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은 메마르고 벌들도 돌아간다
쌍살벌에게 쏘이다 된장을 푸려고 항아리 뚜껑을 열다가 “악!” 비명을 지르며 뒤돌아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열댓 마리의 성난 벌들이 항아리들 틈에서 왜앵~ 날아오르더군요. 오른쪽 손등과 팔에 뜨거운 통증이 느껴졌어요. 우선 급한 대로 에프킬라로 벌들을 제압하고 된장 푸던 일을 마저 했지요. 시간이 지나자 손등이 점점 부풀어 올라 마치 복어처럼 앞뒤로 빵빵해졌어요. 몸무게 42킬로의 작고 야윈 체격이라 평소 오동통하니 살찌는 소망을 품고 있었는데 소원대로 되었지 뭐예요. 벌들에게 쏘인 자리는 욱신욱신 쑤시고 저리다가 나중엔 못 참을 만큼 가려워졌습니다. 하루가 지나자 팔꿈치 아래부터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다 부풀어 올라 펜이 쥐어지지 않았어요. 빨간 고무장갑에 손이 안 들어가는 경험도 난생 처음 해봤지요. ..
2015. 8. 17. 09:00