대의 문화와 감독의 의도를 담기 때문에 그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감상의 폭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문화 예술 작품들이 그러하지만 영화 역시 많은 ‘메타포’가 사용되기에 그 이해도에 따라 같은 것을 보더라도 감상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남매가 된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는 화려한 액션과 CG 말고도 수많은 메타포를 가지고 있는 영화로도 유명했지요.


<매트릭스>의 숨겨진 메타포들을 꼼꼼히 해석하고 분석한 책들도 여러 권 나왔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알게 된 후에 다시 영화를 보면 전혀 다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영화의 배경지식이 평가를 달라지는 하는 이유라는 것도 이것 때문이지요. 아무래도 영화 평론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가들이 배경지식에는 좀 더 밝을 수밖에 없지만, 요즘에는 전문가 못지 않은 배경지식과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는 일반관객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가끔씩 전문가를 능가하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영화 해석을 하는 관객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설국열차>나 <신세계>와 같은 영화를 자신만의 독특한 필터링으로 해석했던 리뷰들도 여러 편 있었지요.


출처_ 네이버 영화 / 출처_ 예스24



전문가와 일반관객의 평점이 갈렸던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그 비교에 앞서서 일단 평점의 객관성을 신뢰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할 것 입니다. 영화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간혹 순수하지 않은 의도를 가지고 평점과 리뷰를 남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지요. 꽤 객관적인 평점으로 알려진 곳은 ‘메타크리틱(http://www.metacritic.com)’ 또는 ‘IMDB(http://www.imdb.com)’ 같은 곳이 있습니다.


메타크리틱은 전문가 평점과 일반관객 평점 모두가 있고, IMDB는 일반관객의 평점만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의도적으로 평점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서 그나마 객관적인 평점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들도 다수 포함되어있지만, 대부분 영어권 국가의 영화 중심이라는 것이 약간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메타크리틱’의 평점을 기준으로 전문가와 일반관객의 평가가 갈렸던 영화들을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출처_ Metacritic / 출처_ IMDB


① 무서운 영화 (Scary Movie, 2000) – 전문가 평점 48/100점, 일반관객 7.0/10.0점

‘무서운 영화’는 절반에도 못 미친 전문가 평점에 비해 일반관객에게는 꽤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였습니다. ‘무서운 영화’는 잘 알려진 대로 기존 공포영화들을 패러디해 눈길을 끌었던 영화였지요. 전체적인 구성은 다소 헐거워도 웃기고 기발한 장면들이 많았기에 가볍게 영화를 보고 싶은 일반관객들에게는 어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출처_ Metacritic


② 분닥 세인트 (The Boondock Saints, 1999) – 전문가 평점 44/100점, 일반관객 7.5/10.0점

‘분닥 세인트’ 역시 전문가들은 다소 낮은 평점을 주었고, 일반관객은 높은 평점을 줬습니다. 일반관객들 사이에서도 평가는 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단순 액션영화를 떠나 나름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상황, 어떤 기대를 안고 봤느냐에 따라 충분히 여러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영화로 보입니다. 

 

출처_ Metacritic


③ 올 이즈 로스트 (All Is Lost, 2013) – 전문가 평점 87/100점, 일반관객 6.3/10.0점

난파된 배에서 사투를 벌이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단독 연기로 주목을 받았던 ‘올 이즈 로스트’는 높은 전문가 평점을 받았습니다. 일반관객 평점이 대단히 낮은 건 아니지만 전문가 평점에 비해서는 꽤 낮은 수치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는 대사가 없었지요. 모든 영화에 흔히 들어있는 로맨스는 물론이고 다른 인물과의 대화도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파된 배에서 바다와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의 모습만 나오지요. 재미를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었다면 조금은 실망을 안고 돌아올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출처_ Metacritic



사람들이 영화를 찾는 이유는 제각기 다릅니다. 위로를 얻으려는 사람이 있고, 재미를 찾으려는 사람도 있지요. 퍼즐과도 같은 촘촘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시원시원한 액션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돈을 받으면서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면, 누군가를 대신해서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면 결국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그저 ‘참고사항’일 뿐이겠지요. 그것이 전문가이든 일반관객이든 말입니다. 때로는 잘못된 영화선택으로 지루한 경험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서 나만의 평가기준들도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영화를 보든 내가 즐거운 영화관람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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